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 재관람 큰 불호후기입니다 스포

(스포) 깁니다. 

 

한줄요약 : 예정된 슬픔의 결말이라면 과정이라도 안지루하게, 이순신을 더 보여주셨어야죠.

 

 

첫관람때 영화 호흡이 느리다 싶었는데요.

빠른영화 많이보고 직전에 한산을 봐서 상대적으로 느리게 느껴졌나 싶어  오늘 개봉일에 다시 봤습니다. 미묘한 체감차이는 있지만 똑같이 늘어집니다.

 

호흡이 느려도 내용이 군더더기없었으면 되었을텐데. 아쉽네요.

 

 

장점: 

 

3부작의 퀄리티있는 마무리. 김윤석 배우를 비롯 모든 배우들의 엄청난 호연과, 좋은 드라마. 엄청난 대규모의 해전씬 등 장점들이 많아 한번쯤은 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그러나 제게는 단점이 장점보다 컸어요.

개봉했으니 이제 쿠션어없이 솔직히 말하는 제 불호포인트들은 이러합니다.

 

 

 

 

1) 주객전도. 적들포장이 한산의 몇배로 늘어남.

 

한산은 우리가 대승리한거라 적군 미화 넘어갈 수 있었지만, 노량은 마지막인데. 장군님 더욱 조명해도 모자를판에

 

쓸데없이 왜군 장수 4명, 명나라 2명 장수 비중이 크고, 그들이 쓸데없이 화려하고, 색채감있고, 치장이 엄청납니다.

 

 

무채색의 수묵담채화같은 이순신과 비교되는 총천연색 강렬한 색과 뚜렷한 성격의 왜군, 명나라장수들.

소품도 의상도 조명도 연출도 멋지고 화려해요.

 

짧게 나와도 눈이 가고 기억에 남을수 밖에 없는데 비중까지 많아요

 

그들이 너무 카리스마있고, 너무나 멋지고 매력적으로 카메라에 비춰집니다. 

 

내내  담백하고 건조하게 그려진 이순신장군과 비교돼요. 3국 양상 자세히 그리다가 비중 다 나눠주고 주객전도 된 느낌. 

 

 

인물도 전쟁도

넘 비등비등하게그려놔서 누가보면 노량이 대승리한 전쟁이 아니라 겨우 이긴 전쟁으로 오해할법하네요;;

 

 

 

 

2) 최악의 장면

 

가뜩이나 조선수군 분량 실종인데

 

침략자 왜구병사한테까지 젖먹이 아이 엉엉 어쩌구 가족서사부여라뇨..

전쟁의 참혹함 그린답시고... 가해자 일개 병사한테까지 서사와 비중을 주면 어떡합니까...

 

침략자들 중에도 억울하게 온 사람, 사정이 있는 사람이 있고, 어쩔 수 없이 참전했을거다??? 

대체 우리가, 피해자 입장인 우리가 왜 그걸 알아야 할까요?? 도대체 감독님ㅠㅠ 

 

이순신이 왜 전쟁을 이렇게 까지 끝내고 싶어하는지에 대해서 말하기만도 벅찬데 너무 많은걸 담으려하신 느낌입니다

 

가족과 나라 지키기 위해 목숨걸고 참전했을 조선 병사들은 분량 대사 없으면서 가해자들한테 서사와 분량 부여하는게 말이 됩니까ㅠ

 

(그 탈영병 중 하나가 장군님 쏘려한 병사가 맞다면, 그 마지막 장면 위한 빌드업서사였다면 감독님한테 더 화나요ㅡㅡ)

 

가해자 감정 서사라니! 감독님 진짜.. 한산때부터 왜 이렇게  침략한 적들을 포장하려하세요? 왜구장수들은 카리스마, 왜구병사들은 동정서사?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3) 정작 조선 장수들 분량,대사 실종

 

이순신과 준사 제외 조선 수군 장수들 비중, 대사 또한 날아갔습니다. 조선 장수들 비중은 어디로 갔나요. 일개 왜구 병사보다 대사가 없는 조선 장수들... 몇몇은 병풍이고 배경인가요. 웃프네요.

