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사랑일까. 사라 폴리 감독.
주인공 마고가 결혼한 남편과 옆집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이야기가 아닌, 같거나 비슷한 것 사이에서 결정을 하는 영화처럼 느껴졌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불량한 남자를 피하는 영화가 아닌, 단점도 있지만 각자의 매력이 있는 비슷한 남자들 사이에서 결정을 하는 영화다.
두려워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말장난이지만, 마고를 잘 표현하는 것 같았다. 마고는 악마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무서워하는 스스로가 무서운 것이다. 이것을 남자 고르는 상황에 적용해보면, 남자를 고를 때 어떤 남자를 더 사랑하는지가 아니라 누구를 사랑하는 ‘나’를 더 사랑하는지가 마고에겐 선택의 기준이다. 마고가 남편을 버리고 인력거꾼을 선택한 이유는 인력거꾼이 더 좋아서가 아니라 인력거꾼을 좋아하는 스스로를 더 좋아해서 고른 것 같았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마고가 혼자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워하고 아쉬워하고 하는 것 같았다.
마고의 감정을 묘사하기 위한 ‘좋은 표현’같은 장면들이 있는 영화였다. 벽을 사이에 두고 화해를 하는 장면이나, 마고가 인력거꾼을 만나 사랑을 하는 장면 ‘take this waltz’는 간단하면서도 확실하게 그 의미를 전달하는 ‘좋은 표현’인 장면들 이었다. 마고는 토니 말대로 정말 모든 빈틈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던 것일까? 막연하지만, 나는 그냥 헌 것에 질려서 끊임없이 새 것을 찾는 사람처럼 보이긴 했다. 각자 해석하기 나름일 것 같고, 그 과정을 통해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을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