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4640901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3부로 나뉜 구성을 따로 놓고 보면 1부의 경우 대놓고 구로사와 기요시 풍 스릴러 영화의 문법으로 진행됩니다. 

 

호리 선생님의 사정과 억울함을 드러내는 2부에선 다소 건조한 사회고발물로, 3부 아이들의 시점에 이르러서는 비교적 현실적이고 따뜻한 드라마로 톤 전환이 되는데... 

 

각각 나름의 재미는 충분히 있었습니다. 특히 1부의 흡인력은 대단했죠. 고레에다 감독 작품에서 거의 찾을 수 없던 기괴함, 섬뜩함도 제대로 느꼈고. 

 

 

그런데 3부의 결말에 다가갈수록 내가 앞서 봤던 1-2부는 뭐였나? 싶은 거죠. 

 

주제를 극적으로 부각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심지어는 다소 작위적으로 관객들을 틀린 길로 유도한 느낌이거든요. 

 

영락없는 스릴러물의 전반부를 봤는데 '괴물 찾기'를 하는 스스로를 돌아보는게 쉬운가 하는 생각도 들고. 

 

 

제 의견에는 1-2부의 연출이 극의 후반부와 자연스럽게 섞이기엔 좀 지나쳤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각각 어머니, 서툰 교사의 눈으로 왜곡된 시선이라 해도 주변 인물들을 그렇게 감정 없고 판단력 없는 껍데기처럼 묘사한 의미를 잘 모르겠어요. 이야기의 설득력이 떨어질 정도였습니다. 

 

어쩌면 비슷한 구조의 <라스트 듀얼>처럼 몇가지 중요 장면을 달리 연출해서 각각 보여주는 식으로 어느 정도 판단 기준을 제시할 필요도 있었을 것 같구요. 

 

교장이 사이코인가? 싶었던 마트에서 넘어뜨리는 장면을, 교장 시점에서는 그냥 어쩌다 부딪힌 걸로 한번 더 보여준다던가... 

 

호리 선생이 사이코인가? 싶었던 여러 문제의 장면들을, 선생 본인의 입장에선 너무 당황스럽고 허둥대는 거였다는 걸 보여준다던가... 

 

 

전반적으로는 좋은 영화였다고 생각하고 특히 아이들 장면의 연출과 연기는 너무나 좋았지만, 국내외를 가리지 않은 평단의 극찬에 비해서는 딴지를 걸고 싶은 구석이 꽤 있는 영화였네요 ㅋㅋㅋ 

 

 


알폰소쿠아론

안녕하세요? 알폰소쿠아론입니다.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3)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 profile
    엠마스톤 2023.12.01 11:59
    제가 느끼고 있었는데 명확하게 설명하기 힘들었던 부분을 잘 짚어주셨네요
    1부에서 교장과 호리선생님을 굳이 저렇게 싸패처럼 묘사한게 의아했고 3부로 나눠놓았는데 각각의 스토리가 잘 조응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 @엠마스톤님에게 보내는 답글
    알폰소쿠아론 2023.12.01 12:07
    감사합니다!
  • 카이카이지 2023.12.01 12:04
    저도 비슷하게 느꼈습니다.
  • @카이카이지님에게 보내는 답글
    알폰소쿠아론 2023.12.01 12:16
    저랑 비슷하게 느끼신 분들이 있어서 왠지 다행이네요.. ㅎ
  • profile
    빅쇼트 2023.12.01 12:06

    강스포라고 글을 쓰셔서 제가 이해가 안된 부분 질문하고 싶습니다.

    호리 선생님이 학교에서 잘리고, 집에서 학생들이 작성한 원고지(?) 를 보면서
    가로드립(?) 으로 학생 이름을 읽거든요?

    그리고 갑자기 폭풍이 몰아치면서 학생집을 찾아가는데,
    원고지에서 어떤걸 발견 했길래 선생님이 잘못했다고 하는 건가요?

