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1277657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3b76cf74bda4148c74d4258367bdd50a3f55804c8407a30308d74c4659579c6b71f778135d27.jpg

 


한 남자가 있습니다. 평범한 중산층, 아니 중산층 이상의 삶을 사는 남자입니다. 남자의 주변은 늘 북적입니다. 가족들은 끊임없이 자기 할 말만 하고 학교에서도 다들 자기가 잘났다고 떠들어댑니다. 남자는 끊임없는 주변의 소리들을 귓등으로 흘립니다. 그런 가운데 남자는 가끔 기이한 악몽을 꿉니다. 정체 불명의 악몽을 꿀 때마다, 남자는 알 수 없는 두려움에 흔들리지만 다시 자신의 주변을 감싸는 수많은 사람들의 잡음에 섞이자면 안심하게 됩니다. 남자는 가끔 생각합니다. 어쩌면 천국은 잡음으로 가득할지도 모른다고요. 그렇다면 지옥은 무엇일까요. 죽음이란 어떤 것일까요.

 

죽음이란 아마도 평소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진지하게 들리는 곳일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 하나 하나에 무언가의 의미가 담겨 있고, 그 의미는 분명 비극을 내포하고 있으며, 사소한 악몽, 데쟈뷰라 느끼는 그 어떤 것을 일일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며 평소엔 비웃는 음모론에도 우린 끝장이야, 이제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되고 말 거야라고 믿는 그런 것일 겁니다.

 

이 영화 '화이트 노이즈'는 바로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일상과 비일상을 가르는 순간이 왔을 때, 인간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전혀 다르게 받아들임으로써 에로스로 가득한 삶이 미친 듯이 타나토스를 추구하는, 심지어 그 타나토스마저 죽여버리고 싶어하는 자아를 파괴하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고요. 하지만 이 빌어먹을 세상은 결국 죽음으로 향하고 있어도 우리는 이승에서 굴러야 한다고요. 헛소리와 같은 그 잡음이, 살아있음의 신호가 된다는 그 사실이, 얼마나 안도를 느끼게 하는지 깨닫고 난다면, 이 수없이 잡다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속에서 그저 즐기며, 바코드에 찍힌 듯한 평범하기 짝이 없는 나날이 행복하게 느껴지지 않겠느냐고요.

 

삶과 죽음을 노래하는 듯한 '화이트 노이즈'의 엔딩크레딧은 정말 멋집니다. 말 그대로 에로스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를 단번에 훅 느끼게 한달까요. 이상, 극장에서 어렵고 재미가 없어 난리가 났다고 했는데 저는 너무나 재밌었던 넷플릭스 영화 '화이트 노이즈'의 짧은 감상문이었습니다.

 

#화이트노이즈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1)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댓글 is inevitable "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485368 96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49] updatefile Bob 2022.09.18 498972 146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6] file admin 2022.08.18 837658 204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7] admin 2022.08.17 582454 151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6] admin 2022.08.16 1244615 143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442232 173
더보기
칼럼 <트랜스포머 ONE> 변신이란 무엇인가 [9] updatefile 카시모프 21:53 1735 17
칼럼 [장손-1] 콩/씨앗을 으깨 두부로 만들고 꽃을 태우는 집안 (스포) [6] updatefile Nashira 2024.09.25 2239 7
불판 9월 30일(월) 선착순 이벤트 불판 [10] new 장스 10:10 3040 18
불판 9월 27일(금) 선착순 이벤트 불판 [52] update 아맞다 2024.09.26 11064 33
이벤트 2024년 최고의 문제작! <보통의 가족> VIP시사회 초대 이벤트 [147] updatefile 지니스 파트너 2024.09.23 7810 105
후기/리뷰 스포x) 트포원 인포디 후기! (예고편에 나온 장면 위주로) newfile
image
LLD
16:24 87 0
영화잡담 무대인사 예매 팁이 있나요? [5] new
16:14 296 0
영화정보 <와일드 로봇> 씨네21 평점 newfile
image
16:11 318 6
후기/리뷰 대도시의 사랑법 짧은 후기 (스포 없음) [1] newfile
image
16:08 196 2
영화정보 <럭키,아파트>티저 포스터 newfile
image
15:56 181 0
영화잡담 <비긴 어게인>특별상영회 오픈(월드타워,건대) [5] newfile
image
15:39 712 4
영화관잡담 내가 좋아하는 자리는 남도 좋아할 수 있다는 건 알겠는데... [9] new
14:48 1263 6
후기/리뷰 바이크 라이더스 노스포 후기 [5] newfile
image
14:48 407 6
영화잡담 대도시 메박에서 2주차 무대인사 오픈했는데 예매를 못하네여 [8] newfile
image
14:02 789 1
후기/리뷰 <더 커버넌트> 후기 [1] newfile
image
13:59 617 4
영화정보 <죽고 싶지만 사랑은 하고 싶어> 극장동시 IPTV&VOD 서비스 오픈(9/27) newfile
image
13:41 252 2
영화잡담 [비긴어게인] 분배기 장면 속 미장센 [1] newfile
image
13:25 522 6
쏘핫 서독제 예산 전액 삭감이라는군요. [20] newfile
image
12:56 2327 35
영화잡담 이 영화 개봉하나요? newfile
image
12:54 524 3
영화정보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 [복수는 나의 것(1979)] 11월 개봉 예정 new
12:25 310 4
ㄴㅅㅍ) <더 커버넌트> 완전 재밌게 봤습니다 [8] newfile
image
12:22 1010 19
영화정보 최초여성 씨름영화<모래바람>티저포스터(11월 개봉) [2] newfile
image
12:20 472 4
[트랜스포머 ONE] 옵티머스 프라임 이름 유래(약스포) [11] newfile
image
12:19 726 13
영화잡담 의외로 코난 1기 극장판 평 좋네요 [2] newfile
image
12:13 431 2
영화정보 <공작새>메인 포스터(10월 개봉) newfile
image
12:10 381 2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4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