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재개봉작, 특별전은 제외했습니다.
그래도 재개봉, 특별전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았던 걸 뽑자면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아이 엠 러브
녹색 광선
그리고 시작 전에 아쉽게 못 뽑힌 영화들 몇가지만 언급해보면
로봇 드림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드림 시나리오
인사이드 아웃 2
10. 비욘드 유토피아 (매들린 개빈)
탈북민들이 북한-중국을 거쳐 안전 국가로 가는 과정을 제작진이 정말 실시간으로 따라가며 찍은 다큐멘터리.
기대 이상으로 몰입해서 봤고 여운도 굉장히 길었습니다. 살면서 본 다큐멘터리 영화 중에서 첫손에 꼽힐 것 같네요.
9. 창가의 토토 (야쿠와 신노스케)
긴가민가하면서 볼 때까지만 해도 이걸 상반기 결산에 끼워넣게 될 줄 몰랐네요...
주변에 많이 추천했는데, 보면서 울었다고는 창피해서 말 못하겠더라구요.
8. 바튼 아카데미 (알렉산더 페인)
겨울철 먹는 국밥처럼 따뜻하고 든든한 영화. 누구에게 추천해도 호불호 별로 안 갈릴 것 같은 영화입니다.
새롭진 않지만 시대와 공간을 막론하고 보편적인 감성과 가치를 장인의 손길로 다듬어 정확하게 전달합니다.
7. 메이 디셈버 (토드 헤인즈)
토드 헤인즈 작품들 중에 가장 서늘하고 숨막히는 영화.
올해 관람작 중 배우들의 연기가 가장 뛰어난 영화로 꼽습니다. 여지없이 클래스를 입증하는 줄리안 무어와 나탈리 포트만, 그리고 그 사이에서 빛을 발하는 신예 찰스 멜튼.
6. 클레오의 세계 (마리 아마슈켈리-바르샤크)
내 세계의 전부였던 누군가에게는 내가 전부가 아님을 깨닫는, 어린 날의 쓰라림.
어린 시절의 기억을 단편적으로나마 소환하는 영화는 취향을 저격당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5. 챌린저스 (루카 구아다니노)
고자극 도파민 대공습!!! 이것은 스포츠 영화인가 야동인가
구아다니노의 변태 같은 연출과 촬영, 무엇보다 OST가 기가 막혔죠.
4. 가여운 것들 (요르고스 란티모스)
취향 고약한 걸로는 요르고스 란티모스도 뒤지지 않죠.
인간 존재의 '한결 같은 변화무쌍함'을 들여다보는 실존주의적 성장담입니다.
3. 듄: 파트2
1부의 서사를 미완으로 남겨놓을 가치가 있었던 역작. 모든 면에서 완벽에 가까운 블록버스터였습니다.
20여년전 반지의 제왕을 처음 극장에서 봤을 때 기분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줘서 고마웠네요.
2. 추락의 해부 (쥐스틴 트리에)
진실이란 대부분의 경우 규명되기보다는 선택되고 윤색됩니다.
서로 다른 이야기들의 치열한 충돌 끝에, 그 선택의 중압감을 관객들에게도 무겁게 얹어놓습니다. 각본과 연출이 정말 탁월했죠.
1. 존 오브 인터레스트 (조너선 글레이저)
치가 떨릴 정도의 위화감이 영화를 통째로 집어삼킨다고 할까요.
게으르고 진부한 악에 대한 일갈이, 홀로코스트라는 자극적 소재와 그 시대에 묶여서 박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경험을 극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쉽게 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매우 공감하는 순위 같습니다
재개봉작 빼니까 2024년 전반기
새롭고 좋은 작품들이 한눈에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