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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힙니다.

 

황순원의 '소나기'가 아름다운 이야기로 평가 받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좋아해' '사랑해' 이런 대사들이 없기 때문인 것 같아요.

 

여러 대사와 분위기로 만들어가는데 그게 정말 동화같이 다가와요.

 

그래서 박찬욱 영화 중 '헤어질 결심'이 유독 여운이 깊지 않았나 생각해요.

실제 정서경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직설적 표현은 쓰지 않겠다는 목표가 있었다는 인터뷰도 했고요. 

 

봉준호 작품을 보면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뒤에 숨겨두는 경우가 많고, 특히 코엔 형제의 '노나없' 또한 마찬가진데 이럴 때 그 영화가 돋보이는 면이 있고, 그래서 숨겨진 이야기를 찾을 때 희열감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1. 주제를 대사를 통해 직접 얘기한다던지

2. 메시지가 너무 강하다던지

(그 유명한 말 있잖아요. 메시지를 원하면 우체국에 가서 전보를 쳐라)

3. 노골적인 연출로 보여준다던지

 

이런 선 굵은 영화는 쉽게 다가올지 몰라도 매력이 금세 매말라요. (사실, 이번 '가여운 것들'이 그랬어요)

 

반면 올해 제일 좋게 본 (옛날) 영화 '디 아워스'는 처음에는 뭘 말하려는지 잘 모르겠지만 겹겹이 쌓여가는 이야기를 통해 나중에 모든 것이 껴맞춰지고 자연스레 이 영화가 뭘 말하려는지 알게 되며 젖어들었죠.

 

마치, 나그네의 옷을 벗게 만든 건 거센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빛 때문이라는 이솝우화처럼요.


profile 시집희EYEMAX

SVIP + SVIP

작품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냉장고파'

디테일 집착 관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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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best Gromit 2024.03.04 11:49

    사실 은유(메타포)가 메세지만 잘 이해하면 덜 부담이 되는 화법이고 평론가들은 매우 선호하죠.

    그런데 대중들은 직관적이고 확실한 메세지를 좋아합니다.
    상업영화 대부분이 그렇듯 생각없이 보고 기분 좋게 나오면 그 날 영화관 잘 갔다 왔다로 끝인겁니다.
    대부분 천만영화가 그러하구요.

    예로 드신 헤어질 결심의 성적이 그걸 대표적으로 대변하는 케이스가 돼버렸는데, 결국 예술영화를 표방하더라도 상업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그 이후로는 본인이 하고 싶은 얘기할 기회 조차 없어지는거죠. (그래도 박찬욱 감독은 그 경계를 잘 타고 커리어가 탄탄해서 기회는 여전히 많습니다)

    어려운 난제로 보입니다

  • profile
    시집희EYEMAX 2024.03.04 11:43
    이상 제 견해를 노골적으로 표현한 글을 마칩니다.
  • profile
    best Gromit 2024.03.04 11:49

    사실 은유(메타포)가 메세지만 잘 이해하면 덜 부담이 되는 화법이고 평론가들은 매우 선호하죠.

    그런데 대중들은 직관적이고 확실한 메세지를 좋아합니다.
    상업영화 대부분이 그렇듯 생각없이 보고 기분 좋게 나오면 그 날 영화관 잘 갔다 왔다로 끝인겁니다.
    대부분 천만영화가 그러하구요.

    예로 드신 헤어질 결심의 성적이 그걸 대표적으로 대변하는 케이스가 돼버렸는데, 결국 예술영화를 표방하더라도 상업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그 이후로는 본인이 하고 싶은 얘기할 기회 조차 없어지는거죠. (그래도 박찬욱 감독은 그 경계를 잘 타고 커리어가 탄탄해서 기회는 여전히 많습니다)

    어려운 난제로 보입니다

  • @Gromit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시집희EYEMAX 2024.03.04 12:17
    무코님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결국 '대중들이 좋아하는가'의 문제로 귀결되는데 여기서 현실적인 고민을 할 수밖에 없겠다 싶어요.

    되짚어보면 흥행하는 영화들은 하나같이 직관적이고 직설적인 것 같고, 관객들은 기분 좋게 극장을 나오는 게 영화 잘 보고 왔다가 된다는 말.

