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홀드백에 가장 엄격한 프랑스와 바로 옆나라인 일본의 사례를 비교해볼까 합니다.

 

프랑스의 경우 국제적으로도 더럽게 빡센 홀드백 기간(36개월=3년)을 갖춘것으로 유명하긴 한데요.

 

단점이 있다면 이 때문에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미디어 업계 투자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결국엔 자국내 투자를 조건으로 홀드백 기간을 15개월로 절반 가량 단축해주는 제도를 시행했고(투자 안할경우 17개월), 현재 넷플릭스가 15개월 제도를 디즈니와 아마존은 17개월 제도를 준수하고 있습니다.

 

이게 은근 할리우드와 신경전이기도 한게, 그럼에도 디즈니가 프랑스식 홀드백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입장이라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개봉 당시 프랑스에선 극장 개봉을 취소하는것 아니냐는 루머가 진지하게 제기되었을 정도입니다. 이후 정상 개봉하긴 했으나 별도로 프랑스식 홀드백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방침을 밝혔죠. 기사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현지 정부와 업계간 협상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https://www.kobiz.or.kr/new/kor/03_worldfilm/news/news.jsp

 

일본의 경우 명문화나 법률로 지정된건 아닌데... 이쪽도 은근 빡센 홀드백 기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관행적으로 6개월에서 1년가량의 기간을 두고 있습니다. 심할땐 1년 넘기도 하고요.

 

게다가 일본은 전통적으로 아날로그 감성(?)이기도 해서 <너의 이름은>의 경우 일본 내에선 개봉 7년만에(...) OTT 서비스가 된 케이스도 있었습니다.

 

그런 일본조차 OTT와 직접 계약해 홀드백 기간을 대폭 축소하는 경우가 최근들어 늘었는데,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의 경우 개봉 5개월만에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로 공개했고 워너브라더스 일본지사에서 제작한 일부 영화는 극장 개봉 120일후에 넷플릭스로 글로벌 동시 공개되는 전략을 차용하는 등 여러 변화를 겪고 있는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목할점은 이 홀드백은 통상 물리매체-개별구매 VOD에 해당되었지만 이젠 이걸 건너뛰고 홀드백 기간 후 바로 OTT로 공개로 연결된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는 타 국가에 비교할때 인터넷 인프라 발달과 굉장히 빠른 콘텐츠 소비 속도로 홀드백 기간이 굉장히 짧다 느낍니다. 이게 좀 무자비한 면도 있는게 한국영화든 외국영화든 조금이라도 인기가 없거나 망하면 한달도 안돼 나오고 아무리 길어도 2~3개월 정도로 짧은...

 

게다가 우리나라 극장가는 이제 기존의 법칙이 전혀 통하지 않는 시기로 접어들었습니다. 재작년 국내 흥행작 순위에서 과도기의 흔적이 보였고 그 결과가 작년부터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했죠. 이런 대혼돈의 카오스에서 과연 홀드백 제한이 실효성이 있을지, 아니면 국내에선 단통법이나 도서정가제 같은 악법 취급을 받게 될지는 솔직히 신만이 알고 있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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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ㅅㄹ 2024.01.19 03:36

    그래서 프랑스에는 극장에서 상영해주는 기간이 상대적으로 꽤 깁니다. 개봉한 지 2~3주 지난 영화라도 웬만하면 파리 어디에 있는 극장에서 아직 볼 수 있어요, 그것도 낮 시간대에.. 그리고 영화 무제한 정기 구독 카드가 있어서 관객들이 꾸준히 극장을 가는 이유가 충분히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체로 예술영화에 대한 수요도 꽤 있고 예술영화 시장과 상업영화 시장이 절묘한 균형을 이루는 프랑스 영화산업이 오래 이어진데다가 아마 예술에 대한 타인의 의견에 관대한 관객 문화 요소도 있어서 극장에 관객수가 꾸준히 드는 것도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한국영화산업에 홀드백을 무조건 도입을 하는 것이 극장의 활황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 같긴 합니다. 어차피 한국 관객들은 영화관 말고 즐길 게 많거든요. 홀드백 기간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지만 좀 장기적으로 봐야할 요소들도 있고 한국 관객 문화에 맞게 고려되어서 홀드백 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profile
    내맘을드록바놨다 2024.01.20 09:29

    프랑스, 일본도 OTT 시대에 맞춰 홀드백 기간이 짧아지는 추세라는 거네요. 우리는 그것에 역행해보자는 거고.

    서울의 봄 같이 돈 주고 보고 싶게 만드는 막강한 경쟁력이 있는 영화가 아닌 이상 애매한 영화들은 OTT에서도 경쟁력을 상실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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