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초반 주인공이 처음 하루를 보낼때에는
현대판 이반 데네소비치의 하루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물론 히라야마의 삶이 수용소 생활과 비교 될건 아니고
또 나름 페터슨이 시를 즐기듯 히라야마도 일상속에서 예술을 즐기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타인과 교류가 전혀 없어 보이고 먹는 것도 너무 부실해 보여서
이게 뭘까? 싶긴 했습니다.
그런데 하루하루 반복되는 하루를 주욱 보니
일상적인 루틴은 있지만 알람을 맞춰 놓고 뭘 하는 건 아니니
강박적인 건 절대 아니고
뭔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덜어낼건 덜어내고 이렇게 사는거구나..
그런데 히라야마는 왜 이렇게 사는것일까
영화는 과거를 소환하지 않기 떄문에 그걸 알려주지는 않지만
대략 예상해보면 아버지의 가업을 말아먹은것 정도 아닐까 싶긴 하더라구요.
과거가 어찌 됐든 영화는 그걸 끄집어 내지 않는다는게 좋았고
히라야마가 꾸는 꿈 같은게 중간에 나오는데
그날 있었던 일들이 꿈에 나오는걸로 봐서는 과거가 트라우마로 남지는 않았더라구요.
지금 현실에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비록 사람도 다 잃었지만 지금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소소히 챙기면서
결코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잃은건 아니었다라는게
정말 짠하고 좋았습니다.
비록 결말부에 그걸 확인하는 과정이 좀 부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요.
그리고 전 가업을 망쳤다기보다 언뜻 드러나듯이 주인공이 고학력에 부유한 집안 사람이라는걸 짐작할수 있는데 주인공은 후계자로서의 삶에 회의를 느끼고 가문과 멀어져 하루하루를 충만하게 사는 소박한 인생을 선택한듯 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