    많은 걸 생각해보게 만드네요.

    좋은 말씀 감사드려요.
  • profile
    미도 2024.03.04 12:12
    취향이죠.

    개인적으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매력은 말도안되는 판타지적인 세계관에(혹은 상상력 가득한 배경에) 현실의 문제나 현상들을 대입시켜 와닿게 만드는 것에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작품 역시 그런면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영화였고 자극적인 부분이 없지않지만 필요한 요소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무코님이 말씀하신 메세지 적인 전달 방식에 대해서는 저도 같은 취향이지만 줄거리만 봐도 결말까지 다 보이는 영화를 다른 목적을(영상미, 액션, 연출 등) 가지고 보기도 하니까 그리 불편하진 않았네요.
  • @미도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시집희EYEMAX 2024.03.04 12:23
    물론 저도 무코님의 마지막 말씀처럼 선 굵은 영화에도 꽂히는 영화도 있긴 해요.

    그러고보니 정말 제 취향을 말씀 드린 거였네요.

    글 서두에도 썼듯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 생각 = 취향이니까요.

    사실, 요르고스 란티모스 작품 중 이번 '가여운 것들'이 다섯 번째로 관람한 영화였는데요. 대부분이 저와 맞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나마 '더 랍스터'를 가장 괜찮게 생각하고 있었죠.

    그 와중에 이번 영화는 이야기도 메시지도 장말 너무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더 나아간 씬들을 보니 안타까움이 컸었던 것 같아요.
  • @시집희EYEMAX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미도 2024.03.04 12:25
    무코님 말씀처럼 흥행 감독도 아니고 취향을 엄청 타는 감독이기도 하죠.

    혼자서는 생각 못하는 부분도 생각해볼수 있고 여러 관점을 공유하는게 커뮤니티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 @미도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시집희EYEMAX 2024.03.04 12:31
    네, 그게 커뮤니티의 장점이죠.
    그래서 방금 무코님처럼 의견을 주시면 정말 엄청 반가워요.
    저와 같은 생각도 반대되는 생각도 아니면 제 3의 의견도 소중하게 생각하게 돼요.

    말씀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
  • BDNS 2024.03.04 12:44
    사실 이 미묘한 차이가 어려워요
    영화마다 가진 특색이 너무도 달라서 어떤 영화는 직구로 던지는게 시원하기도 하고
    어떤 영화는 너무 뭉뚱그리는 느낌이 들어 답답하기도 하고
    무코님이 말씀하신대로 메타포나 넌지시 던지는 메세지로 보다 큰 울림을 주는 영화도 있지요!
    전달하는 방식과 그 방식 안에서 또 어떻게 감독과 작가들이 변주하는지에 따라 감상이 달라지는게 영화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 @BDNS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시집희EYEMAX 2024.03.04 13:33
    네, 맞아요.
    저도 작품을 보면서 평을 하거나 감상을 얘기하니까 이렇게 쉽게 얘기하는 거지, 직접 작품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선 무지하게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대부분의 창작자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 중 몇 몇은 정말 천재라고 일컫나봐요.

    그리고 어떤 영화는 너무 뭉뜽그려서 답답하다는 말 정말 공감갑니다. :)
  • 이건 근데 영화만의 것은 아니고 다 그래요
    님이 영화에 대한  취향이 명확하니깐 그렇게 느끼는거지..
    다른 산업의 다른 것들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직선적이고 명확한 걸 좋아할 겁니다

    예를 들어 책도 본인이 원하는 어떤 니즈점에 가장 가깝고 직선적인 메세지에 꽂히지
    철학과 사상으로 켜켜하게 쌓아올려진 것에 집중하지 못할 것이고, 개그도 그렇고,
    그 뿐입니까. 물건을 구매하게 되는 광고나 제품 등 친절하다 못해 떠먹여주는 듯한
    뉘양스로 만들어야 팔리고 구매합니다.

