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글이라 칼럼에 올릴까 하다가 그냥 영화잡담에 올립니다

 

 

 

rhdwjd.jpg

 

KOBIS에는 '공정신호등'이라는 메뉴가 있습니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로 여러번 얘기가 나오다보니 새로 생긴거같은데

언제 생긴지는 모르겠군요;;

공정신호등은 상영점유율 (전체 상영회차 대비 특정 영화 상영횟수) 기준

40~50%는 노란색, 50% 이상은 빨간색으로 표시합니다.

대표적으로 올해 독과점 논란이 있던 [범죄도시4]의 경우

 

qja1.jpg

qja2.jpg

개봉당일 상영점유율 81.9%, 좌석점유율 85.5%

개봉주 토요일 상영점유율 82.0%, 좌석점유율 85.9%

의 엄청난 기록을 세우기도 했죠.

 

 

 

현재 [인사이드 아웃 2]의 경우엔

dls1.jpg

dls2.jpg

개봉당일 상영점유율 56.4%, 좌석점유율 63.1%

개봉주 토요일 상영점유율 66.5%, 좌석점유율 72.2%로

상영관과 좌석 모두 과반 이상 차지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znd1.jpg

znd2.jpg

vk1.jpg

vk2.jpg

tj1.jpg

tj2.jpg

 

[쿵푸팬더 4]

개봉당일 상영점유율 55.0%, 좌석점유율 60.4%

개봉주 토요일 상영점유율 53.1%, 좌석점유율 58.7%

[파묘]

개봉당일 상영점유율 46.2%, 좌석점유율 51.2%

개봉주 토요일 상영점유율 51.8%, 좌석점유율 57.2%

[서울의 봄]

개봉당일 상영점유율 57.0%, 좌석점유율 63.1%

개봉주 토요일 상영점유율 56.0%, 좌석점유율 62.5%

 

세 영화 [인사이드 아웃2] 못지 않은 높은 상영점유율을 보여줍니다.

이 세 영화가 지금 인사이드 아웃 2처럼 개봉주에 바로 독과점 이슈가 터졌을까요?

최소한 쿵푸팬더4는 안 터졌습니다. 개봉주만 반짝하고 생각보단 아쉬운 성적을 거뒀거든요.

상영점유율, 좌석점유율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건 아닙니다.

단순히 이 정도로 [인사이드 아웃 2]의 개봉주 100만 흥행을 굳이 '깎아내릴'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더해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아무래도 동시기에 개봉한 큰 규모의 영화가 없다는 데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개봉일 눈치싸움을 하는 것 자체도 스크린 독과점의 규제가 없어서 그렇기도 합니다.

만약 저 공정신호등의 기준처럼 한 영화가 상영점유율을 50% 이상 가져갈 수 없었다면

2등 노리기 작전을 할 수도 있고, 개봉일을 지금처럼 신경쓰지 않아도 되죠

[범죄도시 4] 때 다른 모든 영화들의 개봉일 대피 소동이 일어난 것도

'어차피 범도만 틀어줄텐데 개봉해봤자 스크린 확보도 못한다'는 생각이 만연해서입니다.

물론  [인사이드 아웃2]가 [범죄도시 4]처럼 다른 영화들이 눈치 보면서 개봉일 바꿀 정도였나? 하면;;

 

또 하나, 스크린 독과점의 문제는 '영화'가 아닌 '극장'의 문제입니다

상영관 배분을 하는건 결국 '극장'이지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가 아니니까요

[범죄도시4]에 스크린독과점 이슈가 있다면

욕할 것은 과반수의 상영관에서 상영되는 범죄도시가 아니라,

한 영화만을 과반수의 스크린에서 상영해 관객의 선택권을 빼앗은 극장 측에 있습니다.

 

결국 이 스크린 독과점의 폐해는 다시 관객에게 돌아옵니다

이런식의 독과점이라도 해야 '1000만 아니면 쪽박' 영화시장에서 조금이나마 기회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다수의 중박' 영화가 아니라 '소수의 대박'이라는 이 승자독식 구조가 반복되다 보면 

더더욱 획일화되고 클리셰만 따르는 틀에 박힌 영화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전엔 이런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비판이 많았었는데

코로나를 거치고 대 OTT시대가 열린 후 극장 사정이 어려운 걸 다들 알다보니

오히려 관객들이 많이 너그러워졌습니다.

극장이 많이 어렵다보니 잘 나가는 영화들을 많이 상영하는 것 자체를 어느 정도 너그럽게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오히려 '잘 나가는 영화 많이 트는게 왜 문제냐'

'안 나가면 자본주의 시장에서 도태되는 건 당연한게 아니냐'

등 아예 극단적인 시각이 등장하는 경우도 몇몇 있는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의 끝 미국조차도 상영회차 최대 30~40% 선은 지키는 편)

어려운 시기임을 감안하되, 스크린 독과점 자체가 아무 문제 없다는 생각은 가지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4줄 요약

1. [인사이드 아웃 2]의 상영점유율, 좌석점유율이 높은 편이긴 하나 그런 논란이 없었던 다른 영화들과 크게 차이나지는 않는다.

2. 상영점유율, 좌석점유율이 높다고 반드시 흥행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기에 굳이 흥행을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

3. 스크린 독과점은 '극장'의 문제지 '영화'의 문제가 아니다.

4. 그와 별개로 스크린 독과점은 영화산업의 쇠퇴를 불러오니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곤란하다.

 

 

 

#스크린독과점 #인사이드아웃2 #범죄도시4 #쿵푸팬더4 #파묘 #서울의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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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st 넌돌비난도비 2024.06.16 16:17
    분명 개선해야할 점이긴 한데 현재 주요 영화관 3사를 비롯해 다들 영업실적이 아직 빌빌거리고 있어서 더 꼬여있는 느낌이 드네요
    오히려 다들 실적이 좋으면 좀 적당히 해라 식으로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요....
  • best 넌돌비난도비 2024.06.16 16:17
    분명 개선해야할 점이긴 한데 현재 주요 영화관 3사를 비롯해 다들 영업실적이 아직 빌빌거리고 있어서 더 꼬여있는 느낌이 드네요
    오히려 다들 실적이 좋으면 좀 적당히 해라 식으로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요....
  • profile
    더오피스 2024.06.16 16:47
    오늘의 총정리 같은 글이네요ㅎㅎ
    추천합니다!
  • 클랜시 2024.06.16 18:03

    영점 잘 잡은 글이네요.

    개인적으론 '독과점이 대수야?'라는 느낌의 의견이 소위 '능력주의' 같은 주장과 엮여 당연시되는 분위기는 좀 충격이었습니다. 이게 자본주의 시장경제다!라면서 그 시스템에 가장 치명적인 독을 옹호한다니...... 

  • profile
    lamourfou 2024.06.16 19:02
    <인사이드 아웃 2>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해도 상영관 싹쓸이 수준은 아닌 거 같은데 수치를 보니 그래도 옹호할 수준은 절대 아니지만 확실히 최악까지는 아니네요.
  • profile
    하빈 2024.06.16 23:46
    이 글에 추천 꾸욱 누르게 되네요!!
    기대작 상업영화들 개봉주와 비슷하게 전개되는 추이였는데 싹쓸이니 뭐니 하면서 그것도 극장측이 아닌 영화측 문제로 삼는 것도, 논점 못 잡고 중구난방 하는 것도 그냥 한숨나와서 패스해버렸는데
    논리적인 팩트체크와 함께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시라 공감 백만개 던지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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