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이 카츠히토 감독이 연출한 <녹차의 맛>은 작은 산간마을에 사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짝사랑하는 친구를 먼저 보낸 중학생 하지메는 친구들의 놀림을 무시하고 시간을 보내던 중 새로 전학 온 바둑부 친구를 짝사랑하게 됩니다. 어린 여동생 사치코는 불쑥 찾아오는 거대한 자신의 모습에 고민에 빠집니다.
한편 아내를 먼저 보낸 후 스스로가 행위예술가로 생각하는 할아버지와 집에서 가사를 담당하지만 다시 한 번 애니메이터의 꿈을 꾸는 엄마, 스스로가 최면술사라고 우기는 아빠 그리고 전 연인의 결혼 소식을 듣는 삼촌.
<녹차의 맛>은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를 보는 듯 일상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기본으로 캐릭터를 파고 들고 작은 하루하루의 일상이 어떻게 한 가족의 역사가 되는지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2007년에 개봉한 이 작품은 오즈의 <오차즈케의 맛>에서 아마 제목을 따 온 것 같은데요. 물론 마스터피스의 반열에 오르지 못한 작품이지만 일본영화 특유의 잔잔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아사노 타다노부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한 이 작품을 재개봉을 통해 보게 되었는데요. 씀씀한 음식을 먹는 듯 나름의 중독성 있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