    다른학생들이 왕따 했던걸 이름만으로 알수 있던건지 이해가 잘 안되더라구요

  • @빅쇼트님에게 보내는 답글
    알폰소쿠아론 2023.12.01 12:11

    일단 호리 선생님이 책이나 글을 읽으면서 틀린 글자 교정하는 별난 취미를 가진 사람이라 학생들 원고를 집어들었고... 제 기억에 원고가 요리의 것이었을텐데, 가로로 나란히 적힌 두 소년의 이름을 발견하죠.
    자기는 미나토가 요리를 악의적으로 괴롭힌다고 판단해서 막나간 건데, 그게 아니라 두 소년이 절친이라는 걸 뒤늦게 깨닫고 오해한걸 사과하기 위해 찾아갔습니다. 두 소년의 특별한 감정과 관계까지 짐작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알폰소쿠아론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빅쇼트 2023.12.01 12:13
    둘이 절친인걸 알았다는 설정이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 @알폰소쿠아론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김지웅장해 2023.12.01 14:04
    호리 역시 동성애자였다는 말이 있더군요.
  • @김지웅장해님에게 보내는 답글
    알폰소쿠아론 2023.12.01 14:15
    극중에서 꾸준히 호리와 미나토가 동일인?처럼 등치되길래 두 캐릭터가 어떻게 결말을 맺을지 궁금해하면서 봤는데, 그 생각까지는 못했네요.
  • 마이클브라이스 2023.12.01 12:06
    삭제된 댓글입니다.
  • @마이클브라이스님에게 보내는 답글
    알폰소쿠아론 2023.12.01 12:15

    저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ㅎㅎ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필모에서 상위권에 놓진 않을 것 같습니다

  • @마이클브라이스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잠실 2023.12.01 12:40
    좀 과한 데요 그건 ㅋㅋ
  • profile
    영화좋아하는곰 2023.12.01 12:27
    확실히 1,2부까지는 뭔가 이야기의 힘이 있었고 궁금해졌는데 3부에서 늘어지고 뭐지? 싶더라고요...
    퀴어영화인걸 모르고 봐서 더욱황당했고
    알고 봤어도 1,2부와 결이 너무 달라서 '음..'싶더라고요

    요리는 확실히 피해자같았는데
    (가정폭력, 교내 따돌림)
    주인공 미나토가 진짜 괴물이아닐지
    호리선생님이 넘 불쌍하던...ㅜ
  • profile
    잠실 2023.12.01 12:39
    작위적이라는 것에 어느정도 동의합니다. 흡사 구로사와 아키라의 라쇼몽을 본 듯한 느낌도 들었어요. 작품 전체로 보면 올해 들어 손에 꼽을 수작인데 꽤나 입체적으로 보였던 호리 선생과 교장을 3부에선 밋밋한 수단으로서의 장치로만 보이게 끔 작위적으로 연출을 한 것 같아 그 부분에선 개인적으론 못내 아쉬웠네요... 여타 고레에다 작품과는 결이 다르지만 이래저래 다양한 견해가 나올 수 있는 작품이라 좋았습니다.
  • @잠실님에게 보내는 답글
    알폰소쿠아론 2023.12.01 13:17

    라쇼몽은 아직 안본 눈.. ㅠㅠ 저는 재작년에 본 <라스트 듀얼> 생각나더라구요. <괴물>도 괜찮았지만 개인적으로 그 영화가 좀 더 좋았네요 ㅎㅎ

  • profile
    하지무 2023.12.01 12:52
    교장이 뛰어가는 애기 발걸어서 넘어뜨린 장면도 굳이
    왜넣었나 싶었어요 후반부에 아무런 연결점도 없던데
  • @하지무님에게 보내는 답글
    알폰소쿠아론 2023.12.01 13:22

    1부 주인공인 엄마와 함께 관객들도 교장에게 거부감을 느끼고 의심스럽게 바라보게 하기 위한 장치였던 것 같은데, 그게 후반에 수습되는 장면이 없어서 좀 붕 떠버린 느낌이긴 해요.

  • profile
    낫투데이 2023.12.01 12:56
    이 영화가 너무 별로였던 점이에요...
    결국 초딩들의 동성애를 숨기기위한 거짓 농간에 넘 고통스러운 학부모의 갑질이 일어나고 그로인해 한 교사의 삶이 완전 파괴되는 걸 도저히 받아들이기가 힘들더군요...ㅠㅠ
  • @낫투데이님에게 보내는 답글
    알폰소쿠아론 2023.12.01 13:15
    올해 크게 불거졌던 교권 이슈도 있어서인지 교사가 불쌍하다는 반응도 꽤 많더라구요.
  • profile
    고장난론 2023.12.01 13:10
    일본에 거주중인 한국분이 쓴 후기 봤는데 일본 교직사회는 진짜 저런 분위기라 하더라고요. 특히 학부모 면담 장면은 하이퍼리얼리즘 그 자체라고ㅋㅋㅋ 일본인 각본가와 일본인 감독은 걍 저게 현실이니 딱히 작위적 연출이라는 생각을 못 했을지도요. 타 문화권 관객이 보기에는 스릴러 영화 버금가는 공포와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핵심적 장면이었는데 뒤로 갈수록 아이들 이야기에 묻혀 걍 흐지부지돼버려서; 좀 찜찜하긴 합니다
  • @고장난론님에게 보내는 답글
    알폰소쿠아론 2023.12.01 13:16
    후아... 그게 현실이라니 더 숨막히네요. 진짜 정신나갈 것 같은 장면이었는데ㅋㅋㅋ
  • profile
    장미의기사 2023.12.01 13:20
    맞아요 뭔가 스토리가 작위적이더라구요
  • profile
    영화배추 2023.12.01 13:40
    그 다리 거는거 3부 초반에 교도소 면회실에서 얘기한 '시끄럽게 해서 눈을 돌린뒤에 물건 훔치는 아이들'이라는 이야기랑 연결되는 거 아니었나요? 한번 더 봐야하나;;
  • @영화배추님에게 보내는 답글
    알폰소쿠아론 2023.12.01 14:16
    그건 잘 모르겠네요... 면회실에서는 손녀가 좋아하는 과자 얘기밖에 잘 기억이 안나는데 저도 다시 볼까봐요.
  • profile
    파워핑크걸 2023.12.01 15:04
    저도요ㅎㅎ1,2부는 대체뭐였던거였지?싶긴하더라고요.

