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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서 대두되는 남녀 갈등 문제가 반영되어 있는 영화인데

페미니스트 친구에게 가스라이팅 당한 여자주인공의 피해망상과 그로 인한 긴장감이 영화를 이끌어갑니다

 

관객은 결국 주인공이 겪는 데이트폭력(망상)의 공포를 계속해서 경험하게 되죠

그 과정에서 근거 없는 일방적 피해망상과 남성혐오를 상영시간 내내 지켜봐야 합니다

이는 곧 편협하고 왜곡된 시선을 바탕으로 무턱대고 남성을 범죄자로 바라보며 공포에 떠는 심리를 계속해서 경험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 영화가 불쾌한 것은 주인공이 느끼는 공포 때문이 아니라 그러한 시선에 기인합니다

또한 긴장감을 유발하기 위한 피해망상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영화적 장치로 기능한다는 것이 노골적으로 느껴집니다

 

페미니스트 친구의 발언들과 주인공이 느끼는 데이트 폭력의 공포는 페미니즘 정서를 담고 있는 부분이며 

그러한 정서를 담은 영화답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는 일을 성 대결 구도로 해석하려는 시도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그러한 호전적 태도를 직접 꼬집는 장면 또한 등장합니다 (전반적으로 영화는 페미니즘의 부정적인 영향을 보여주는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끝에 가까워질수록 갈등은 극단적인 방향으로 전개됨과 동시에 자극적인 연출로 채워지며

결국 후반부에 발생하는 어떤 사건에 의해 흐지부지 끝나는 방식으로 결말을 맺습니다

그렇게 주인공이 다른 인물들과 겪는 갈등은 사건에 의해 밀려나 순식간에 증발해버려 사라집니다 

너무나도 편의적인 해결 방법이죠

그러한 과정에서는 그 어떤 영화적 미학이나 성취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평론가평과 관객평이 둘 다 안 좋아서 기대를 내려놓고 봤는데도 아쉬운 점이 너무 많았습니다

 

영화가 반영하는 남녀 갈등의 시의성이나 남자주인공을 향한 복잡한 심리를 깊게 묘사한 것과는 별개로

여성으로서 느끼는 불안을 피해망상으로만 묘사하는 일차원적인 접근, 완성도 낮은 각본, 자극적이기만 한 연출, 모순적인 캐릭터로 인해 아쉬움이 크게 남는 영화였습니다

(그저 에밀리아 존스의 연기와 외모만 열심히 일할 뿐이죠)

 

현대 사회에서 남녀 갈등으로 깊게 패인 상처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대사들은 기억에 남네요

(이하 대사 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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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주인공 로버트 : "사람들은 어차피 여자인 네 말을 더 믿을거야"

(폭력의 증명과 무고에 있어서 사회적 약자로 자리잡은 남성의 지위)

 

여자주인공 마고 : "너는 너무 전쟁을 하려고 들어"

(페미니스트가 가진 호전적 특성을 비판하는 대사)

 

마거릿 애트우드의 인용구 : "남자는 여자가 자신을 비웃을까봐 두려워하고, 여자는 남자가 자신을 죽일까봐 두려워한다"

(이것은 본래 남녀 관계에 있어서 여성이 느끼는 공포가 더 크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문장이지만,

현 시점에서는 남성이 당하는 사회적 죽음과 여성이 당하는 신체적 죽음에 대한 공포를 대조하는 텍스트로 읽힌다는 점에서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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