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추락의 해부 정성일 평론가님 평을 듣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갈까말까 고민했는데, 좋은 시간이었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관람하시면

좋을 거 같아서 몇가지 관전 포인트(!)를

적어볼까 합니다.

 

아래 내용은 스포가 있으며,

원치 않으시는 분은 뒤로가기를 바로 클릭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1. 추리적 요소에서 한걸음 물러서서 바라보기를.

이 영화는 남편의 추락 의문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스릴러나 추리쪽으로만 생각하면 초반 35분 정도 집중하다가

이게 뭐야?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집중도 떨어지고 왜 저렇게 말이 많고 정신 사납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우선 이 영화는 프랑스 법정을 현실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합니다.

즉, 대한민국 법정과는 좀 차별화 된 프랑스식 법 문화를 이해해야 하고,

추락사에 대한 걸 다루고 있지만 점점 심도 있게 깊어져 가는 진실공방과 언어유희속에서

진실을 가려내야 하는 각자의 시각에서 영화를 바라본다면 좀 더 재미있게 관람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2. 진짜 주인공을 찾아라!

이 영화에 진짜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이 이야기에 메인에 서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건

산드라(아내)지만 진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다니엘(아들)입니다.

다니엘은 4살때 사고로 시신경을 다쳐 앞이 잘 안보이는 상태입니다.

판사가 극구 불편하고 어린 아이가 들을만한 내용이 아니라 해도

"이미 상처받았다. 난 알아야 겠다." 며 법정에 매번 참석하면서

법정 공방 소리를 통해 플래시백 효과로 상상하고

이 모든 것들을 우리와 함께 듣고 상상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죠.

즉 우리는 화면에서 보여주는 시각과 다니엘의 심리 상태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에 추가 진술을 할 때도 엄마가 진술 할 때까지 떠나있을 것을 요구하면서 엄마의 설득에

"이미 결정되었다."고 담담하게 말합니다.

 

다니엘은 이 영화 내내 우리와 함께 듣고 그 자리에 함께 하면서 

엄마아빠 중 한사람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즉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가 아닌 "누가 더 싫어? 엄마야, 아빠야?"

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거죠.

 

이 영화의 관전포인트이자 제가 흥미를 느낀 포인트는 다니엘의 심리였습니다.

다니엘의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이미 추락사가 자살인지 타살인지보다

이들의 심리 깊은 곳에 각각 감정이 이입되면서 각자의 상태가 이해가 가기 시작하거든요.

그 부분을 따라갈 수 있다면 충분히 재미와 집중도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3. 모성애에 대한 성찰과 산드라의 태도

이 영화를 보면서 산드라는 모성애가 애뜻한 사람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들 학교에 픽업 한번 해주는 걸 보고 난 충분히 하고 있다.

누가 홈스쿨링을 하라고 했냐며 남편에게 침착한 어조이지만, 비난조로 이야기 할 때

그리고 상황상황에서 보면 아들을 사랑하지만 희생을 원하진 않는 엄마로 비추어 졌습니다.

 

정성일 평론가님 평론중에서 산드라가 모국어(독일어)를 말하지 않는 것과

모성애에 부분 결여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는데

이 부분은 많이 끄덕여 지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자기 방어를 하기 위해 법정 공방에서

남편의 6개월전 자살 시도를 설명하는 언어는 '영어'를 선택했고,

다니엘이 끊임없이 "혹시 엄마가?"라는 고민을 하게 만드는 것,

엄마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거나 믿지 않는 것,

다니엘이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모국어(프랑스어)보다 영어로 계속 대화하면서

그 부분을 단절해 나가는 것,(영어가 타협점이라고 계속 강조하는 것)등

산드라의 모습을 보면서 어떤게 진실일까?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인걸까?

마지막까지 남편의 죽음을 한번도 애도하지 않는 모습에서 놀라운 차가움을 느낄 수 있는데,

그녀의 그 모든 상황에서 극도로 침착한 모습과 아들에게 "엄마는 괴물이 아니다."

"네가 법정에서 들은 건 왜곡된 것들이다. 아빠는 엄마의 반쪽 소울메이트였다." 등의

변명을 하는 모습 그리고 아들의 반응을 자세히 들여다 보는 것도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4. 초반에 미끼 문 것은 뱉어.. 중요한 것은 범인이 아니여....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정성일 평론가님도 말씀하셨고 저도 그리 생각했던 부분이지만

추락사냐 아니냐 누가 죽였냐 안죽였냐, 그래서 범인은 누구냐가 아닙니다.

