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선하게 태어났을까요? 악하게 태어났을까요? 아니면 선악을 동시에 가지고 태어났을까요?

 

개인적으로 이분법적 사고를 혐오하는데(종교와 정치, 고착된 이데올로기와 신념, 유명인에 대한 잣대 등에 염증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함) 그러한 점에서 이 두 영화가 논하는 선악을 곱씹어봤을 때 오묘한 진리가 있는 듯 합니다.

 

인간이 규정한 선악의 개념조차 불필요하고 무의미한 대자연 속에서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이기에 선과 악으로 판단될 수 없는 존재라고 얘기하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와, 실존주의와 실증주의를 아우르는 관점으로 봤을 때 선과 악 또한 부여받은 것이 아닌 실질적 경험과 학습 속에서 순간순간의 선택(마치 인생은 birth와 death 사이에 놓인 choice인 것 처럼)에 따라 규정될 뿐이기에 인간이라는 존재 그 자체에 연민을 가져야 한다는 <가여운 것들>...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이 쉴 곳 없다는 노래 가사도 있듯 인간을 인간이 결코 쉽게 규정할 수 없기에 이처럼 인간이라는 복잡미묘한 존재를 다각도로 끊임없이 탐구하고 이해해보도록 안내하는 것이 예술의 중요한 기능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로 표면적으로 선악을 구분 지으며 선하게 살아야 한다고 답을 내리는 영화들보다는 선함은 어디서 오는 것이며 악함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그 규정에 모순은 없는지, 과연 무엇이 진리인지, 내가 정답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신념만이 과연 정답인지, 여러 관점에서 고민해보게 만드는 영화들이 음미할수록 훨씬 매력적입니다.


발없는새

 

♡My Favorite Artists♡

찰리 채플린, 왕가위, 장이머우, 마틴 스콜세지, 샘 멘데스, 크리스토퍼 놀란, 로버트 드니로, 양조위...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2)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 profile
    Nashira 2024.03.31 06:38
    저 또한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를 보고 <가여운 것들> 뒷부분과 <갓랜드>가 떠오르더군요.
    대자연의 관점에서 선악의 윤리의식을 마치 숲에 드리운 운무처럼 뿌옇게 흐려놓은 다음,
    (여자직원의 담배 때문에 산불난줄;;ㅋ)
    가여운것들이 다른 두 동물을 이어붙인 것처럼 악존않도 다른 두 동물?의 관계를 이어붙인 듯 했어요.
    그나저나 어제 <갓랜드>를 보는데 주제의식과 후반부가 비슷해서 굉장히 놀랬습니다.
  • @Nashira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알수없다 2024.03.31 09:35
    아직 가여운 것들은 못 봐서 뭐라 말은 못하겠지만 악존않 보면서 갓랜드 생각났는데 다들 비슷하게 떠올리나 봅니다.
  • @Nashira님에게 보내는 답글
    발없는새 2024.03.31 13:20
    갓랜드는 제목은 엄청 끌렸었는데 말씀 듣고보니 더 궁금해지네요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498317 96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51] updatefile Bob 2022.09.18 522128 147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7] updatefile admin 2022.08.18 863836 204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70] admin 2022.08.17 606611 151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6] admin 2022.08.16 1270120 143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455436 173
더보기
칼럼 [장손-2] 이 집안이 겪었을 이 땅의 역사와 세대감각 (스포) [2] updatefile Nashira 2024.10.01 4938 4
칼럼 <트랜스포머 ONE> 변신이란 무엇인가 [17] updatefile 카시모프 2024.09.26 17432 28
불판 10월 4일(금) 선착순 이벤트 불판 [5] new 아맞다 17:47 2306 12
불판 10월 2일 수요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7] update 은은 09:29 6536 29
이벤트 U+tv 모아 출석만 해도 스타벅스가?! newfile 엘지유플러스 파트너 12:55 1357 7
후기/리뷰 힙다미로전 미스터노바디 후기(대강추) [2]
2024.04.16 1388 5
영화잡담 힙노틱을 보면서 떠오른 영화 5편 [1] file
image
2023.09.23 1014 1
후기/리뷰 힙노틱(Hypnotic, 2023) 감상평
2023.09.22 1117 3
영화잡담 힙노틱 좀 혼란스러운 영화네요 [4]
2023.09.26 1332 6
영화잡담 힙노틱 에그지수 file
image
2023.09.20 870 1
영화잡담 힙노틱 보신 분 계신가요? [14]
2023.09.20 1286 3
영화잡담 힙노시스 에그지수 [2] file
image
2024.05.03 1232 5
후기/리뷰 힙노시스 단상 [3] file
image
2024.05.06 1747 4
후기/리뷰 힘을 내요 미스터리 스포 후기: 관객들 입맛에만 생각하면 그건 영화가 아니다. [2] file
image
2022.12.05 959 0
영화잡담 힐링하고 왔어요!(영화 두 편 관람!) [1]
2022.10.13 940 5
영화추천 힐링영화인 줄 알았는데 아니였던 영화 [3] file
image
2023.08.11 2748 9
후기/리뷰 힐링 영화 '새벽의 모든' 리뷰 [3] file
image
2024.09.18 736 5
영화잡담 힌국이 싫어서 무인 봤습니다 [3] file
image
2024.08.31 797 6
영화잡담 히히 용산 슬램덩크 오전엔 줄이 길었는데 지금은 없습니다 file
image
2023.03.01 938 0
후기/리뷰 히트맨(2024) 노스포 후기 [9] file
image
2024.06.08 2624 1
영화잡담 히치콕 영화 추천좀요 [4]
2024.09.29 393 2
영화잡담 히치콕 사보타주 봤어요! [3] file
image
2022.08.19 1051 5
영화정보 히치콕 감독님 현기증 리메이크 되나보네요 [6] file
image
2023.03.24 1337 8
영화관잡담 히어로 영화가 인기 좋다지만 크리드 3 아맥 나왔으면 좋겠어요. [3]
2023.02.22 940 2
영화잡담 히어로 랜딩 실패한 스파이더맨 file
image
2022.09.21 676 0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4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