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댄싱퀸]을 봤습니다.
원제는 그냥 [댄싱퀸]이고 당연하게도 아바의 그 노래가 나옵니다.
학교에 전학 온 힙합댄서 겸 인플루언서 소년에게 반한 주인공 '미나'가
덕분에 춤을 접하게 되고 모범생이던 삶을 벗어나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딛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사건들이 벌어져요.
예고편에서 나왔고 짐작했던 내용이 더도덜도 말고 딱 그만큼 나와요.
워낙 소품이고 이야기도 큰 야심은 없는 성장드라마라서 TV 단막극 같네요.
엽서에서 볼 법한 아름다운 화면들이 한 번씩 나오긴 하는데... 모두 야외입니다.
실내로 들어가면 조촐한 예산의 한계가 여실히 느껴져요.
요즘 영화라 그런지 아동청소년을 주 관객으로 상정해서인지 모르겠으나
뚜렷한 악역이 없습니다. 주인공이 반한 소년이 못되먹긴 했는데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상황이었고 흔히 볼 수준의 나쁨입니다.
애들끼리 갈등 자체도 표면적으로 그려지는 게 없어요.
오히려 주인공 미나와 어머니, 그리고 어머니와 할머니 사이 갈등을 다루는 수위가 높고
실재로 이들 세 사람의 관계가 매우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맛이 있고 예상을 벗어나지 않아 설렁설렁 보는 맛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착하고 조심스러운 느낌이랄까.
조미료 넣지 않고 조리한 건강식 먹는 기분이었습니다.
주인공 '미나' 역의 캐스팅은 매우 절묘한데 이야기에 딱입니다.
큰 갈등 요소인 체형에 대한 컴플렉스에도 적당히 들어맞고
범생이, 못난이, 짝사랑, 첫사랑의 역을 연기하는 모든 장면에 착붙입니다.
마지막 경연대회에서 주인공의 공연은 의미 전달엔 충분했을지 몰라도
조금쯤 포인트 있고 정리된 안무를 보여줬어도 좋지 않았나 아쉬움이 남습니다.
작중에 춤을 연습하는 장면들이 있고 스킬적으로 상당히 성장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정작 여기선 심하게 허우적거리는 느낌이 있거든요.
마지막 장면을 초반에 촬영한 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
+
같은 대본으로 한국에서 제작되었다면 힙합보단 케이팦댄스를 배우는 쪽이 되었을까요.
마지막 깜짝 카메오로 현역 아이돌도 나와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