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드라마의 미덕을 가진 작품입니다. 결말도 아름답게 끝났고요. 하지만 보다보니 영화가 얘기하고픈 지점과는 다른 곳을 보게 되더군요. 좋은 영화보고 좋은 생각만 하고 싶었는데 😕
가장 슬펐던 장면은, 할머니가 부자 오라버니를 찾아갔을 때입니다. 동행한 손자가 이런 형제가 있었냐고 물어볼 정도라면 왕래가 없던 소원한 관계였겠죠.
암환자로 죽을 날을 받아둔 동생이 묘자리 마련할 돈을 좀 달라고 했지만 오빠는 모진 말로 거절하죠. 할머니가 체념해서 돌아가는 모습이 너무 씁쓸했네요. 피를 나눈 여동생이 그간 고생하며 살아온게 안타까워야 정상인데 말이죠. 사실 부모의 병수발을 할머니가 다 들었는데도 유산은 몽땅 오빠에게 줘버린게 너무했다 싶고요. 물론 그런 시절이었겠지만..
한편으로는 할머니의 세 자녀가 일찍부터 상속문제에 신경쓰는 것도 이해가 되더군요. 한번 결정되면 되돌리기 쉽지 않다는걸 다들 아니까. 기를 쓰고 달려드는게 비정해보이지만 현실이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아마 세남매는 살아가는 동안 가끔씩 상속문제를 들먹이며 싸우는 날들이 찾아올 듯 보입니다. 단순히 돈문제라서 그렇다기보단 형제자매가 공평하지 못한 대접을 받은건 두고두고 상처가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