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국산 공포영화 <씬>을 봤습니다.
처음 포스터나 홍보 자료를 보고 생각한 것과 다르게 범상치 않은 영화긴 했습니다. 좋은 쪽으로나 나쁜 쪽으로나
보면서 생각난 영화들이 좀 있었습니다. 일단 초반에는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그 뒤로 <아이 엠 어 히어로>, <곡성>, 박훈정 감독의 <마녀> 등입니다. (두어편 더 있었는데 지금은 까먹었네요;; )
길지도 않은 영화 한편에서 오컬트, 좀비, 능력자 배틀물까지 다 이어지는 게 희한하긴 한데 사실입니다.
영화는 초반부터 음산한 분위기를 제대로 잡는 동시에 착실히 복선을 깔고, 좀비물의 외피를 띄는 중반까지 심상치 않은 에너지로 빠르고 강하게 휘몰아쳐서 관객들을 휘어잡습니다.
저예산 영화치고는 음향도 그렇고 분장, 세트, 조명 등 때깔적인 면에서도 썩 나쁘지 않더라구요. 폐건물이 된 지방 대학교라는 공간적 배경을 영리하게 활용하면서 꽤 그럴 듯한 긴장감을 선사하고 의외의 볼거리까지 보여주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 합니다.
다만 일련의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는 후반부에서 굉장히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학살극이 뜻밖에도 뚜렷한 목적을 가진 집단의 복수극이라는 게 암시되고, 영화가 토대로 삼은 초자연적 설정들도 더 구체적으로 밝혀지거든요. 특히 그 집단과 주도자의 정체는 지금까지 영화가 유지해 온 톤과는 영 맞지 않고 생뚱맞게 느껴졌습니다.
이 영화는 과감하게 여러 장르의 요소를 섞어버리면서 '혼종'임을 자부하는데, 야심찬 시도는 인정하지만 그 야심이 과욕으로 느껴지는 순간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특히 후반부에 집중되어 있는, 소위 말해 '짜치는' 대사들, 기대 이하의 연출로 영화의 격이 떨어진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 영화의 초자연적 설정이 충분히 흥미롭고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입장에서 봐도 별로였던 후반부를 더 많이 다듬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출연진을 보면 <빈센조>로 약간 얼굴을 알린 '김혜윤' 배우를 제외하면 거의 다 무명배우들인데 전부 연기가 괜찮더라구요.
주연을 맡은 김혜윤 배우도 충분히 잘했고, 위 스틸의 주인공인 '송이재' 배우가 눈에 띄더라구요. 어디서 봤다 했는데 <낫 아웃>에서 좋게 봤던 배우였습니다. '박소담 닮은꼴'로도 좀 알려져 있네요 ㅎㅎ
18.188.205.139
18.188.205.139
다만 중반부터 .. 뭐지 그저그런 b급감성 영화인가?
했다가.... 오히려 떡밥회수하는 ㅋㅋ 엔딩쪽에서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