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이기 때문에 스포 걱정은 좀 덜고 영화의 내용을 일부 기재했습니다 문제가 될 것 같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프닝 시퀀스부터 확 몰입되더라고요 꼬옥 처음부터 보세요
K-넘버는 해외로 가는 한국 입양아들의 일련번호입니다 '한국 아동의 해외 입양'을 다룬 다큐이나 입양아들의 현지 적응, 인종차별 등은 거의 말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국가가 아동을 해외로 어떻게 수출했는지, 그를 어떻게 감추고 있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해외 입양은 ‘국가가 주도한 인신매매’로 그려집니다
저는 부끄럽게도 해외 입양에 대해 부모 잃은 아이가 좋은 가정으로 입양 가면 좋은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해 왔어요 제가 얼마나 나이브했는지 많이 반성했습니다 어떤 무지는 죄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요
해외 입양 담당 기관은 홀트아동복지회를 위시합니다 어느 정도냐면, 홀트는 삼청교육대와 형제보육원에 비견되어 소개됩니다 억지로 혹은 거짓으로 아이를 부모에게서 분리하는 방식은 위안부의 그것과 같았고요 이런 내용들이 설명되는 와중에 홀트 건물 벽의 '시작은 사랑이었습니다' 문구가 보이는데 소름 돋았어요 그러다 한 입양아(였다가 현재는 어른이 되신)가 묻습니다 한국인들은 몇 십 년 간의 해외입양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뿌리를 찾겠다며 몇 번이고 한국에 입국해 노력하는 그분께 제가 드릴 말씀이 없겠더라고요 그때는 부끄러움에 소름이 돋았네요
영화는 저출생 1위인 한국은 '아이를 사랑할 능력이 없다'고 말합니다 가난해 인구를 부양할 능력이 없을 땐 아이들을 팔고, 고령화 사회가 되니 가임기 여성 지도 만들기 같은 뻘짓을 하는 이 나라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헬조선, 이 나라 망했다'는 식의 패배주의가 절대 아닙니다 복지의 천국 비슷하게 여겨지는 북유럽의 민낯에 대해서도 나오는 걸요 다만 <케이 넘버> 영화 포스터에 '國家는 알고 있었다'는 문구가 있거든요 '집 가'자를 보니 기분이 이상하네요
말이 길어졌는데 한 번쯤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홀트와 한국을 대상으로 건 소송이 판결나는 데 걸린 5년, 뒤이은 홀트의 항소에 냉소하며 이젠 포기했다는 한 입양자분 같은 분들이 더 생기지 않게요 'average korean'들이 해외 입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 이 영화는 충분히 의미 있습니다 그렇다고 의미만 있는 영화는 아니고, 영화 자체도 편집이 매끄럽고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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