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4월 3일 수요일

장소: 인디스페이스

참석: 김경만 감독

 

Q. 4.3 추념식은 어땠나?

 

김경만: 안개가 많이 꼈다. 4.3의 새로운 봄을 얘기했지만 아직도 봄이 오지 않은 것 같다. 4.3 인식이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Q. 4.3 수형인들을 담은 최초의 영화. 어떻게 영화를 만들게 됐나?

 

김경만: 4.3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2010년대에는 4.3이 훨씬 덜 알려졌다. 육지에 사는 제주사람들이란 단체에서 강연이 있었다. 거기서 4.3 도민연대에서 촬영할 사람을 찾고 있단 걸 알게 됐다. 영화를 만들고 싶던 때라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2016년이었다.

 

30살 넘을 때까지는 나도 4.3을 잘 몰랐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이렇게 사회적으로 봉인됐다는 사실에 놀랐다. 말을 할 수 없는 감정이 들었다. 영화에 나온 얘기도 어둡고 끔찍하지만, 영화가 그걸 다 다룰 수 없었다.

 

송순희 할머니의 얘기를 들으니 여전히 슬펐다. 다른 할머니 얘기도 그렇지만 울림이 컸다.

 

(참고: 송순희 할머니는 둘째 딸이 함께 매에 맞아 옥중에서 사망했고, 형무소 생활 중에 셋째 아이를 출산했다. 출소 후 셋째 아이는 7개월 만에 죽었다. 첫째 아이는 다른 집안의 수양딸이 돼 있었다. 남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시가에서 재혼을 권해 재혼을 하였으나 역시 감옥에 갇혀 있던 남편은 나중에 살아돌아왔다.)

 

송순희 할머니 사연

http://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215154

 

Q. 할머니 5인으로 이야기를 구성한 이유는 무엇인가?

 

선생님들은 전수조사를 했고 나는 120명 정도 촬영했다. 한 편으로 만들려다 보니 답이 없었다. 여기서 뭘 써야하는지 몰랐다. 그럼 할머니들 얘기 먼저 하고, 나머지는 다음에 만들어야겠다 싶었다. 4.3을 모르는 사람이 영화를 보고 뚜렷한 인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Q. 할머니들이 지금은 아흔 후반의 나이가 되셨다. 근황은?

 

촬영한 지 조금 지났다. 박춘옥 할머니, 송순희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다른 할머니들도 요양원에 계시거나 집에서 요양하고 계신닺 박춘옥 할머니는 이미 촬영 때도 시력이 안 좋아서 눈이 잘 안 보이셨다. 첫 상영 때 송순희 할머니와 가족들, 김묘생 할머니 따님이 오셨다. 너무 고마운 일이었다.

 

Q. 작업이 너무 길었다. 관객분들이 어떤 마음으로 영화를 보면 좋겠는지?

 

할머니들의 매력에 대해 확신이 들어서 영화를 만들었다.

 

Q. 인터뷰와 인터뷰이가 아니라 면접조사였다. 그 과정은 어땠나?

 

나도 모르니까 일반적 인터뷰를 생각했다. 하다 보니 조금 다르더라. 도민연대 선생님과 할머니, 할아버지의 대화였다. 수십년간 두렵기도 했고, 디테일은 특히 연좌제도 있고 하니 얘기 안 하신다. 연로하시니 기억도 계속 확인하고.

 

일반적인 인터뷰보단 대화였고, 대화를 잘 담고싶었다. 대낮의 햇빛을 이용해 자택을 담고 싶었다. 면접조사는 2530명을 전수조사해야 되니 짧게짧게 하려했다. 그러다 영화 만들어야 하니 중요한 분들은 2~3시간씩 했다.

 

Q. 제주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이 많다. 자연을 촬영한 건 원래 구성안이었나?

 

애초에 하고 싶은 일이었다. 면접조사에 제주의 자연을 찍어서 보여주고 싶었다. 제주도도 난개발이 심해 자연이 많이 훼손됐다. 그래도 자연의 힘이 남아 있기에 활용하고 싶었다. 제주도 전역이 4.3의 장소였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숨겨진 장소가 있었다.

 

일제가 만들어 놓은 동굴이다. 일제가 패망 전에 제주도 사람을 시켜서 미국과의 대결을 준비하기 위해 만든 동굴이었다.

 

Q. 어떤 음악이 있었다는 느낌이 있다. 덜어낸 장면도 많았을 텐데, 신경쓴 부분은?

 

영화는 작은 그릇이고, 뭔가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인생 역정이 장난이 아니다. 4.3만 겪은 게 아니라, 한국 전쟁도 겪었다. 한국 현대사를 통과한 거다. 그걸 다 담기가 불가능했다. 영화의 감정 은 생생한 현실을 전할 수 있다. 거기에 맞게 선택했는데, 그 과정이 너무 고통스러웠다.

 

다음 영화는 전쟁이 중심이다. 4.3 수형인이 겪은 전쟁 이야기다. 다른 측면은 이 영화는 주인공이 없는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 전쟁은 두 분 정도가 중심이 되는 구성이 될 거 같다.

 

Q. 차기작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

 

4.3 수형인 영화는 차차기작이다. 차기작은 비밀이라 말씀드릴 수 없다.

 

Q. 작업의 원동력은?

 

나도 부침이 심하다. 1년에 300번은 회의한다. 내가 뭐하는 거지. 독립영화 형편이 썩 좋지 않다. 너무 행운이다. 많은 이들이 작업하면서 걱정이 많다. 어찌 됐든 계속해야 되는 게 아닌가.

 

할머니, 할아버지 말씀처럼 살다보니 살아지는 게 아닐까. 자전거를 타는 거랑 비슷한 거 같다. 페달을 밟다보면 계속 가고, 경치도 나오고 그런 거 아닌가.

 

Q. 4월에는 인디스페이스에도 그렇고, 이 다큐뿐 아니라 세월호 다큐도 많이 개봉한다.

 

뭔가가 크게 변하긴 했지만 또 변하지 않는 게 사회구나 싶다. 사회적 참사 피해자분들이 공격을 많이 받으셨다. 그 공격이 너무 이상하다. 피해사실 얘기한다고 빨갱이로 낙인 찍힌다. 과거의 역사가 아직도 영향을 미치고 있고, 과연 해결이 가능한가 싶다.

 

Q. 극장 관람이 가장 큰 힘이 된다. 국내 IPTV에서 김경만 감독의 작품이 업로드됐다. 인디스페이스에서 4월 19일 김경만 감독전도 한다.

 

Q. 제목이 돌들이 말할 때까지인 이유가 있나?

 

아이에게란 시집에 수록된 시다. 4.3과 관련이 있는 건 아니지만 4.3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살짝 제목을 고쳤다.

 

Q. 마지막 인사

 

오늘 같은 뜻깊은 날에 와주셔서 감사하다. 소책자에 정리가 잘 돼 있으니 궁금하신 게 있으면 가져가서 봐주시라. 장기자랑은 안 하겠다.

 

 

https://blog.naver.com/mittlivsom/223404866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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