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A ‘풀버린’의 레드카펫과 푸티지 시사를 봤습니다.
모처럼 좋은 기회를 주셔서 참석할 수 있었네요.
지하철 역사와 이어진 곳에 대기 줄이 있습니다.
날도 굉장히 덥고, 자외선이 상당했는데 편했어요.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기에...
여유가 생겨 장충동에 족발을 먹으러 갔습니다.
평안도족발집인데, 기교를 부리지 않은 맛입니다.
오후 1시에 가까워지면서 자연스레 합류합니다.
뒤를 응시하는 데드풀도 적지 않은 인파에 놀라네요.
그래도 무작위 추첨이라길래 단번에 몰리진 않았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적어보자면 신분증과 당첨 여부를 확인한 뒤, 원하는 구역(A~G)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입장하는 순번만 랜덤으로 뽑습니다. 결과적으로 스테이지와 가까운 A, B 가 아니더라도 모든 존에서 싸인은 받을 수 있었어요. 다만, 사전 공지와는 다르게 완전한 랜덤 추첨이 아니라서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 같네요.
운이 좋게도 29번을 뽑아 펜스를 잡게 되었습니다.
재밌고 유쾌한 분들이 많아서 심심하지 않았어요.
스파이더맨과 스칼렛 위치, 블랙 팬서도 보입니다.
드디어 7시가 되었고, 배우들과 감독님이 등장합니다.
휴 잭맨은 저렇게 늙고 싶을 정도로.. 너무 멋있었어요. 라이언과 숀은 절반도 못 왔는데, 싸인하는 속도가 매우 빨라서 혼자 반대편을 찍고 다시 돌아오더랍니다. 돌이켜보면 최대한 많은 팬들에게 서비스를 해주려고 그런 게 아닌가 싶었어요. 사진 속 모습은 <위대한 쇼맨>의 바넘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스크린이 아닌 현실로 나온 데드풀. 최대한 많은 팬들이랑 소통하고, 셀카도 찍어주고 아주 유쾌했네요. 아쉽게도 제가 있었던 구역에서는 싸인을 받지 못했지만, 레이놀즈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숀 레비 감독은 첫 내한이라고 하더군요. 다양한 작품을 연출했지만 어렸을 적 <박물관이 살아있다>를 재밌게 본 추억이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 이렇게 마주하니 감회가 새로웠어요. 세 분 중에서도 유독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본인도 즐기고 있는 게 너무나 잘 느껴져서 덩달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번 행사 잘 준비했다고 봅니다. 물론 레드카펫을 많이 가보진 않았지만, 모든 이들의 니즈를 충족한다는 건 너무나 어려운 일이잖아요. 무엇보다 통제가 잘 이뤄져 불필요한 언쟁이나 혼동이 없었고, 구역별로 허용된 인원도 과하지 않아 쾌적한 환경에서 행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레이놀즈의 싸인은 빠진 포스터로 남았네요. 그래도 최대한 많은 팬들이 각 구역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무대를 설계한 점이 참 좋았습니다. 영화랑 관련 없는 행사들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 레드카펫은 영화의 분위기나 콘셉트에 맞춰 행사를 잘 기획한 것 같아요. 따지고 들면 작은 아쉬움은 있지만, 이번 행사를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약 30분 분량의 푸티지 시사 후기입니다.
역시 데드풀은 데드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해야 잘 하는 것인지 명확히 이해하고 있더군요. 타협에서 벗어나 제3벽을 허무는 연출자의 즐거움도 느껴지고요. 다 큰 성인들이 쫄쫄이 입고 실컷 유치한 쇼를 펼친다는 데, 뭐 얼마나 대단한 걸 바랍니까. 특유의 농담과 비유로 간지러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길 바랄 뿐이죠.
시사회를 보고 나오니 MCU 사가와 <로키>를 바탕으로 <엑스맨>에 대한 향수와 애정이 느껴집니다. 과연 이번 작품이 또 다른 진입 장벽의 양산이 될 것인지, 안개를 걷는 돌파구가 될 것인지 기대하게 되네요.
24.07.24 LF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