무서울 정도로 소름끼치는 심리묘사와 그들의 심리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샌가

누가 죽였든 자살을 했든 이 가족의 비극과 슬픔, 그리고 다니엘의 상처가 덩그라니 남아서

보는 이의 마음을 후벼파는 영화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속해서 그래서 산드라가 죽인거야 아니야?만 집착하다보면

이 영화는 매우 재미없는 말많고 법정에선 저렇게 싸우지도 않는데 왜저래...

하는 영화가 될 수 있습니다.

 

초반부터 심리전에 말리지 않고 그들의 심리와 각각의 그 섬세한 대사속 묘사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세상 여려서 토닥토닥이 필요하고 치얼업이 필요했던 남편과

세상 차가운 양성애자이지만 자기도 위로받고 싶고 현재에 최선을 다한다고

우기고 싶었던 아내와, 그 둘 사이에서 상처받고 있지만 그 상처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고 스스로 치유하려는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는 11세의 나이에 엄마 아빠중 누가 더 싫은지를

판단해야만 하는 그 결과물을 법정에서 모두 앞에서 담담히 말해야 하는 소년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그런 정말 심리적으로 파고들면 각자의 입장이 무섭게 동감되면서도

그 완성도가 많이 느껴지는 그런 영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더불어 스눕(보더콜리)의 역할도 한몫하죠.

저는 보는내내 이 강아지가 이 가족을 위해 묵묵히 옆에 있어주고

다니엘의 실험에도 다행히 별 탈 없었던 것에 감사했습니다.(개한테 아스피린 10알이라니 ㅜㅜ)

 

얼마전에 본 도그맨에 나오는 대사였죠.

"불행이 있는 곳마다 신은 개를 보낸다."

 

------------------------------------------------------------------------------

 

위의 내용은 대부분 제 주관이 많이 들어가 있고,

2시간 가량 평론해 주신 것 중 하나하나 가시를 발라내주신 것을 다 적을 순 없어,

일부 제 생각과 함께 녹여내었으니 혹시 재미없다 생각하시거나 N차 관람 예정이신 분은

한번쯤 고민해보시고 다시 영화를 보시면 좋겠다 싶어서 적어봤습니다.

 

전 원래 긴 글 적는 걸 좋아하진 않는데,

재미없었다는 분들이 꽤 보여서 이 부분을 관전 포인트로

잡고 보시면 좀 더 흥미롭게 보실 수 있겠다 싶어서 적어 보았습니다.

 

이걸 다 생각하고 봤는데도 재미없어... 그럼 취향이 아닌거죠, 뭐 ^-^

개취는 늘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smiley

칸에서 상받은게 뭣이 중하겠습니까.

내 취향이 중요하지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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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카시모프 2024.02.05 10:33
    맞아요. 오히려 이 영화는 그런 추리적 관점에서 보지 말라고 살짝 비꼬는 것같아 보이기도 했어요. 범인이 어떻게 죽였는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 사람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하고있죠. 굉장히 좋은 영화였습니다.
  • @카시모프님에게 보내는 답글
    청코코누코코 2024.02.05 11:05
    마지막에 법정에서 증언하는 다니엘 대사처럼요 😃 저도 좋은 영화였다 생각합니다!
  • profile
    낫투데이 2024.02.05 10:48
    1차가 별로였어서 혹시나 하고 오늘 저녁에 2차하러 가는데
    참고할께요~ 정성스러운 글 감사해요~~ ^^
  • @낫투데이님에게 보내는 답글
    청코코누코코 2024.02.05 11:06
    2차 관람 하실 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
  • 인시디어스 2024.02.05 11:07
    오.. 역시 보고나서 쭉 생각해보니 다니엘의 심리상태에 집중하고 있었구나 라고 느꼈어요
  • @인시디어스님에게 보내는 답글
    청코코누코코 2024.02.05 11:23
    다니엘이 엄마의 말에 하는 반응 하나하나를 보면 진짜 11살 N차 인생인가 싶더라구요 ㅎ
  • 아리그 2024.02.05 11:10
    정성일gv는 역시 좋네요
  • @아리그님에게 보내는 답글
    청코코누코코 2024.02.05 11:24

    네 역쉬 👍 이동진 평론가님꺼 정리된 글 봤는데 다들 좋은 평론가들 이시긴 하지만 이번엔 그쪽보다는 이쪽이 동감이 더 가고 끄덕여 졌습니다 🤔

  • 인생네컷 2024.02.05 11:23
    보기 전엔 추리물인줄 알았는데 보고나니 사람과의 관계와 심리에 대해 얘기하는 영화더군요. 저는 만족스러운 영화였는데 추리물인줄 알았는데 이게 뭐야? 라는 반응이 나올법한 영화기도 했어요.
  • @인생네컷님에게 보내는 답글
    청코코누코코 2024.02.05 11:25

    같은 영화를 봐도 각자 시각 차이는 있을 수 있고 보는 사람마다 다른 느낌일 수 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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