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5409180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image.png.jpg

 

영화 시민 덕희는 2016년 경찰의 도움 없이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을 잡는데 영향을 줬던 김성자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몇년 전부터 알고 있던 실화였기에 약간의 친근함과 기대감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그놈의 걸캅스 주역의 라미란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보다 더 큰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예고편도 연휴를 노리고 대충 만든 느낌이 없지 않아 더더욱 그랬습니다. 이제와서 쓰는건데, 이미 본 후기글들이 괜찮다, 재미있다는 평이 있었도 저는 믿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영화를 본 후의 제 감정은 당황만 가득찼었습니다. 왜냐면 이 영화는 서울의 봄이나 30일, 범죄도시 1,2편 급은 아닐지라도 걸캅스의 몇배는 물론 코로나 시대의 설 시기때 개봉한 한국 영화 중에서 의외로 좋은 희귀한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시민덕희의 주요 소재는 보이스피싱이지만 영화의 장르는 범죄도시가 떠오를 정도로(특히 후반부 전개는 1편이 생각나게 하였습니다.) 스릴러와 코미디를 동반하고 갑니다.

하지만 비현실적인 슈퍼초능력을 가진 마석도가 있는 만큼 코미디가 절반 이상에 달하는 범죄도시와는 달리 이름부터가 평범한 시민덕희의 경우 말이 동반이지 툭하면 사람들을 폭행하는 범죄자들이나 제보자의 증거를 가지고 있음에도 방관하는 경찰이나, 사기 당한 여파로 잊을만하면 생기는 악영향이 피폐되는 덕희의 일상 등 영화의 초반부는 거의 코미디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공명 배우가 연기한 재민의 파트는 99%가 코미디 없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재민의 제보를 시작으로 잠시 관람객의 숨을 돌릴수 있는 순간을 감독이 놓치지 않고 코미디로 잘 버무른 끝에 후반부, 혹은 결말까지 지루함 없이 봤습니다. 범죄도시가 범죄자 앞에서도 위협을 느끼지 않는 마석도의 애드립이 매력이라면 이 시민 덕희의 매력은 이야기가 갈수록 수동적이던 덕희가 능동적으로 변함에 따라 보이스피싱이든 방관했던 경찰 앞에서도 능숙하게 처리하는 모습이라 하겠습니다.(비록 이것도 최근 코미디 영화에 비하면 약하지만 그래도 걸캅스에서 욕설을 남발하던 거와는 반대로 욕설도 적절한 개그로 조절하고 최소한 개그스런 장면은 웃기게 만듭니다.)

그리고 전 여기서 왜 라미란이 주연으로 나왔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걸캅스에선 노골적인 각본으로 인해 보이지도 않았는데 준수한 각본으로 짜진 이 영화에선 자신의 연기력을 아낌없이 드러냅니다. 갑자기 자신을 사기친 남자가 제보할때나, 자신을 방관하던 경찰을 얄궂은 유머로 관광한다던지 등 유머와 스릴러가 같이 오고가는 장면에서도 능숙하게 연기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게다가 오프닝때만 해도(마치 왜 그러고도 사기 당하는지 이해 안되던 경찰처럼)그다지 몰입감이 생기지 않을 것 같았던 캐릭터 덕희가 본편의 사건을 통해 성장해가면서 흥미있는 클라이막스까지 포기하지 않고 질주하는 모습을 어색함 없이 연기력을 내는 점은 시민덕희의 강점이라 해도 되겠습니다.

이는 라미란 뿐만 아니었습니다. 본편의 주조연 예외없이 활용에 대해 아쉬움이 있을지 언정 연기력은 깔게 없었습니다. 특히 주조연 중에서 악역인 총책을 연기한 이무생의 경우 주조연 중에서 가장 비중이 적은 캐릭터이고 개성도 미스터리한 인물여서 각본이나 연기력 둘중 하나가 안 맞아도 기억에 안 남을 정도가 아니라 영화 끝나면 잊혀질 캐릭터에 가까운데도 본편 캐릭터 중에서 가장 끝내주게 맡았습니다. 아마 공명을 기대하고 영화를 봤다면 끝난 후엔 공명은 잠시 잊어두고 배우 이무생과 배우 라미란 두명 중에 누가 연기력이 좋았나 고민할 것 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없냐면 그건 아닙니다. 위에서도 썼듯이 일부 캐릭터의 활용이 낮았는데 중국을 돌아다닐 수 있게 한 존재말고는 없어보이는 애림이나 잘 더듬었다면 총책다음으로 괜찮았을 경찰의 밋밋한 후반부의 모습등 1시간 53분이란 많은 러닝타임에 있는 조연치곤 평면적인 캐릭터로밖에 보여준 게 아쉬웠습니다. 또한 드라마틱한 본편과 다르게 현실에선 안일한 경찰로 고생했던 김성자씨를 생각하면 경찰의 비판을 그저 결말의 몇문장으로 그친 점이 가장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씨네21에서 5.50을 받은 준수한 영화이지만 비공식작전처럼 장점이 없는 무난한 것도 아닙니다. 당연히 천만은 무리지만 손익분기점에 벗어나는 것만큼은 되길 바라며 응원하며 실패할지라도 이 작품을 통해 라미란의 걸캅스의 흑역사에서 이번 관객들의 평가로 벗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의외스런 추천 영화였습니다.

