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이 히트를 치며 그의 영화들이 재조명되고 있죠. 몇 년전에 ‘태양은 없다’를 보고 오늘 ‘비트’를 다시 봅니다. 1997년 영화이니 저는 당시 미성년자였지만 VOD나 다른 방식으로 이들 작품을 그 후 본 것 같습니다.
차승재 씨의 우노필름, 그리고 배급사 싸이더스와 제공의 삼성 영상 사업단의 자막이 눈에 띄죠. 싸이더스가 지금도 운영되는게 신기하지만 과거 한국영화의 배급을 담당하던 싸이더스는 지금은 수입배급사의 역할로 바뀌었죠. 삼성이 영화사업을 했다는 것은 잘 아시리라 봅니다. (모르신다고요?) 대우도 했었고 오리온도 했었는데… 삼성은 키넥스란 극장까지 운영하며 적극적이었지만 오래가지 못했고 삼성가에서 분리된 제일제당이 영화사업을 훗날 시작했죠. 그게 지금 CJ가 되었고요. 그러고보면 ‘비트’를 CGV가 단독 개봉하는 것도 어쩌면 이상한 일이 아닌지도 모르죠.
전반부가 네 명의 청춘의 학창시절이라면 중후반은 어긋난 그들의 삶이죠. 태수(유호성 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건달로 살았고 로미(고소영 씨)는 부잣집 딸이지만 무엇이 옮고 그른지를 모르는 안하무인이죠. 환규(임창정 씨)는 허세만 가득했지만 현실에 타협하죠.
결국 정우성 씨가 맡은 ‘민’이 그나마 재정신이지만 친구의 의리와 사랑에서 갈등하다기 어느 순간 폭주해버렸죠.
정우성 씨는 예나 지금이나 스윗하고 유호성 씨는 건달 연기에서 나아가지 못하다가 최근에서야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시키고 있고, 고소영 씨는 남편 장동건 씨와 더불어 활동이 뜸하죠.
그리고 임창정 씨는… 하… 참…
(이 분은 캐릭터 따라갈 필요없는데 굳이 왜 그러셨는지…)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영화속 민은 비틀즈를 좋아합니다. 실제로 개봉 초창기버전에는 ‘렛 잇 비’가 나왔다고 하는데 당시 저작권이나 라이센스 개념이 없던지라 그대로 영화에 삽입하는 무지함을 보여준 사건이기도 하죠.
저는 류승완 감독이 이 영화에 영향을 받았겠구나 싶은게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와 유사점이 살짝 보이더군요. 죽은 친구가 보인다던가 당구장에서의 패싸움 장면 등이 그랬던 것 같아요.
당시 이 시대도 수능 세대였고 여전히 진로의 고민을 하던 청춘이 많았죠. ‘비트’의 네 명의 친구들이 모두 다른 선택을 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죠. 세상이 조금은 바뀔만한데 삐삐에서 스마트폰으로만 바뀌었을 뿐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네요.
#비트
술술 읽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