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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9950.jpeg

 

고질라, 로그원을 연출했던 가렛 에드워즈의 작품. 앞서 말한 두 영화를 지금도 생각날때면 돌려볼 정도로 좋아한다. 스토리와 세계관도 그렇지만 그 모든 것을 그려내는 가렛 에드워즈의 구도와 연출은... 정말 비주얼리스트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감독이 근 5년만에 들고 온 크리에이터는, 비주얼만 남은 영화였다. 

 

 

IMG_9952.jpeg

 

인간과 AI의 대립이라는 시놉시스는 떠오르는 영화가 한 둘이 아닌 만큼 그 소재를 어떻게 다룰지가 가장 궁금했는데 모두 예측이 되는 전개였던 점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SF라는 장르는 어떻게는 겹칠 수 밖에 없고 그 점을 당연히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 뻔한 소재를 어떻게 다루고, 어떻게 다듬고,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작품성이 달라진다. 독창적인 영화가 될지 양산형 영화가 될지는 바로 이 점에 달려있고, 크리에이터는 그런 측면에서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IMG_9947.jpeg

 

영화에서 가장 불호였던 지점은 바로 아시아에 대한 오리엔탈리즘. 영화 속 뉴아시아라는 가상의 지역은 중국과 일본이 합쳐진 듯 그려지는데, 그냥... 보는 내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른 분의 말을 빌려보자면 정말 영화적으로 멋있어 보이기 위해 이것 저것 맘대로 끌어왔다는게 확 느껴졌던 부분. 

 

 

IMG_9954.jpeg

 

거기에 액션까지 밋밋하니 특정 시점부터는 눈에 초점을 잃고 보게 되었다. 정말 작품 내에 활용할 수 있는 요소들이 한 두가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레이저 총만 쏴대니... 거기에 긴장감조차 떨어져 이 단점이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IMG_9956.jpeg

 

잠깐 딴 길로 새보자면, 감독의 전작인 로그 원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크리에이터와 반대로 게릴라전이였다. 

 

6편에 달하는 시리즈 동안 그저 화면을 채우기 위한 것 처럼 보였던 스톰트루퍼라는 군대가 처음으로 공포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무기력하게 죽어나가는 반란군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신선한 충격에 휩싸였던 기억이 생생한데, 크리에이터는... 

 

각설하고, 크리에이터의 액션은 엉성하고, 밋밋하며,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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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9949.jpeg.jpg

 

그럼에도 글의 초반부에 언급했던 비주얼 하나만큼은 정말 좋았다. 가렛 에드워즈의 특기 중 하나가 미친놈같은(좋은뜻) 카메라의 구도라고 생각한다. 거대한 무언가를 카메라에 담을때 보는 관객 마저도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고질라의 괴수, 로그원의 데스스타, 그리고 이번 작품의 노마드까지, 정말 보는 내내 감탄만 나왔다. 배경에 끊임없이 잡히는 모습이 데스스타가 연상되기도 했고, 특히 독특한 사운드와 함께 타겟팅 포인트를 레이저로 보여주는 설정이 정말 좋았다. 이 설정이 진짜 신의 한수로 느껴졌던...

 

이 외에도 풍광이나 자연을 담아내는 모습을 보면 정말 영상미는 깔래야 깔 수가 없는 감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기다렸던 작품이고, 정말 실망했던 작품이였다. 오히려 기대를 안 했다면 평범한 킬링타임 용 작품으로 생각했을텐데... 감독에 대한 애정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 기분이다. 

 

다음에는 꼭 좋은 스토리로 다시 만나기를...


profile 박재난

세미는 뽀미에게 물린 상처에 물이 닿지 않게, 손을 높게 들어 올리고는 샤워를 한다. 엄마는 예의도 없이 불쑥 들어와 다 큰 딸의 상처에 주방용 랩을 대충 감아주었다. 세미는 그게 나쁘지 않았다.

 

세미는 조이와 단둘이 마주보고는 '사랑해'라는 말을 가르친다. 세미는 그 말을 또렷이, 아주 정확하게 반복했다. 눈치 없는 아빠는 세미의 방으로 쳐들어와 조이에게 아빠 해봐, 아빠 잘생겼다! 같은 말들을 던지며 장난을 쳤다. 세미는 아빠를 내쫓고는 조이에게 다시 속삭인다. '사랑해."

 

우리는 세미가 잠드는 모습을 보게 된다. 조금씩 아주 서서히 주변의 소리도 시야도 사라지는 그 모습을. 오늘 하루 세미에게 좀처럼 찾아오지 않던 평화가 드디어 찾아오고 있음을. 설레는 마음도, 슬픔도, 사랑도, 모두 뒤로 한 채로, 아주 천천히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너는

 

잠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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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Cayde666 2023.10.08 00:13
    진짜 10개국가를 로테했다던 풍경은 좋았는데.. 스토리가 넘 아쉬워요 ㅠㅠ
  • @Cayde666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박재난 2023.10.08 00:57
    로케 때깔은 저도 정말 좋았는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모르겠네요...
  • profile
    초코무스 2023.10.08 01:39
    저는 로그원을 안본 눈이라 와 영상미 미쳤다, 스토리는 그냥 평작이구나 이래서 괜찮게 봤는데 감독 전작 보신분들은 다들 기대감이 있으셨던거 같더라고요.
    역시 기대없이 내려놓고 봐야 하나봅니다.
  • @초코무스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박재난 2023.10.08 14:30
    제가 기대감이 커서 더 실망했던 것 같아요
  • profile
    Nashira 2023.10.08 13:52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거부감이 얼마나 큰가에 따라 평가가 나뉘어질 수도 있겠네요.
    전 몇몇 꽂히는 포인트 땜에 극호였으나 솔직히 욕 꽤나 먹겠다 싶긴 하더라구요.
  • @Nashira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박재난 2023.10.08 14:30
    개인적으로는 오리엔탈리즘 없었어도 평가는 똑같았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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