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623605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1.작년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어왔던 영화를 보게 되니 뭔가 좀 반가웠습니다.

  24년전이라는 자막이 뜰 때 생각해보니 셀린 송감독의 아버지 송능한 감독이 넘버 3로 대박을 치고 차기작 세기말을 말아먹은 시기더군요.

 진짜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영화는 인연의 이야기를 느긋하게 풀어냅니다. 영화의 세공이 참 대단했습니다.

 어린시절 첫 사랑인 두 남녀가 12년 단위로 만남과 이별을 나누는 이야기는 평범하면서도 독특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이 얼마나 힘들것인지를 아는 나이가 되었기에 두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고 끊어내고 알아내려는 과정이 밀도있게 다가와서  좋았습니다.

 

3.극중에 표현되는 코리안 코리안이기에 코리안 아메리칸이 보고 듣고 시차를 겪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한 연출이 좋았습니다.

 유퀴즈에서 보니 유태오 배우의 한국어 구사능력이 좋았는데 극 중에서는 왜 이상하게 들릴까 생각해보니 여주가 말하는 교포의 묘한 뉘앙스를 제가 듣는 것처럼 코리아 어메리칸의 귀에는 뭔가 그렇게 들려서 표현한건가라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일에서 태어나 자라 한국에서 언어를 다듬어 온 유태오 배우의 경험을 잘 녹인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4.전형적인 한국남자라는 걸 아는 한국여자의 정체성과 두 번의 이민을 감당한 코스모폴리탄적인  자유성이 돋보이는 여주캐릭터는 역시 감독의 자전적인 인물이라 그런지  입체감이 좋았습니다.

 남편 캐릭터도 참 좋았고 특히 후반의 전개와 미장센은 정말 꼼꼼하면서 느긋하더군요.

 회전목마로 표현되는 동심의 만남과 퇴장의 이미지도 좋았고,  극 후반의 달리숏의 느낌이 간만에 좋은 영화였습니다. 극중 캐릭터에게 몰입시키는 방법이 기본적인데도 느낌있더군요.

 

5.반지나 자판, 중국의 사십년노점에서 남주의 인연을 표현하는 것 등, 미장센을 이용한 섬세한 텔링도 좋았고, 신발을 신고 있거나 벗고 생활하는 디테일로 여주의 정체성이 어떤 상태인가를 표현하는 방식도 좋았습니다.

데뷔작에서 이런 배치를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감독의 시선이 참 좋더군요.

 

패스트 라이브즈 저는 참 좋았습니다. 무코님 나눔덕에 너무 잘봤네요. ㅎ

섬세한 직조로 세밀한 감정을 느긋하게 보여주는 쌉싸름한 멜로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이 영화 조심스럽게 추천합니다.

 

 


profile 럭키가이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2)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 profile
    시집희EYEMAX 2024.03.08 21:18
    저도 오늘 좋게 본 사람으로서 정말 고개를 끄덕이며 리뷰 읽었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 싱싱시금치 2024.03.08 21:43
    저도 방금 보고왔는데요, 참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영화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말재주가 부족해 이정도밖에 표현을 못 하겠지만 좋은 영화를 봤단 생각이 듭니다.

    근데 럭키가이님 후기도 영화만큼이나 깔끔하고 공감되게 잘 쓰셔서 '오 맞아 맞아'하면서 잘 읽었습니다.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이벤트AD 무코 x 무비오어데스 영화관 향수 20,000원 [22] file
image
무비오어데스 파트너 2024.03.06 39992 31
이벤트AD 아가씨, 올드보이 티셔츠 (레디 포 썸머) [5] file
image
무비오어데스 파트너 2024.04.02 28996 14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351535 94
공지 굿즈 소진 현황판 정리글 [156] 무비이즈프리 2022.08.15 972465 174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37] file Bob 2022.09.18 353993 132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3] file admin 2022.08.18 684577 199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2] admin 2022.08.17 434819 146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3] admin 2022.08.16 1066861 140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8.5 admin 2022.08.15 325080 168
더보기
칼럼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강을 건너간 목소리+힘의 선택-2 (독수리 그리고 창 / 스포) [4] file Nashira 2024.05.11 2502 12
칼럼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美 대선을 앞두고 정치를 담다-1 (이름 어원 / 스포 / 제목수정) [34] updatefile Nashira 2024.05.09 4535 38
현황판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굿즈 소진 현황판 [1] updatefile 너의영화는 2024.04.22 3875 10
현황판 하이큐!! 쓰레기장의 결전 굿즈 소진 현황판 [56] update 2024.05.13 12773 27
불판 5월 23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5] update 아맞다 17:09 2471 8
불판 5월 21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7] update 아맞다 2024.05.18 7557 29
후기/리뷰 힙다미로전 미스터노바디 후기(대강추) [2]
2024.04.16 702 5
후기/리뷰 힙노틱(Hypnotic, 2023) 감상평
2023.09.22 672 3
후기/리뷰 힙노시스 단상 [3] file
image
2024.05.06 760 4
후기/리뷰 힘을 내요 미스터리 스포 후기: 관객들 입맛에만 생각하면 그건 영화가 아니다. [2] file
image
2022.12.05 385 0
후기/리뷰 희수, 굉장히 독특해요 [5]
2023.01.13 801 8
후기/리뷰 흠 잡을 데 없는 완벽한 마무리!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간단후기!(약 스포) file
image
2023.05.04 210 2
후기/리뷰 휴가나온 친구가 대외비 보자고 해서 대외비 봤습니다 [6]
2023.03.01 487 4
후기/리뷰 후쿠오카에서 본 <스즈메의 문단속>과 <신체 찾기> 본격 리뷰 [2] file
image
2022.11.11 511 5
후기/리뷰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 <빌리지> 후기 - 그 언제나 아침이 올까 [1] file
image
2023.04.28 302 1
후기/리뷰 후기를 적고싶어도 적을 수가없어요 [8] file
image
2023.04.07 677 5
후기/리뷰 후기가 의미없는 더웨일
2023.02.19 703 8
후기가 얼마 없어 적는 <잠> 간단 리뷰(스포X)
2023.08.24 810 18
황야.... 심각하네요... (노스포) [1]
2024.01.26 2096 13
후기/리뷰 황야 후기. 스포 무. [2]
2024.01.28 745 1
후기/리뷰 황야 시사회 후기 [2]
2024.01.26 1426 5
후기/리뷰 황야 노스포 극불호 후기 [4] file
image
2024.01.28 2778 7
후기/리뷰 확실히 아이맥스로 보면 다르긴 하네요 [2]
2024.04.06 1440 6
후기/리뷰 확실히 리멤버 이 영화 [2]
2022.10.18 638 5
후기/리뷰 화이트 노이즈, 이 기분 느껴본 적 있어요 [3]
2022.12.10 512 2
후기/리뷰 화이트 노이즈 후기) 하품 나오는 횡설수설 블랙 코미디 [7] file
image
2022.12.10 660 9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