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드 헤인즈 감독이 연출한 <메이 디셈버>는 충격적인 사건의 인물을 직접 취재하는 여배우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유명 여배우인 엘리자베스(나탈리 포트만)은 차기작을 준비하던 와중 자신이 연기해야 하는 실제 사건의 인물인 그레이시(줄리안 무어)를 직접 만나기 위해 그녀가 살고 있는 작은 마을로 향합니다.
그레이시와 그의 어린 남편 조(찰스 멜튼)는 그녀를 환대합니다. 하지만 이 부부에겐 큰 사건이 20여 년 전에 있었습니다. 조는 다름 아니라 그레이시의 아들 친구였고 더 충격적인 것은 조가 중학생 때 그녀와 관계를 맺어 현재는 대학생이 되는 아이들을 두고 있다는 것이죠.
당시 이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지만 이 부부는 그 동네를 떠나지 않고 살았고 그레이시는 감옥에도 다녀왔습니다. 이 충격적인 이야기를 영화화했고 그 주인공이 바로 엘리자베스죠. 그레이시의 적극적인 배려로 엘리자베스는 그녀와 그녀 주변 인물 그리고 이 마을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넘지 말아야할 선도 넘어보려고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이 연기해야 하는 그레이시라는 사람에 대한 공부이긴 하지만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메이 디셈버>는 20년 같이 살아온 부부의 이야기이자 이를 관찰하는(심지어 배우가...)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외부인의 등장으로 이 부부는 사랑에 대한 의심이 확실함으로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전작 <캐롤>에서도 위기의 주부(?)가 새로운 사람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는데 이 작품에선 조금 다른 면을 보여줍니다. 자신이 지켜왔던 것을 좀 더 공고히 하는 아내와 믿음이 깨지는 순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남편의 모습을 관찰자(배우)는 관객들에게 전달합니다.
하지만 결국 엘리자베스가 연기하는 그레이시는 재 가공된 인물입니다. 자기의 해석이 들어가는 것이죠. 영화라는 매체 즉 이야기와 캐릭터를 다루는 모든 매체는 사실 그대로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것을 이 작품을 통해 다시 보여줍니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을 엔딩 장면에서 엘리자베스가 자신이 맘에 들때까지 연기하는 모습으로 보여주는데 굉장히 인상 깊은 마무리였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