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있었던 <듄: 파트2> 특별 상영회에서 화면비가 1.90:1과 1.43:1 가변으로 나왔다는 말에 결국 크롭 없이 마스터 비율을 보존해서 가는건가 싶었는데, 이번 주 공개된 3차 예고편을 보니 그건 또 아니더라고요?
뭔가 1.90:1 예고편보다 스코프 예고편 좌우가 더 넓은 것 같아서 직접 이렇게 비교해보니, 단순히 1.90:1에서 2.39:1로 크롭 다운을 한게 아니라 팬 앤 스캔을 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팬 앤 스캔이 뭐냐하면, 기계적으로 모든 장면을 똑같이 크롭하는게 아니라 원본 프레임 내에서 필요한 부분만 크롭해서 사용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듄: 파트2>는 Alexa LF, Alexa 65와 스피리컬 렌즈 조합으로 영화의 모든 분량을 오픈 게이트 모드로 1.43:1, 혹은 1.90:1 촬영한 뒤, 일부 장면만 오픈 게이트 프레임을 전부 사용하고 나머지는 필요한 부분만 팬 앤 스캔해서 썼다는 의미입니다.
아직까진 아이맥스 영화의 모든 장면을 1.43:1로만 작업하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촬영할 때 신경써야 할 프레임이 3개나 되다보니 프레이밍이 다소 복잡하기도 하고, 화면 정보량이 많을수록 CG 소요도 늘면서 그만큼 예산도 증가하기 때문이죠. <듄: 파트2>는 전 분량이 아이맥스 확장비인데, 이런 이유로 모든 확장비를 1.43:1로 작업할 수는 없으니 1.90:1을 베이스로 하고 일부 장면은 1.43:1로 확장하는 것으로 타협을 본 것입니다.
아이맥스 확장비가 들어가는 영화들은 보통 1.90:1을 크롭 다운해서 스코프(2.39:1) 화면을 만들기 때문에 명백하게 풀 확장비가 정보량에서 우위에 있으나, <듄: 파트2>는 상기한 팬 앤 스캔을 사용했기 때문에 몇몇 스코프 푸티지는 동일 1.90:1 푸티지보다 오히려 좌우 정보량이 더 많은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따라서 아이맥스관에서는 모든 장면이 최소 1.90:1 아이맥스 확장비로 나오는 건 맞긴한데, <듄: 파트2>에서만큼은 1.90:1이 무조건 스코프의 상위호환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사실 그냥 통상적인 아이맥스 확장비 영화처럼 작업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굳이 이런 방법을 쓴 건 스코프(혹은 일반)관과 아이맥스관 사이의 정보량 격차를 최소화하면서 각자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였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다만 모든 장면을 그렇게 만든게 아니라 이렇게 기존 아이맥스 확장비 원리대로 만든 장면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으며, 아이맥스 상영 비율이 스코프에 비해 상하 정보량은 우위이고 용산 아이맥스와 같은 1.43:1 상영관에서는 정보량 격차가 더더욱 커지므로 아이맥스 AR이 크게 손해를 본 건 절대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이맥스 GT관에서 볼 수 있는 1.43:1 확장비는 아직 정확한 비교가 어렵기 때문에 확언은 못하지만, 아마 크롭되지 않은 Alexa LF 1.43:1 오픈 게이트 촬영 푸티지가 그대로 쓰였을 것으로 추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