muko.kr/4313312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오래전 이와이 순지 감독을 만난적이 있다. 

 

무지개여신 홍보 내한 때였는데 싸인을 받기도 했다. 

 

15년이 지나며 그의 영화는 감독의 나이처럼 점점 늙어가는 느낌이었다. 

(그 정점이 라스트레터였다.)

 

별 기대하지 않았던 키리에는 완전히 예상을 벗어나 있었다. 

 

그간 철저히 개인이 느끼는 상념과 기억의 부스러기를 다뤘다면 이 영화는 현재의 일본 사회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루카는 동일본지진의 어린 생존자다. 

 

그녀는 방치되어 떠돌면서 아직 온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뜻있는 이들의 온정도 매뉴얼만 따르는 무관심한 관료들로 인해 차단되고 다시 격리된다. 

 

10년이 지나 20대의 그녀는 뛰어난 재능에도 길거리를 전전한다. 

 

버스킹 혹은 허락을 받지 못한 공연만이 주어진다.

 

바다가 무섭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지만 가족들이 그 안에 있을거 같다고 답한다.

 

영화는 끝까지 하루하루를 버텨나가는 그녀를 관조한다.

 

감독은 이 영화를 청춘영화로 기획하지 않았고 다큐멘터리처럼 보였으면 했다고 한다.

 

그건 루카의 문제가 단순히 일본 젊은이들만의 고뇌가 아닌 일본 현재의 얘기이기 때문이리라...

 

노래는 하지만 말은 여전히 어려운 루카는 단순한 재해 피해자가 아니라 반쪽짜리로 전락한 일본 언론에 대한 우회적 상징일 것이다.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가장 일본적인 사회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 키리에의 노래였다.

 

동일본지진을 소재로한 영화중 가장 많은 것이 담겨 있었다.

 

철저히 개인에 촛점을 맞췄던 감독이 그만의 방식으로 가장 사회적인 이야기를 다루었다.

 

이 일탈이 계속되었으면 한다.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3)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 profile
    미도 2023.11.04 19:55
    좋은 후기네요! 잘 보고 갑니다
  • 마늘은못참지 2023.11.05 20:58

    저도 GV에서 토크 답변 들으면서 비슷한 생각했는데 글을 잘 쓰시네요^^
    잘 읽었습니다.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383837 94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38] file Bob 2022.09.18 390716 134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3] file admin 2022.08.18 721925 202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3] admin 2022.08.17 470486 148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4] admin 2022.08.16 1105401 141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354879 169
더보기
칼럼 [오펜하이머] (5) ost 음악의 무게감과 이산성vs연속성 [2] file Nashira 2023.10.17 2989 8
칼럼 <바빌론> 알고 보면 좋은 내용과 후기 [4] file 회색안경 2023.02.03 1952 36
현황판 은빈노트 디바 굿즈 소진 현황판 updatefile 너의영화는 2024.06.27 481 0
현황판 퍼펙트데이즈 굿즈 소진 현황판 [2] updatefile 너의영화는 2024.06.27 814 3
불판 7월 1일(월) 선착순 이벤트 불판 [12] update 무코할결심 17:03 2830 33
불판 Bifan2024 일반예매 불판 [11] 너의영화는 2024.06.27 2217 8
후기/리뷰 힙다미로전 미스터노바디 후기(대강추) [2]
2024.04.16 1026 5
후기/리뷰 힙노틱(Hypnotic, 2023) 감상평
2023.09.22 827 3
후기/리뷰 힙노시스 단상 [3] file
image
2024.05.06 1199 4
후기/리뷰 힘을 내요 미스터리 스포 후기: 관객들 입맛에만 생각하면 그건 영화가 아니다. [2] file
image
2022.12.05 652 0
후기/리뷰 히트맨(2024) 노스포 후기 [9] file
image
2024.06.08 1681 1
후기/리뷰 희수, 굉장히 독특해요 [5]
2023.01.13 926 8
후기/리뷰 흠 잡을 데 없는 완벽한 마무리!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간단후기!(약 스포) file
image
2023.05.04 269 2
후기/리뷰 휴가나온 친구가 대외비 보자고 해서 대외비 봤습니다 [6]
2023.03.01 593 4
후기/리뷰 후쿠오카에서 본 <스즈메의 문단속>과 <신체 찾기> 본격 리뷰 [2] file
image
2022.11.11 618 5
후기/리뷰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 <빌리지> 후기 - 그 언제나 아침이 올까 [1] file
image
2023.04.28 402 1
후기/리뷰 후기를 적고싶어도 적을 수가없어요 [8] file
image
2023.04.07 787 5
후기/리뷰 후기가 의미없는 더웨일
2023.02.19 788 8
후기가 얼마 없어 적는 <잠> 간단 리뷰(스포X)
2023.08.24 903 18
황야.... 심각하네요... (노스포) [1]
2024.01.26 2200 13
후기/리뷰 황야 후기. 스포 무. [2]
2024.01.28 860 1
후기/리뷰 황야 시사회 후기 [2]
2024.01.26 1511 5
후기/리뷰 황야 노스포 극불호 후기 [4] file
image
2024.01.28 2922 7
후기/리뷰 확실히 아이맥스로 보면 다르긴 하네요 [2]
2024.04.06 1637 6
후기/리뷰 확실히 리멤버 이 영화 [2]
2022.10.18 752 5
후기/리뷰 화이트 노이즈, 이 기분 느껴본 적 있어요 [3]
2022.12.10 584 2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