 

회상씬 제외, 솔직히 조선 장수들 누구누구 나왔는지 언급도 어려워요. 워낙 나온것도 비중도 거의 없어서. 조선 병사들은 대사 한 줄 나온 적 있나..? 싶네요.

 

 

4) 초중반부 늘어짐

 

조선vs명vs왜   명분다툼

다시보아도 여전히 쓸데없이 많고 길어지는 느낌입니다.

있는건 좋아요. 근데 0.8~0.9배속 체감 느낌이에요. 굳이? 싶은 장면과 빠르게편집했다면 좋을 장면 꽤 많아보여요.

 

통역장면은 개인취향이니 넘어가겠습니다

 

5)  연출방식 

 

1번관련해서, 

저런 대단한 놈들!을 '물리치신 장군님'

 

이 초기의도였을지는 몰라도 연출의 문제인지 편집의 문제인지 

 

'대단한놈들!!' 반복반복반복 단계에서 관객이 이미 질리고 집중력 끝나버린 느낌입니다. 이미 몰입도가 떨어진터라 마지막엔 적들의 몰락이 호쾌하지도, 감흥이 있지도 않고요. 

 

결국 끝나고 기억에 남는건 대단한 놈들의 강렬한 장면들과 이순신의 죽음. 이랄까요.

 

 

당사자 아닌 외국인들이 보면 이순신영화인데 '와 시마즈 멋있더라' 감상이 나와도 이상하지않을 연출이었어요.

 

 

6) 스피드, 템포 조절 실패

 

 

예정된 슬픔의 역사잖아요?  크게 이겼지만  우리에겐 진 것 과 다를 바 없는.

 

그럼 더더욱 초중반 전개 과정이 스피디하고 안 지루했어야할거같은데..초중반 빌드업 템포도 조금씩 다 길어요.

 

 

전쟁씬마저도ㅠ

아니 신날라고 하면 바로 김빠져요

 

 

신기전 거북선 일부 장면은 쾌감이었으나.. 바로 지루한 장면의 반복.  북소리 박자처럼  스피드가 거의 한템포로 일관.

 

전쟁씬에서 카타르시스 터지는게 없습니다.

 

분명 우와 멋진데 기억에 강렬하게 남는 전투씬이 없어요. (그렇다보니 되려 거북선 침몰 장면이 가슴아파 기억납니다)

 

오히려 액션물에 가까운 한산의 전투씬이 더 화끈하고 쾌감 터집니다.

 

 

 

해전씬 규모는 스케일 크고 참 좋은데, 쌓고 당기고 몰아가고 빵 터트리는 조절이 부족한 느낌이에요 

 

그래서 대승한 전쟁이 아니라 양측이 비슷비슷한 전쟁이었던걸로 보여요

 

 

모든 인물과 모든 장면이 다 중요한 감독님의 욕심일까요? 2시간이어도 충분했을거같은데.

 

 

2시간30분이 마치 3시간처럼 느껴지는터라 n회차한 다른 영화들이랑 달리 나중에 쿠폰 풀면 그때 다시 볼 듯 싶어요.

 

 

저는 후반부 연출: 슬로우, 묵음, 북소리나, 회상은 좋았지만

 

죽음-장례가 너무 건조해서 어? 이게 끝이라고?? 싶었고, 마지막까지 너무 건조한 묘사라 쿠키가 바로 있는게 좋았는데요.

 

몰입깬다 & 사족이라는 불호평이 많아 그런가... 며칠사이에 쿠키가 아예 엔딩크레딧 맨뒤로 변경됐더라고요.

 

 

여러모로 기대가 컸는데 아쉬웠어요 노량. 아 진짜 편집이 아쉬워요.. 좀 줄이고 쳐내지..ㅠㅠㅠㅠ 장군님의 마지막이고.. 전체 퀄리티가 3편중 제일 낫고 배우들의 연기가 다 좋아서 더더욱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