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7553932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common.jpeg

 

손에 땀을 쥐고 감탄을 연발하며 상당히 재미있게 봤는데 아쉬움도 공존하는 영화였습니다. 일단 항공 액션 블록버스터라는 장르에 기대하는 바는 기대 이상으로 충족시켜주네요. 오프닝 시퀀스와 클라이맥스의 비행씬은 과장 조금 보태어 <탑건> 뺨칠 정도의 쾌감을 선사했습니다. 게다가 70년대라는 시대상과 당시로서 신문물이라 볼 수 있는 비행기라는 공간이 함께 빚어내는 상황들도 깨알같은 유머를 안겨줍니다.

 

여진구의 어색하고 잘 들리지도 않는 대사 연기가 다소 거슬리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박진감 넘치는 리듬과 템포에 리얼리티와 상상력으로 조합된 무난한 각본이 어우러져 웰메이드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탄생하나 싶었는데... 아니나다를까 한국영화 특유의 신파적 연출이 후반부에 발목을 잡네요. 왜 실화와 각본의 힘을 믿지 못하는지... 음악은 왜 꼭 비장하고 축축해야만 하는지... 실화 자체가 품고있는 페이소스만으로도 충분한데 왜 꼭 거기다 감성 몇 스푼을 첨가해야만 직성이 풀리는지... 이런 소재의 이야기일수록 끝까지 건조함을 유지한채 블록버스터로서의 기능에만 보다 집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 와중에 새삼 하정우가 좋은 배우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영화 내내 일관된 톤과 호흡을 차분하고 묵직하게 유지하며 자칫 오글거릴 수 있는 전형적인 영웅 캐릭터와 영화에 안정감을 부여합니다. 무명시절부터 대본을 받고나면 흰색을 찾기가 힘들어질 정도로 노력하는 배우라는 건 알려진 사실이지만 사운드 믹싱에 뭔가 문제가 있는지 효과음이나 배경음에 비해 전반적으로 잘 안들리는 대사들 가운데서도 하정우의 딕션만큼은 흠 잡을데 없고, 후반부에 흔들리는 연출 속에서도 그의 절제되고 잘 계산된 연기 덕분에 이야기와 캐릭터가 설득력을 잃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하정우라는 배우가 영화 속 캐릭터가 그랬듯 영화의 비행과 착륙을 다 책임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나저나 하정우를 비롯해 영화 속 비행기의 승무원들이 전부 프로페셔널하고 손님들도 전반적으로 큰 진상없이 개념있어서 인간미가 느껴져 괜시리 보기 훈훈했습니다ㅎㅎ 그에 따른 반작용으로 여진구가 맡은 빌런이 더 꼴사납게 느껴졌는데 그렇다고 빌런 캐릭터가 결코 강력하거나 매력적이었던 건 아니라 이또한 묘한 부분이네요. 어쨌든 오랜만에 국산 팝콘무비가 땡겨서 선택한 영화였는데 전형적이지만 만듦새는 나쁘지 않아 선택에 후회는 없었습니다.

 

*별점 및 한줄평:

●●●(3/5) 시대와 실화라는 연료를 가득 채우고, 20세기 헐리웃 블록버스터의 공식으로 닦은 활주로에서 당당하게 이륙하여, 휴머니즘과 히어로즘의 두 날개를 달고 눈부시게 비행하다, 신파라는 난기류를 만나 아슬아슬하게 착륙한다.


발없는새

 

♡My Favorite Artists♡

찰리 채플린, 왕가위, 장이머우, 마틴 스콜세지, 샘 멘데스, 크리스토퍼 놀란, 로버트 드니로, 양조위...

Atachment
첨부 '1'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그래도 댓글 사랑 하시죠? "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430296 95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40] file Bob 2022.09.18 434462 139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3] file admin 2022.08.18 767906 203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4] admin 2022.08.17 517645 149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4] admin 2022.08.16 1172684 141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391607 173
더보기
칼럼 < RRR > 인도여 하나가 되어라, 반데 마타람! [6] file 카시모프 2022.08.23 3958 20
칼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 다른 종을 네 종과 같이 사랑하라 [24] file 카시모프 2023.05.05 5892 62
현황판 리볼버 굿즈 소진 현황판 [2] updatefile 너의영화는 2024.07.10 3921 2
현황판 태풍클럽 굿즈 소진 현황판 [2] updatefile 너의영화는 2024.06.20 10082 5
불판 8월 5일 (월) 선착순 이벤트 불판 [9] 붉은노을 2024.08.02 4775 24
불판 8월 2일(금) 선착순 이벤트 불판 [32] 더오피스 2024.08.01 9956 35
쏘핫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4]
2022.08.17 517645 149
쏘핫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40] file
image
profile Bob
2022.09.18 434462 139
영화잡담 듄 파트2 혹시 쿠키 있나요? [6]
2024.02.27 39008 4
개인적으로 올해 별로였던 영화들 5편 [7] file
image
2023.12.30 36826 12
영화잡담 파묘 혹시 쿠키 있나요? [6]
2024.02.22 35239 8
쏘핫 범죄도시4 마석도 스틸컷 공개 [5] file
image
2024.01.12 30894 49
수위 제일 높았던 영화 [28]
2024.02.20 29608 16
쏘핫 개인적으로 엔딩이 매우 인상적인 올해 영화들 [21] file
image
2023.12.28 27272 24
쏘핫 개인적인 국내 최고 특별관 & 일반관 추천(명당) 좌석 정리 [5] file
image
2022.09.29 25467 27
쏘핫 [블라인드펌]제발 영화보러 오지 마세요.. 아니 롯데시네마에 오지마세요.. [26] file
image
2023.12.05 25367 55
1100만 흥행 '파묘' "105억원 손해봤다" [21] file
image
2024.05.04 24666 18
영화잡담 (스포가능성)웡카 쿠키 크레딧 다 끝나고 나오나요? [5]
2024.01.31 22189 3
쏘핫 아쿠아맨2 에그지수 진짜 ㅋㅋ [21] file
image
2023.12.26 21993 38
영화관잡담 메가박스 수원스타필드 엥…? [6] file
image
2024.01.24 21601 9
근본 없이 갑툭튀 했지만 멋있었던 mcu 캐릭터들.. [2] file
image
2024.01.02 21096 14
쏘핫 이동진 평론가 <서울의 봄> 별점 및 한줄평 [11] file
image
2023.11.26 20830 46
<엔드게임> 이후 마블에서 잘나온 작품들 추천 (정주행용) [7] file
image
2023.11.14 20434 10
범죄도시4 베를린 관객들 평가 나오는중이네요 [4] file
image
Tio
2024.02.24 20254 13
건담 시드 때문에 또 충격이네요... [19]
2024.03.19 19419 10
쏘핫 이동진 평론가 <노량: 죽음의 바다> 별점 및 한줄평 [9] file
image
2023.12.25 19214 37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3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