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버튼 감독의 두번째 장편영화 이자
사실상 할리우드에 팀버튼이라는 세글자를
제대로 각인시킨 그 영화 비틀쥬스의 속편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전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문제는 1편 한국제목 유령수업, 전편을
보지 않은 채로 보기엔 매우 매우
불편한 영화입니다. 여러 속편 영화들이
전편을 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회상, 상황을 일부러 만들어 자연스럽게
대사로 설명을 하거나 하는데.
비틀쥬스2는 그렇지 않습니다.
아에 이 영화는 전작이 무려 36년이
지났지만 관객이 전작을 봤다는
전제하에 진행을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마디로 전작을
안본 관객에게 왜? 뭥미?? 매우 불친절한
영화지만 이 영화를 보셨거나 아에 최근에
본 사람에게 오프닝부터 결말까지 여러 장면
장면, 하나 하나가 복기되면서 1편을 새롭고,
영리하게 다시 덧칠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1편에서 나오는 스쳐가는 배경들, 소품, 설정
의상, 2편에서 다시 한번 그대로 나오기도 하고
심지어 OST까지도 '비틀쥬스'의
가장 유명한 명장면에서 부르는
'Banana Boat song'이 2편에서는 어떻게
불리는지 거기에 그 명장면이 또 어떻게
다른노래를 이용해 새롭게 보여주는지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너무 좋습니다.
팀버튼 확실히 추억소환을 하려는지
속편에선 세계관 확장을 하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좀 더 완벽한 CG를
구현할수도 있었겠지만 일부러 1편에서의
그 때깔을 그대로 유지한채 조금 더
세련된 느낌만 줬을뿐 1편의 느낌을
살리려고 많이 노력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건 얼마전 '에이리언 로물루스' 에서도
에이리언 1편의 때깔을 그대로 살리려는
의도와 동일하다고 볼수 있겠네요)
런닝타임이 짦은게 매우 아쉬울 정도로
흥미로웠습니다. 팀 버튼 감독 작품
웬스데이, 덤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스케일이
아닌 와일드한 기교를 부리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마치 샘레이미가
어마어마 했던 스파이더맨 3부작 후에
초심의 마음으로 '드래그 미 투 헬'을
연출 한 느낌이라 할까요. 거기다 비틀쥬스는
팀버튼 초기 유명작 가위손. 배트맨 보다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크리스마스의 악몽'과
매우 닮아있습니다. 1편도 그랬지만
2편도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 적절하게
활용하기도 히고 이번 모니카 벨루치의
외형이 어떤 캐릭터와 매우 흡사 하다는걸
생각하면 참 재미있는 포인트입니다.
(1편에서도 나중에 할로윈 하면 빠질수 없는 그
엄청 유명해진 캐릭터가 스쳐 지나기도 합니다)
물론 단점, 아쉬운 점이 없는 영화는 아닙니다.
근데 이것조차도 1편에서의 아쉬웠던 점과
닮았더라구요ㅎㅎ
보실분들은 무조건 1편을 보고 가시길 바랍니다.
유튜브 리뷰보다 온전히 1편을 다 봐야
캐치할수 있는 장면들이 여러개 있습니다.
저도 기억이 안나서 웨이브, 쿠플에서
1300원 밖에 안하길래 복습하고 갔네요ㅎㅎ
'비틀쥬스 비틀쥬스' 제목에선
이제 두번 밖에 안불렀으니
'비틀쥬스 비틀쥬스 비틀쥬스' 세번 부르는
속편 영화가 다시 나오길 바래봅니다~
아주 여기저기 곳곳에 1편의 요소요소를 심어놨더라고요.
장례식장에서의 그 노래는 정말...아는 이들에겐 웃음이 터져나올...ㅋㅋㅋ
별로란 평들도 있어서 별 기대는 않고 그저 반가운 감독, 반가운 배우들 보러 갔는데 전 충분히 볼만했네요. 다른 특별관 포맷들 효과도 궁금해져서 포스터 받을 겸 보려고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