 

별점: 3/5

 

*본편에서 덕희와 경찰간에 벌인 개그 중 하나가 ***없다고 말하세요였는데 이후 경찰이 팩스로 저렇게 보낸 게 영화의 킬링 포인트중 하나였습니다. 근데 저 단어 뭐였는지 아시는 분 있나요?


뒷북치는비

왓챠피디아에 코멘트 하나가 좋아요 10개 박을 때까지, 혹은 이후에도

Atachment
첨부 '1'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 profile
    EXECUTIONER2024 2024.01.22 09:28
    저도 걸캅스땜에 기대안했는데 잘 봤어요
  • 어떻게 봐도 걸캅스 느낌이 강했는데, 다행히 긍정적인 평이 많네요.
  • 업다운 2024.01.22 11:22
    앗 시사회 가는데 기대됩니다!!!
  • 바닷마을 2024.01.22 14:12
    저는 제목이 시민 덕희라서 사회 고발성 있는 예술영화인 줄 알고 관심 안 가졌는데... 아니었나보네요?
  • profile
    캡틴스노우볼 2024.01.27 15:14
    '유두리'입니다. 융통성을 의미하는 일본어 단어인 유토리에서 유래한 말인데 우리나라에선 유도리 혹은 유두리라고 사용되고 있습니다.
  • @캡틴스노우볼님에게 보내는 답글
    뒷북치는비 2024.01.31 22:41
    감사합니다. 이거였어요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이벤트AD 무코 x 무비오어데스 영화관 향수 20,000원 [22] file
image
무비오어데스 파트너 2024.03.06 39984 31
이벤트AD 아가씨, 올드보이 티셔츠 (레디 포 썸머) [5] file
image
무비오어데스 파트너 2024.04.02 28986 14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351527 94
공지 굿즈 소진 현황판 정리글 [156] 무비이즈프리 2022.08.15 972443 174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37] file Bob 2022.09.18 353981 132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3] file admin 2022.08.18 684569 199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2] admin 2022.08.17 434817 146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3] admin 2022.08.16 1066854 140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8.5 admin 2022.08.15 325070 168
더보기
칼럼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강을 건너간 목소리+힘의 선택-2 (독수리 그리고 창 / 스포) [4] file Nashira 2024.05.11 2495 12
칼럼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美 대선을 앞두고 정치를 담다-1 (이름 어원 / 스포 / 제목수정) [34] updatefile Nashira 2024.05.09 4533 38
현황판 하이큐!! 쓰레기장의 결전 굿즈 소진 현황판 [56] update 2024.05.13 12768 27
현황판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굿즈 소진 현황판 updatefile 너의영화는 2024.05.08 1465 10
불판 5월 23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5] update 아맞다 17:09 2431 7
불판 5월 21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7] update 아맞다 2024.05.18 7472 29
쏘핫 [노스포/약호] 황야, 문제가 크네요 [20] file
image
2024.01.25 16044 34
쏘핫 영등포 아이맥스 간단 후기 [29] file
image
2023.12.15 12801 31
후기/리뷰 스포) 독전2 봤습니다 [2] file
image
2023.11.18 12148 2
'다크나이트' 일반관 후기 [3] file
image
2023.11.16 10049 10
쏘핫 드디어 쓰는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 용아맥 시사 노스포 후기 [12]
2024.03.26 9819 24
쏘핫 아쿠아맨 인천 포디 후기.jpg [13] file
image
2023.12.24 9744 46
듄2 하코넨 행성의 그로테스크함 [5] file
image
2024.03.03 8312 16
후기/리뷰 괴물 시사회 초간단 리뷰 (노스포)
2023.11.22 7313 5
[싱글인서울] 영화는 쏘쏘쏘 한데 관객 매너는 최악 (무인행사관) [36] file
image
2023.12.10 6988 12
후기/리뷰 넷플릭스 애니 영화 <마보로시> 후기 file
image
2024.01.16 6972 3
극장판 스파이패밀리 노스포 후기 [8] file
file
2024.03.21 6727 11
쏘핫 혹성탈출 노스포 후기 [22] file
image
2024.05.08 6140 25
웡카 노스포 후기 file
file
2024.01.31 6110 16
후기/리뷰 씬 영화 후기 (약스포) [2]
2024.04.04 5682 2
/무서움 정도 스포?/파묘를 70%만 보게 된 후기 [21]
2024.02.20 5524 17
쏘핫 <외계인 2부>두번보고 적는 간단후기 [14] file
image
2024.01.08 5452 30
쏘핫 듄 1+2 연속상영 관람 후기 [13] file
image
2024.04.18 5341 24
엠마 스톤 [가여운 것들] 후기 + 윌렘 데포 사진 [5] file
image
2023.12.15 5333 17
쏘핫 스포x) 범죄도시4 상세후기 [14] file
image
LLD
2024.04.15 5303 25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용포프의 극찬은 '과대평가'라 생각합니다. [10] file
image
2023.11.28 5289 16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