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가는 세상의 잔인함에 우리는 무엇으로 맞서야 할까"

원인불명으로 문명이 사라져버린 영화속 화자를 통해 감독은 첫장면에서 이렇게 질문을 던진다.

그건 어쩌면 이 복잡하고 비인간적인 냉혹한 현실에 내동댕이 쳐진 우리 스스로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미 우리가 알다시피 영화는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여리디 여린 소녀가 핏빛망토를 뒤집어 쓴 복수의 화신에서 어머니와 약속한 풍요의 땅을 다시 찾아가는 '씨앗을 심는 자' 로 변하는 여정을 2편의 서사시를 통해 보여준다.

그렇게 퓨리오사는 50년전에 시작된 호주 길거리 3류영화를 명작의 반열에 올려놓는데 성공한다.

 


 

롯씨에서 방금 2차 마쳤습니다.

전작의 기대에 부응하듯이 이번에도 특유의 비장함과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습니다.

전매특허인 로드워 장면들도 전작과는 다른 몇가지 아이디어와 함께 박진감있게 보여주고 있으며

배경음악과 효과음향도  충분히 훌륭하고요.

 

다만, 플롯전개상 개연성이 떨어지는 장면이 3군데 나오더군요. 근데 이게 중요한 연결고리이기도 한것이 일부 있어서 민감한 분들은 좀 싫어하실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안보신 분들을 위해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고 간단히 언급만 드리자면

첫번째는 디멘투스 진영이 임모탄 진영의 본진인 시타델을 찾게 되는 계기

두번째는 중반부 무기타운에서 근위대장 잭의 돌발적인 전투행동

세번째는 퓨리오사가 디멘투스에게서 탈출하는 장면

입니다.

이중에 첫번째는 매우 중요한 부분일수도 있는데 대사도 그렇고 솔직히 너무 어이없게 처리되어 처음엔 저게 도대체 뭔 시츄에이션이지? 하고 어리둥절했고 두번째 볼때는 피식 하고 헛웃음이 나오더란 말이죠.

 

햄식이 디멘투스의 연출컨셉은 저는 만족했는데 조금 가벼운 느낌이 드는건 맞고요, 다만 일부러 그렇게 연출했다고 생각되는 것은 미쳐가는 세상속에서 나름대로의 적응방법을 그렇게 표현한게 아닐까 해요.

디멘투스가 걸쳤던 망토가 처음엔 흰색에서 초중반에 빨간색으로 바뀌고 최후반부엔 퓨리오사가 그 망토를 걸치고 있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대사흐르는 것을 보면 (그 원인과 대상은 확실치 않지만) 세상을 이렇게 망쳐버리고 사랑하는 모든것을 앗아간 그 어떤 존재에 대한 증오와 복수를 상징하는것으로 해석됩니다.

영화속 세상에선 누구나 다 그런 망토를 한두개쯤은 걸치고 반쯤 미쳐있는 셈이죠,

영화제목이 달래 매드맥스겠어요^^

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퓨리오사는 결국엔 그 망토를 벗어 던져 버리죠. 

 

개인적으로 전투트럭 근위대장 잭의 캐릭터는 상당히 맘에 들었습니다. 다만 주변인이 아닌 충분히 중요한 서사요인이 될 수도 있었다고 보는데 설정의 깊이가 조금 더 깊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고요

약육강식의 야만적인 세상속에서 퓨리오사와의 로맨스를 좀더 포함시키고 매드맥스 시리즈답게 개성있게 연출할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저는 이부분이 제일 아쉽던데요 ^^

(근데 뭐 분노의 도로 에서도 둘사이가 그렇게 밍숭맹숭했으니 감독 스타일이 원래 그런가 봅니다 ㅋ)

 

그럼에도 전작과 달리 소위 '진도가 나갈수 있었던' 확실한 장면이 2번 나오는데 모두다 뜨뜨미지근하게 끝나버려서 말이죠 ^^

(분위기파악 잘못하면 퓨리오사 성질에 한방에 나가떨어질거 같아서 그랬나... ㅋㅋㅋ)

 

이미 분노의 도로 를 통해 퓨리오사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는 모두 아실테니까

결말부분은 더도 덜도 아니고 딱 분노의 도로 와 정확히 연결되는 장면으로 끝이 납니다.

 

영화 상당히 좋습니다.

 

퓨리오사 역으로 나온 두 배우 모두 훌륭했지만 저는 특히 어린 퓨리오사를 연기한 Alyla Browne(2010년생)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image.png.jpg20240522_225953.png.jpg

(애들 크는거 보면 참 세월 무서워요 ㅎㅎ  영화찍으면서도 크고 프리미어때는 재가 걔가 맞나 싶기도 하고^^ 탑건매버릭 아멜리아도 그랬더랬죠 )

 

햄식이 부부는 자신들이 출연하는 영화에 서로서로 카메오로 등장하는 걸로 유명한데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고 꼬박 꼬박 잊을만 하면 등장해서 햄을 잔뜩 볶고 있으니 한번 눈을 부릅뜨고 찾아보시는것도 영화를 보는 재미를 배가시켜 주지 않을까 하구요 ㅋㅋㅋ  (근데 부인이 워낙 눈에 띄는 개성파 미인이라서 아무리 분장을 하고 잠깐 스쳐지나가도 제눈엔 금방 보이더군요 ^^)

 

 

(어후 햄볶는 냄새가 진동을 하네 ㅋㅋㅋ)


profile Maverick

탑친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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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샤일로 2024.05.22 23:59
    알아보니 영화 속 아역은 좀 더 닮아보이려고 안야 얼굴을 섞어 ai처리를 했다고 합니다!
    저도 역사가의 나레이션이 감독님의 메시지 같기도 했네요ㅎㅎ
  • @샤일로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Maverick 2024.05.23 00:22
    허걱...AI 챗봇 목소리를 스칼렛요한슨 꺼로 썼다고 난리던데 AI로 미쳐가는 세상이라니 참 영화속 이야기가 현실이 되가네요, 암튼 영화 재밌더라구요.
    내일 저 14세 소녀가 출연한 호주 공포영화를 한편 봐볼까 하는데 한번 확인해 봐야 겠네요 ^^
  • profile
    Nashira 2024.05.25 06:50

    ㅈ... 잭... 잭.... (feat.타이타닉) 저도 좀만 더 관계의 서사를 쌓아주지 싶긴 했습니다. ㅜㅜ
    아역이 안야랑 너무 똑같아서 디에이징이야 뭐야? 했었는데...
    아역 얼굴에 AI기술이라니... 대단하군요

  • @Nashira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Maverick 2024.05.26 09:04

    역시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에서 사랑은 가장 중요한 것중에 하나라서 많은 관객들도 같은 생각을 할거 같아요, 영화를 1, 2편으로 나눠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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