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로 보았습니다.
예전에 신은경 주연의 '노는 계집 창'이란 영화가 있었습니다. 이 영화를 또 아버지 덕에 어린 나이에 보고 저는 충공깽-_-;에 빠졌었습니다. 왜 그렇게 어른들이 인신매매를 무서워했는지 엄청나게 깨달음을 얻었달까요. 뭐 요즘에는 말도 안 되는 과거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수준이 되었지만... '강구바이 카티아와디'는 그런 '노는 계집 창'의 인도판, 것도 아주 오래전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처음부터 처참한 수준의 인도 인신매매의 과거를 보여줍니다. 14살의 여자애가 남편에게 매음굴로 팔려와서 무작정 남자를 받게 되고, 집으로 보내달라고 애원하는 여자애에게 강구바이가 나타나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해줍니다. 변호사의 딸이었던 강가가 배우가 되고 싶어서 한 남자를 쫓아갔다가 속아서 매음굴에 팔리고, 그 후 이름을 강구로 바꾸어 살아간 끝에 '마피아퀸'이 된 사연. 이 사연을 들여다 보자면 절로 '수리남'의 강인구(하정우 역)가 떠오르더라고요. (같은 강씨라 그런가)
'수리남'에서 강인구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운명의 실에 이끌려 결국 마약브로커(공작이지만) 행세를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강인구와 강구바이는 전혀 상황이 다릅니다. 강인구는 이 공작이 끝나면 본래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지만, 강구바이에겐 돌아갈 곳이 없습니다. 매음굴에서 살게 되면 평생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 인도의 풍습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는데 영화에서 묘사한 걸 보면, 한 번 매춘부가 되면 평생 그 신세에서 벗어날 수 없고, 업신여김을 당하며 살아야 하는 것 같았습니다.)
강구바이는 매춘부가 되어버린 현실을 받아들인 후, 이를 악물고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보다 높은 자리에 올라, 자신을 비롯한 사천명의 매춘부들의 지위를 향상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강구바이의 삶을 통해 보는 인도의 역사는 처참합니다. 어떤 면에서 보자면 우리나라의 과거와 닮아 있기에 씁쓸하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지금의 인도는 어떨까. 사정이 좀 나아졌을까 궁금해지기도 하더군요. 알리아 바트가 너무 예뻐서 이 사람 영화 찾아봐야지 하다가 보기 시작했는데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녀가 주연한 인도의 가정폭력을 주제로 한 영화도 볼 생각입니다.
이상, 바후발리 이후 인도영화에 입문하여 화이트 타이거, 시크릿 슈퍼스타, RRR, 블라인드 멜로디 등을 본 인도영화 입문기 1무코의 단평이었습니다. 인도에 대해 잘 아시는 분들이 보시고 어떤 리뷰를 쓰실지 궁금해지네요.
아래 동영상은 영화 안에서 무척 좋았던 노래와 장면입니다. 강구바이가 자신에게 구애하는 남자를 희롱하는 장면이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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