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인 <터커 앤 데일 vs. 이블> 얘기부터 좀 해보면
그 유명한 <13일의 금요일>로 대표되는, 청춘 남녀들이 한적한 곳에 놀러 가서 살인마에게 학살당하는 공포 클리셰를 재치 있게 비튼 호러 코미디입니다.
여기에 '힐빌리'라고 불리는 전형적인 촌사람에 대한 멸시적인 스테레오타입도 유효한 소재로 쓰였죠.
그런데 그게 전부 한국 관객들에게는 썩 친숙하게 다가오지 않을 거라서 어떻게 리메이크할지 걱정이 더 컸는데, 두 요소를 사실 들어내버리고 각각 다른 재료로 내용을 채웠다고 봐도 되겠어요.
장재현 감독의 활약과 <컨저링> 류 공포영화의 범람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보다 익숙하게 느껴질 오컬트로 일단 대체하고,
두번째로는 단순하게 두 주인공의 외모를 더 극적으로 꾸미고 투박하고 과장된 경상도 사투리로 포인트를 줬습니다.
원작만큼 영리하게 클리셰를 비트는 짜임새는 아무래도 없지만,
초중반 이후 '뭐 하나는 얻어걸리겠지' 식으로 마구 집어던지는 물량공세식 코미디 연출과 그에 부응하는 핵심 배우들의 눈부신 개인기 덕에 여러번 웃음이 터졌던 관람이었습니다 ㅎㅎ
어쩔수 없이 산만하기도 하고 뭐 이렇게까지 무리수를 던지나 싶은 타이밍도 많았지만... 다행히 코드가 잘 맞았는지 제게는 코미디 영화의 본분을 충분히 해낸 영화였네요.
손익분기점이 낮던데, 힘내서 극장 수익만으로 손익분기점 돌파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오지에 혼자 사는 사람들이 꽤있는데 한국은 땅이 좁아서 저게 가능할까라는 특성을 영리하게 바꾸어서 좋게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