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마 나기사 감독이 연출한 76년 작 <감각의 제국>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커플의 비극적이고 정상적이지 않은 사랑 이야기입니다.
1930년대 일본의 작은 마을에 하녀로 살고 있는 아베는 얼마 전까지 몸을 파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무시하는 여주인에게 대드는 등 보통 성격의 소유자가 아닌 아베는 그녀의 남편을 탐하게 됩니다.
그도 아베를 맘에 들어 하고 둘은 본가에서 떨어진 곳에 거처를 잡아 동거 생활을 시작합니다. 둘은 일상적인 행동을 일절하지 않고 오로지 방 안에서 잠자리만 24시간 갖게 되죠. 심지어 남자가 피곤해서 자는 것 마저 아베는 용납하지 않습니다.
20년 전 무삭제판으로 본 기억이 있는데 엔딩의에서 아베의 어떤 행위는 너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영화 끝에 이 내용이 실화라는 것에 더욱 더 충격을 받았고요. 이번에 본 버전은 20년 전 당시 수입했을 때의 필름으로 수 십 분이 잘라나간 프린트였습니다. 아무래도 연결이 조금 어색한 부분이 없지 않더라고요.
지금 봐도 충격적인 이 작품은 개봉 당시 엄청난 논란이 있었다고 합니다. 실제 정사를 비롯해 아베의 어떤 행위까지 놀랍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시마 나기사는 이런 탐미주의적 성향을 끝까지 밀어붙인 연출을 이 작품에서 보여줍니다.
몇 년이 지난 이 시대를 조금 시대 40년대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전장의 크리스마스>에선 류이치 사카모토의 정서적인 음악과 더불어 또 다른 세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감각의 제국>은 어쩔 수 없이 논란 속에 회자되는 작품이긴 하지만 연출자가 한 가지 부분을 끝까지 파는 것이 어떤 것인지 분명히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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