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가 눈밭 위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눈을 뜬 채로 죽음을 맞이하죠.
눈을 뜬 게 뭐 어때서, 그냥 기계니까 그렇겠지.
라고 단순하게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약간의 과몰입을 위해 나름의 과대해석 아닌 과대해석을 해봤습니다.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눈'이라는 신체 부위는 중요하게 다루어집니다.
영화 초반부 K는 사퍼 모튼의 오른쪽 눈을 검사하고 적출합니다.
왈레스는 인간이지만 눈이 멀어 눈동자가 하얗게 변해 있습니다.
데커드는 레이첼의 눈동자가 녹색이었다고 말하며 가짜 레이첼을 외면합니다.
레플리컨트 프레이사 역시 일련번호가 기입된 오른쪽 눈만 없고 왼쪽 눈은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보아, 눈을 통해 인간과 레플리컨트를 구별하고, 나아가 영혼을 담고 있는지 확인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K가 마지막에 눈을 뜨고 죽으며
하늘에게, 그리고 자신을 만든 인간에게 되묻는 듯합니다.
여전히 내 눈은 레플리컨트의 영혼을 담고 있는지 확인해주면 안 되겠느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