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잡담
2024.05.17 18:56

필름과 검열

516 4 4
muko.kr/6977282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최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90년대 시네마테크의 필름들 기획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90년대 국내에서 개봉한 고전영화를 당시의 필름(35mm) 그대로 상영하는 기획전입니다.

디지털 상영이 보편화된 요즘에는 좀처럼 보기힘든 필름 상영이어서 그런지 상영관에는 꽤 많은 관객들이 찾아왔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상영된 <감각의 제국> 회차는 다음 회차때 상영되는 영화가 매진인 것에 비해서 이상하리만치 사람들이 적었습니다.

상영 전날까지만 해도 잔여좌석이 20석 정도 밖에 안되었는데 상영시간이 다가오자 100석 넘는 잔여석이 나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매취소를 했다고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폭우나 눈처럼 날씨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닌데다가 영화가 그렇다고 최악인 것도 아닌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현장에 가보니 이해가 되었습니다.

 

 

20240517_161647.jpg

26분이 삭제된 이른바 검열된 판본입니다.

속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무삭제판을 본 입장에서 어떤 차이가 나는지 궁금해서 일단 보러 들어갔습니다.

 

영화를 처음 보자마자 실소가 나왔습니다.

영화의 소재상 대사들이 대부분 노골적인 음담패설로 이루어져있는데 자막에서는 마치 그런 대화가 없었다는 듯이 아주 단순한 대사로 순화시켜버렸습니다.

나중에는 성행위 중에 하는 대사가 너무 저속하다고 판단했는지 아예 자막도 안내보냅니다.

의역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아예 원문이랑 다른 자막이 나오는 순간 내가 대체 무엇을 보고있는가라는 생각도 들어서 자막 보는 것을 포기하고 온전히 스크린에만 집중했습니다.

무삭제판을 본 입장에서 비교하자면 성애 장면이 거의 다 짤렸습니다.

 

이러니 당시 검열된 정식개봉판을 본 관객이라면 보러오지 않는 이유가 납득이 되었습니다.

당시의 검열이 어땠는지 체감도 되었고요.

온전한 필름이었으면 매진되고도 남았을텐데 필름에 검열이 추가되자 그 가치가 곤두박칠친다는 것을 오늘 경험하고 갑니다.


Atachment
첨부 '1'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 profile
    lamourfou 2024.05.17 19:09
    소개글대로 정말 ‘사료’네요. 무삭제판을 봤다면 한 번쯤은 경험해봐도 좋을 거 같긴 해요. 문득 2011년에 <히트> 상영 때 본사에서 필름을 잘못 보내서 워크프린트 버전을 상영했던 게 생각나는군요..
  • @lamourfou님에게 보내는 답글
    JUNK 2024.05.17 21:17
    그나마 오늘은 사전에 고지되어있어서 사람들이 적었지만 <히트>는 말 그대로 사고네요..
  • profile
    lizzy 2024.05.18 00:03
    저도 예매했다가 83분짜리길래 바로 취소한...ㅎㅎㅎ
  • @lizzy님에게 보내는 답글
    JUNK 2024.05.18 00:26
    취소 잘하셨어요 ㅎㅎ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380841 94
공지 굿즈 소진 현황판 정리글 [158] 무비이즈프리 2022.08.15 1032625 175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38] file Bob 2022.09.18 385718 133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3] file admin 2022.08.18 717638 202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3] admin 2022.08.17 466261 148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4] admin 2022.08.16 1101024 141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352073 169
더보기
칼럼 스포) 더 웨일 - 진정한 구원의 의미 [8] 스턴트맨마이크 2023.02.19 1301 14
칼럼 <헌트> 리뷰 - 내부의 적에 대한 균형 잡힌 통찰 (스포일러) [17] file 아스탄 2022.08.18 1232 20
현황판 인사이드 아웃2 굿즈 소진 현황판 [21] updatefile 너의영화는 2024.05.22 14802 24
현황판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번째 날 굿즈 소진 현황판 [3] updatefile 너의영화는 2024.06.14 1831 3
불판 6월 27일(목) 선착순 이벤트 불판 [1] new soosoo 17:09 2904 19
불판 6월 25일(화) 선착순 이벤트 불판 [42] Wowmovie 2024.06.24 12635 38
이벤트 <슈퍼배드4> ScreenX 최초 상영회 및 무대인사 초대 이벤트 (~6/26) [155] updatefile CJ4DPLEX 파트너 2024.06.20 5664 105
쏘핫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3]
2022.08.17 466261 148
쏘핫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38] file
image
profile Bob
2022.09.18 385718 133
쏘핫 메박 이시아서 크리스마스 기적이 일어났네요 [29] file
image
2023.12.21 6176 123
쏘핫 개그맨 박성광 영화에 한줄평 남긴 평론가 논란.JPG [54] file
image
2023.03.17 8154 112
쏘핫 신작 소식과 함께 [41] file
image
2023.12.31 3719 111
쏘핫 김준수 콘서트 실황 영화 개봉 예정 [7] file
image
2024.05.14 5005 109
쏘핫 <듄: 파트 2> 글로벌 내한 확정 [39] file
image
2024.01.25 11154 106
쏘핫 8/16(화) 선착순 쿠폰 정리 [55]
2022.08.16 2962 105
쏘핫 레카 때 싸인 훔쳐 가신 여성 분 이거 보시면 쪽지 주세요 [43]
2024.02.23 10009 103
쏘핫 티모시 인기많은건 알겠는데요 [67]
2024.02.22 8084 103
쏘핫 [영화관 길찾기] 용산CGV, 코엑스메가박스, 영등포CGV 가는 법 (+지도) [45] file
image
2023.08.01 7948 98
쏘핫 산책하다가 마블 주연 배우 만날 확률 [31] file
image
2023.08.30 3065 97
쏘핫 최동훈 감독 : 티켓 가격 내려야한다 [36] file
image
2023.03.05 2895 97
쏘핫 이렇게 한국영화 꼬꾸라지는 걸 누굴 탓하리 [10]
2023.03.21 3894 93
쏘핫 역대급 태도였다는 영화 '바비' 마고 로비 내한..jpg (펌) [17] file
image
2023.07.02 3097 92
쏘핫 (스포/극극극불호) 난 강의들으러 온게 아닌데..( 바비 후기) [26]
2023.07.23 2521 91
쏘핫 상호간 존중을 부탁드립니다. [11]
2022.11.26 2328 90
쏘핫 마고 로비 톰 애커리 부부 인성은 최고입니다 (경험담) [12] file
image
2023.07.04 5823 88
쏘핫 제가 싸인지 훔쳐갔다고 하신 분 허위사실로 고소하겠습니다 [42] file
image
2024.02.24 11061 85
쏘핫 혼영족 객단가 이야기는 상처긴하네요 [76]
2023.08.14 4172 84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37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