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7229660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사회에서 대두되는 남녀 갈등 문제가 반영되어 있는 영화인데

페미니스트 친구에게 가스라이팅 당한 여자주인공의 피해망상과 그로 인한 긴장감이 영화를 이끌어갑니다

 

관객은 결국 주인공이 겪는 데이트폭력(망상)의 공포를 계속해서 경험하게 되죠

그 과정에서 근거 없는 일방적 피해망상과 남성혐오를 상영시간 내내 지켜봐야 합니다

이는 곧 편협하고 왜곡된 시선을 바탕으로 무턱대고 남성을 범죄자로 바라보며 공포에 떠는 심리를 계속해서 경험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 영화가 불쾌한 것은 주인공이 느끼는 공포 때문이 아니라 그러한 시선에 기인합니다

또한 긴장감을 유발하기 위한 피해망상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영화적 장치로 기능한다는 것이 노골적으로 느껴집니다

 

페미니스트 친구의 발언들과 주인공이 느끼는 데이트 폭력의 공포는 페미니즘 정서를 담고 있는 부분이며 

그러한 정서를 담은 영화답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는 일을 성 대결 구도로 해석하려는 시도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그러한 호전적 태도를 직접 꼬집는 장면 또한 등장합니다 (전반적으로 영화는 페미니즘의 부정적인 영향을 보여주는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끝에 가까워질수록 갈등은 극단적인 방향으로 전개됨과 동시에 자극적인 연출로 채워지며

결국 후반부에 발생하는 어떤 사건에 의해 흐지부지 끝나는 방식으로 결말을 맺습니다

그렇게 주인공이 다른 인물들과 겪는 갈등은 사건에 의해 밀려나 순식간에 증발해버려 사라집니다 

너무나도 편의적인 해결 방법이죠

그러한 과정에서는 그 어떤 영화적 미학이나 성취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평론가평과 관객평이 둘 다 안 좋아서 기대를 내려놓고 봤는데도 아쉬운 점이 너무 많았습니다

 

영화가 반영하는 남녀 갈등의 시의성이나 남자주인공을 향한 복잡한 심리를 깊게 묘사한 것과는 별개로

여성으로서 느끼는 불안을 피해망상으로만 묘사하는 일차원적인 접근, 완성도 낮은 각본, 자극적이기만 한 연출, 모순적인 캐릭터로 인해 아쉬움이 크게 남는 영화였습니다

(그저 에밀리아 존스의 연기와 외모만 열심히 일할 뿐이죠)

 

현대 사회에서 남녀 갈등으로 깊게 패인 상처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대사들은 기억에 남네요

(이하 대사 스포)

.

.

.

.

.

남자주인공 로버트 : "사람들은 어차피 여자인 네 말을 더 믿을거야"

(폭력의 증명과 무고에 있어서 사회적 약자로 자리잡은 남성의 지위)

 

여자주인공 마고 : "너는 너무 전쟁을 하려고 들어"

(페미니스트가 가진 호전적 특성을 비판하는 대사)

 

마거릿 애트우드의 인용구 : "남자는 여자가 자신을 비웃을까봐 두려워하고, 여자는 남자가 자신을 죽일까봐 두려워한다"

(이것은 본래 남녀 관계에 있어서 여성이 느끼는 공포가 더 크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문장이지만,

현 시점에서는 남성이 당하는 사회적 죽음과 여성이 당하는 신체적 죽음에 대한 공포를 대조하는 텍스트로 읽힌다는 점에서 인상적입니다)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댓글 좀 안달 수도 있죠. BUT NOT TODAY "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489529 96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50] file Bob 2022.09.18 505947 146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6] file admin 2022.08.18 845879 204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8] admin 2022.08.17 590147 151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6] admin 2022.08.16 1252853 143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446620 173
더보기
칼럼 <트랜스포머 ONE> 변신이란 무엇인가 [9] file 카시모프 2024.09.26 6279 24
칼럼 [장손-1] 콩/씨앗을 으깨 두부로 만들고 꽃을 태우는 집안 (스포) [6] updatefile Nashira 2024.09.25 6431 7
불판 9월 30일(월) 선착순 이벤트 불판 [19] update 장스 2024.09.27 9314 33
불판 9월 27일(금) 선착순 이벤트 불판 [54] update 아맞다 2024.09.26 15675 33
이벤트 2024년 최고의 문제작! <보통의 가족> VIP시사회 초대 이벤트 [175] updatefile 지니스 파트너 2024.09.23 13292 121
영화관잡담 메가박스 유료적립 25일 관람건이 지금도 되네요 new
04:29 97 0
영화잡담 바이크 라이더스 1주만 상영하고 끝나나보네요 [4] new
01:09 481 2
후기/리뷰 수분간의 응원을 호 후기 newfile
image
01:00 190 2
영화관잡담 디트릭스 취켓팅 새로고침 어떻게 하시나요? [2] new
00:43 376 0
영화관잡담 메가박스 화곡 질문있습니다 [5] new
00:42 284 1
후기/리뷰 (약스포) 도쿄에서 <기븐: 바다로> N차 하고 왔습니다 (+일본 극장 특전) [1] newfile
image
00:36 148 1
영화잡담 개인적으로 걸작이라 평가하지만 다시 볼 엄두가 안나서 못보는 영화ㅜㅜ [2] newfile
image
00:31 695 4
영화잡담 영화관에서 메모하면서 영화 보시는분 계시나요? [14] new
00:19 797 2
9월 28일 박스오피스<트랜스포머 ONE 10만 돌파> [16] newfile
image
00:01 981 15
후기/리뷰 [트랜스포머 원] - 내 안의 잠재능력을 찾아서 (약스포) newfile
image
23:57 192 0
영화잡담 영화에 집중하는 여러분들의 팁이 있나요 [21] new
23:41 757 5
영화잡담 베테랑2 무대인사 황정민배우님 싸인받았어요! [7] newfile
image
23:35 686 5
영화관정보 메가박스 하남스타필드 Dolby Cinema 상영관 정보 new
23:28 451 2
후기/리뷰 <세가지 색 3부작>은 옴니버스 영화라고 봐도 될 듯 (노스포 가이드 리뷰) [2] newfile
image
23:28 305 2
영화잡담 와일드 로봇 굉장히 호평이라 기대 되는데 혹시 이런 느낌인가요? [7] newfile
image
23:26 637 4
후기/리뷰 [약호,약스포] 더 커버넌트 후기 [7] new
23:24 294 3
영화관잡담 cgv 예매현황 빨간불 기준 [1] newfile
image
23:20 386 1
영화잡담 넷플릭스 파벨만스 업로드 [4] newfile
image
23:19 339 7
영화관잡담 이번에 씨지비 베테랑 8천원 할인도 승급점수 올라가나요? [5] newfile
image
23:17 409 0
영화잡담 도그마 95란 무엇인가 [6] newfile
image
22:10 443 3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4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