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영화값이 오천원 하던 시절에도 못 만들었거나 취향에 안 맞는 영화를 보고나면 돈 아까운 건 마찬가지였고 코로나 어쩌고 OTT 저쩌고 하는 핑계들도 뭐 그러려니 할 수 있겠는데 요즘 진심으로 영화값이 아깝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제 입장에선 딱 두가지입니다.
1. 기본도 안된 상영관 청소 상태
상영관 입구부터 통로, 좌석 위 까지 흩뿌려진 팝콘 조각들 볼 때 마다 헨젤과 그레텔 놀이라도 하는 것 같습니다. 팔걸이에 찐득하게 묻어있는 음료수 때문에 눈살 찌푸릴 때도 있구요. 아니 한 회차 끝나고 클리닝 타임은 왜 존재합니까? 인력 부족하다구요? 매점 장사로 매출 올릴 여력으로 알바생들 죄다 매점에만 쳐박아두지 말고(무슨 맥도날드입니까?) 최소한 한명이라도 빗자루랑 걸레 들고서 클리닝 타임 때 관객들이 앉았던 중앙 좌석 위주로만 둘러보고 간단히 청소해도 10분이면 충분합니다. 핑계 좀 그만대고 제발 기본적으로 할 일은 하세요!
2. 기본도 안된 직원들 예의범절
서비스업의 기본은 친절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손님이 오면 인사부터 하고 응대하는게 상식이구요. 손님이 와서 서있든가 말든가 '나는 내 할일만 하련다~' 하는 애티튜드는 디폴트 값인데다, 굿즈를 주는데 '옛다 이거먹고 떨어져라~' 하는 뉘앙스로 사람 쳐다보지도 않고 한손으로 턱 건네는 버르장머리는 어디서 배웠습니까?(손님이 너무 많아서 정신없이 바쁠 때 그러면 이해라도 하지...) 종종 이런 직원들 볼 때 마다 묻고 싶습니다. "부모님이 누구니?" 무슨 과한 친절이 필요한게 아닙니다. 서비스업의 덕목인 밝은 표정과 센스있고 예쁜 말솜씨를 바랄 수준도 못 되는거 압니다.(어차피 때려서 가르쳐도 안되는건 안되는지라...) 다만 최소한의 싸가지는 좀 장착합시다. 하다못해 지하상가에서 양말 팔고 커피 만들어 푼돈 버시는 연세 지긋하신 아주머니들 조차 새파랗게 젊은 사람한테 양말 한 켤레와 커피 한컵 건네줄 때 두손으로 공손하게 주십니다. 그런데 대기업 멀티플렉스에서 일한다는 직원들이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각 영화관의 점장 혹은 선임매니저라는 사람들은 직원들에게 기본적인 예의범절도 안 가르칩니까? 손님만 진상이 존재한다고 착각 좀 그만들 하시고 직원들도 진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으셨으면 합니다!
영화값이 아무리 비싸니 어쩌니, OTT보다 가성비가 떨어지니 어쩌니 해도 "가심비"를 높이는 것은 결국 "기본"을 지키는데서 비롯됩니다. 외부에만 탓을 돌리지 말고, 특별관과 매점 메뉴와 굿즈 늘려서 매출 올릴 궁리도 그만하고, 썩어있는 내부부터 좀 살펴보고 개선하는게 우선이라 생각합니다. 사람 상대하는 일은 결국 사람이 하기 나름이니까요.
만오천원이라는 액수가 싸든 비싸든 그 티켓값 안에 내가 두시간 동안 대여한 좌석의 최소한의 청결, 방문 시간 동안 내가 필요로 하는 인적 서비스 및 부대시설 이용비, 컨텐츠 선택과 소비를 유도하는 굿즈 마케팅 이 모든게 포함되어있다고 생각하는데 대충 해도 된다구요?ㅋㅋ 그리고 단순히 선착순 굿즈 증정만 말하는 것일까요? 님의 논리대로라면 가령 백화점에서 백만원짜리 샤넬백은 손님한테 두손으로 공손히 드려야 하지만 고객 감사 사은품은 대충 한손으로 줘도 용납이 되겠네요? 백번 양보해도 대충=무례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부모님 운운한 것은 이런 예의범절 문제들은 그만큼 가정교육부터가 중요하다는 뜻으로 한 말이지 특정인의 부모님을 비난할 의도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