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포스터 두장 증정한다고 해서 심지어 조조라

믿져야 본전이지 하는 마음으로 갔거든요..??

 

학창시절이었으면 학교에서 감상문 내라고 할 것 같은 영화였어요ㅋㅋ (좋은 의미)

다양하게 얘기할 거리도 많은 영화같고 

다만 제 지식의 한계로 제가 얘기할 거리는 별로 없긴 하지만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게 색깔의 대비였는데 

이게 초반부터 너무 블루톤으로 설정되어 있어서 

왜 재판장에 내리쬐는 빛이 이렇게도 푸르스름한 것인지 했었거든요 

 

필터를 씌운 것 처럼 시종일관 푸른 화면이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감독이 설정해놓은 앞으로의 세계가 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는데 

얼마가지 않아 나름대로의 이유를 찾긴 했어요 

죄수복 차림의 모건 프리먼의 죄수복이 온통 파란색이더라구요 

 

범죄자가 되는 순간 입어야 하는 파란색 옷,

그런 선입견으로 푸른색 필터를 씌워 바라보는 세상같았어요 

 

공정하고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 재판관과 배심원들은

억울하다는 말에도 이미 죄수복을 입은, 입힌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다라는.. 그런 생각이 드네요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쇼생크 교도소의 장면들 역시 푸른 빛으로 채워져있었고

빛이 들지 않는 그늘진 블루로 가득한 세상

그게 가장 이끌리더라구요

 

교도소를 탈출하는 과정에서 희망을 느끼는 내용이라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는 것 아닌가 생각했는데

실제 교도소를 의미한다기보다 상징적인 공간으로 설정했다는 생각이 들고

하루종일 노동하고, 주는 시간에 먹고, 자라고 할 때 자고

정해진 방에서 주어진 일을 하며 명령하는 대로 따르는 생활을 보면서

억압되고 특수한 사회라기보다 자유롭고 평범하게 보이는 이 세상 같았어요

자유주의의 이름을 가진 이데올로기같기도 했고,

리뷰 쓰면서 찾아보다가 베이컨의 시장의 우상이라는 말을 알게 됐는데 그런 관점도 맞는 것 같더라구요 

교도소라고 하면 외면적으로도 아주 억압되고 전혀 자유가 없는 공간만 떠올렸는데

 보고나니 그 의미가 좀 확장되는 것 같고

지식이 짧아서 더 깊은 층위의 의미를 깨닫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공부할 거리들을 찾게된 것 만으로도 좋았어요ㅎㅎ

 

인상깊었던 장면이 두 가지가 있었는데 먼저 옥상 작업하면서 맥주 마시던 장면ㅠㅠㅠ

​그 장면에서는 영화 내내 교도소를 지배하던 파란색이 사라지고

붉고 따뜻한 태양빛으로 물들었던 게 너무 좋았고 

죄수들의 몸을 감싸는 따뜻한 빛을 보면서 울컥 눈물이 났네요ㅠ

 

해질녘 그들이 편안하게 앉아 맥주를 마시는 장면은 정말 두고두고 잊을 수 없을 것 같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큰 성취였나,

영화 속에서 그게 목숨을 걸 만큼 소중한 것이었다는 그런 생각도 들고

그 순간만큼은 교도소의 수감자들이 모든 억압과 통치에서 벗어나

나만의 자유로움을 느끼고 있는 그 해질녘의 풍경이 좋았어요 

그리고 또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도서관 할아버지가 출소해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던 장면ㅠㅠ

 

이미 누군가의 지배에 익숙해지고 길들여져 외부 사회에서 살아가지 못할 때라야

가석방을 허가하고,

 

결국 방 안에서 죽어간 할아버지가 마지막으로 했던 행동,

벽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던 장면도 두고두고 잊을 수 없을 것 같네요

'브룩스 여기 있었다'

삐뚤삐뚤 새겨놓은 글자를 마주하는 순간 마치 내 내면을 들여다본듯 눈물이 쏟아졌고

이 장면 분석한 글 있으면 보고싶네요ㅠㅠ

뭔가 철학적인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 아는 게 없네요 허허 

탈출 하고나서 보면 교도소 장면 내내 있던 푸른 빛이 걷어지고 붉은 톤이 생기더라구요 

공간들도 교도소에는 내부도 파란색으로 된 건물이나 사물이 많은데 

나오고 나니까 차라든지 주변 사물들도 붉은 색이 많더라구요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자유 희망이나 마음 속에 놓칠 수 없는 것들을 말한 게 아닐까 하고 

심지어 이름도 레드라는게 나름대로 좋았던 부분.. (물론 영어로 그 레드의 의미가 아니겠지만요)

 

희망이나 실존주의 자본주의 종교 등등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한 것들이 많던데 

이렇게 다양한 시각에서 볼 수 있다는게 너무 좋은 것 같고 

영화는 이런 것이다 보여준 것 같아서 진짜 영화 속에 들어갔다 나온 체험을 한 기분이에요ㅠㅠㅠㅠ

 

 

18.216.37.123

18.216.37.123


춥다아

예술영화관 좋아합니다 

켄로치, 에드워드양, 구스반산트, 오종 영화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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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감튀중독 2024.05.18 02:54
    결국 탈출하지 못한 브룩스ㅠㅜ 같이 맥주 한 병 마셨으면 달라졌을까 싶어요
  • @감튀중독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시집희EYEMAX 2024.05.18 07:20
    후기 잘 읽었어요.
    무코님의 글을 읽고 아침부터 센치해지네요.
  • Westside 2024.05.18 08:12
    극 내용은 아니고, 포스터 2장 주는곳이 있나요? ^^;
  • @Westside님에게 보내는 답글
    styner864 2024.05.18 10:13
    아트그라피 회차 예매하면 두가지 포스터 받을 수 있었어요
  • @Westside님에게 보내는 답글
    춥다아 2024.05.18 18:17
    ku씨네마테크 두장 주더라구요!
  • profile
    금유 2024.05.18 08:32
    도서관 할아버지 이야기 나올때 생각 많이 하게되더라구요 감동과 여운이 남는 좋은 작품이에요 정말..
  • 나는멍청이 2024.05.18 09:27
    너무 재밌더라구요 감명받은 영화였슴당
  • profile
    PIFF 2024.05.18 15:43
    저도 두가지가 인상적이었는데..
    교도소의 낭만과 브룩스의 길들여짐이었던듯.
    재개봉때마다 사실 봤지만 이번이 지금껏 봤던것중에 가장 몰입했는지 정말 좋았어요.
  • profile
    크리커 2024.05.18 16:03
    이름 레드의 경우는 빨간색의 레드일겁니다. 원작 레드는 흑인이 아니라서 머리가 빨간색이였던걸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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