    그래서 반대로 직선적이고 명확한 메제지를 가진 영화가 더 만들기 어려워요
    왜냐면 누구나 다 그런식으로 영화를 만들기에 진짜 식상하기 마련인데

    거기에서 엣지 포인트을 살려야만 더 명확해져서 소비자에게 더 팔리는거거든요

  • @이호선열차가떠나갑니다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시집희EYEMAX 2024.03.04 13:36
    "철학과 사상으로 켜켜하게 쌓아올려진 것에 집중하지 못할 것이고, 개그도 그렇고,
    그 뿐입니까. 물건을 구매하게 되는 광고나 제품 등 친절하다 못해 떠먹여주는 듯한
    뉘양스로 만들어야 팔리고 구매합니다."

    이 부분 진짜 극공감합니다.
    여기선 저도 뭐라 더 드릴 말씀이 없어요.
    너무 맞는 말씀이셔서... ◡̈

    그리고 저는 창작자가 아니여서 잘 모르겠지만 (물론 그래서 저는 넌지시 던지는 영화 만드는 게 더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죠) 마지막 문단도 무슨 말씀이신지 알 것 같아요.

    새로운 견해의 말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 profile
    W 2024.03.04 12:59
    그게 감독 역량이겠죠..
    대중들은 감독이 아니니. 그저 평가만 할 뿐.. 어렵긴 한 문제 같습니다..
  • @W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시집희EYEMAX 2024.03.04 13:38
    사실 감독들은 다들 역량이 출중해서 모두들 비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중에서 몇 몇은 그 이상을 보여주는 분들이라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무코님 말씀처럼 저희는 그저 평가만 할 뿐이죠. 😓
  • profile
    lizzy 2024.03.04 13:26
    디아워스 정말 좋은 영화죠. 시간이 지날수록 그 레이어가 더 깊어지는것 같아요.
  • @lizzy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시집희EYEMAX 2024.03.04 13:40
    저는 진짜 '디 아워스' 보고 깊고도 진한 여운이란 게 이런 거구나를 '걸어도 걸어도' 이후 다시 한 번 깨달았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레이어가 깊어진다는 말씀 정말 좋아요. 😊
  • profile
    김민지 2024.03.04 14:32
    대학교 채플마냥 필수수강도 아니고 약간의 사전정보만 있으면 쉽게 거를수 있으니 스트레스 받지 마시길 ^^
  • @김민지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시집희EYEMAX 2024.03.04 14:47
    대학교 채플 수강에서 빵터졌어요. 그러고보니 미션스쿨 다녀서 정말 이해가 쏘옥 가네요. 옛 생각도 소록소록 나고요.

    도움 되는 말씀 감사드려요.
  • profile
    뜬금없지만... 저는 소나기라고 하니
    엽기적인 그녀의 이 장면이 생각나네요 ㅋㅋ

  • @장미의기사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시집희EYEMAX 2024.03.04 17:12
    영상을 회사에서는 보기 눈치 보여서 지금 봤어요.
    엽기적인 그녀 소나기 에피소드 진짜 괜찮았죠.
    특히 삽으로 머리 맞고 같이 묻히는 부분이요. 🤣
  • profile
    美味 2024.03.04 18:43
    저는 직접적인 은유도 재미없다고 느껴요 ㅎㅎ
    전 이번 파묘가 그랬어요. 숨은 것을 발견할때마다 우와. 이런 느낌보다는 아그렇겠네 쉽게 유추가 가능할정도의 직관적인 메타포.. 이거 이뜻이야 ! 멋지지! 라는 뉘앙스의 대놓고 박아둔 느낌은 .. 솔직히 촌스럽다 생각해요.
  • @美味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시집희EYEMAX 2024.03.04 21:29
    저와 생각이 거의 같은 댓글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도 '파묘' 영화 보고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
    너무 직접적인 은유 같은 걸 느꼈거든요.
    무코님 말씀 듣고 제가 막연히 가진 생각이 어떤 느낌인지 확 이해하게 되었어요.
    고맙습니다. :)
  • @시집희EYEMAX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美味 2024.03.04 21:31
    아유 명확해지셨다니 제 기분이 다좋은 댓글입니다! 같은 취향만나 좋네요~~
  • 두부 2024.03.04 22:16
    와... 본문뿐 아니라 댓글에서까지 정말 좋은 말씀들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분 좋게 다양하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 @두부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시집희EYEMAX 2024.03.04 23:15
    썩 좋은 글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좋게 봐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칭찬 받으니 쑥스럽기도 하고, 그래도 기분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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