    1,2부보고 대체 이 이야기의 끝은 어떻게될까?!엄청난 대작삘!하면서보다 약간 식은 느낌..
    제 총평은..
    호리선생님, 죄송합니다ㅜ
  • profile
    네이트픽 2023.12.11 12:05
    뒤늦게 봐서 후기 찾아보고 있는데 공감합니다... 호리 선생님에게 이입하며 봐서 그런가 아이들이 연기도 너무 잘하고 귀여웠지만 약간 소름끼치긴 하더군요... 아이들한테는 따뜻한 시선이지만 어른들한테는 그게 적용되지 않는 것 같아 슬퍼진ㅋㅋ....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686585 96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52] file Bob 2022.09.18 800971 148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8] file admin 2022.08.18 1133203 204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70] admin 2022.08.17 836617 151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6] admin 2022.08.16 1514755 143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597848 173
더보기
칼럼 <보통의 가족> 양심의 기운 빠진 외침 [5] file 카시모프 2024.10.17 30803 14
칼럼 <레드 룸스> T가 공감하는 방법 [28] file 카시모프 2024.10.10 149413 26
불판 10월 21일(월) 선착순 이벤트 불판 [10] 아맞다 2024.10.18 31094 26
불판 10월 18일 금요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124] update 은은 2024.10.17 56228 55
이벤트 U+tv 모아 10일이상 출석하면 커피가?! file 엘지유플러스 파트너 2024.10.02 132738 13
영화잡담 넷플릭스는 왜 종료 예정작은 알려주지 않는 걸까요? new
15:09 40 0
영화관잡담 에고.. 이제 대구 아이미니는..😫 newfile
image
15:08 24 0
영화정보 <에이리언: 로물루스> VHS 테이프 출시 예정 [3] newfile
image
14:49 252 3
후기/리뷰 노스포 구룡성채 극호 후기^^~(feat:40~50대 홍콩영화 좋아하시는분 강추) newfile
image
14:44 100 0
후기/리뷰 할머니가 죽기 전 백만장자가 되는 법 노스포 후기 newfile
image
13:57 204 1
영화잡담 빌런즈와 함께한 보통의 가족 무대인사 후기 [3] new
13:51 383 8
영화관잡담 영등포 스크린엑스관 쿠폰 적용 안되네요 [1] new
13:48 188 0
후기/리뷰 [약스포] (불호) 스마일2 - 타인의 정신병 깊이 들여다 보기 [1] new
13:47 187 0
영화잡담 보통의 가족 후기 [7] new
13:31 245 2
후기/리뷰 (스포) <조커_폴리아되> _ 빨'강' 우산이야기 newfile
image
13:24 125 0
영화관잡담 롯데시네마 오투부산대 자율입장 가능한가요? [1] new
13:14 158 0
후기/리뷰 보통의 가족 간단 후기 [4] new
12:32 313 6
영화잡담 CGV 집이 없어 악연의 시작 newfile
image
11:34 673 1
후기/리뷰 와일드로봇 극호 후기 [3] newfile
image
11:16 395 7
영화잡담 6시간후 너는 죽는다 에그지수 현재 상황 [7] newfile
image
10:37 1025 5
영화정보 <베놈:라스트 댄스>신규 포스터 [3] newfile
image
10:33 827 4
영화잡담 날씨의아이 재개봉 돌비로도 상영할까요? [4] new
10:03 502 1
영화정보 [듄:메시아] 2026년 촬영 시작 예정 [3] new
09:38 657 7
영화잡담 보통의 가족 김희애 배우의 연경 [13] new
09:28 708 2
영화잡담 상영시간내에 지류티켓 뽑기 가능한가요? [5] new
09:28 412 1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4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