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년 전 스콜세지 감독이 마블 영화를 가리켜 "시네마"가 아닌 "테마파크"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는데요. 용산 CGV 4DX 포맷으로 관람한 <탑건: 매버릭>은 완벽한 오락적 체험을 선사하는 테마파크인 동시에, 90년대 헐리웃 블록버스터의 위엄을 소환하는 웰메이드 시네마입니다.
- 평소 4DX 보다는 아이맥스를 선호하는지라 이 영화가 용산 4DX관에서 관람한 네번째 영화입니다.(참고로 다른 4DX관은 용산에 못 미칠것 같아 거르는 편) 실로 역대급 쾌감과 스릴을 만끽했습니다.
- 초반부 마하10에 도전하는 비행씬에서 고도와 스피드가 점점 상승할 때 느껴지는 목덜미의 뜨거운 열기! 빠른 진동과 함께 젖혀지는 의자 위에서 손에 땀을 쥐며, 저도 모르게 매버릭과 같이 'Come on... Come on...' 이라고 중얼거렸습니다. 게다가 비행 훈련씬이나 후반부 전투씬에서 screenX 포맷으로 변환되는 효과가 너무나 탁월했습니다. 마치 내가 편대에 속하여 그들과 함께 창공을 누비며 적과 싸우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안전벨트가 필요할 정도입니다.
- 다른 디테일한 효과들도 체험의 퀄리티를 한층 높여줍니다.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올 때 마다 등을 콩콩 때리는 비트는 뭔가 귀엽구요. 비행씬에서 머리가 흩날릴 정도로 부는 바람이나, 포탄이 날아갈 때 다리와 귓볼을 절묘하게 스치는 효과까지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후반부 매버릭이 적진에 불시착했을 때는 천장에서 흩날리는 눈발에 시선을 뺏긴채 순간 "겨울왕국"에 와있는 줄 착각했네요.
- 이 영화는 개봉 당시에는 현생을 사느라 바빠서 이번 아카데미 기획전을 계기로 뒤늦게 접했는데요. 일반, MX, 돌비(코엑스)에 이어 4회차는 4DX(용산) 포맷으로 도장깨기 하듯 관람했습니다. 어떤 포맷이 베스트냐 묻는다면, 전부 베스트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서두에 언급한대로 시네마적인 완성도까지 갖춘 블록버스터에는 사실 별다른 포맷이 필요 없으니까요. 아직 아이맥스 포맷은 접하지 못했는데 기회가 되면 5회차 관람은 꼭 아이맥스로 장식하고 싶네요.
- 거듭 관람하다 보니 장르적 클리셰가 보일 때 마다 어쩔 수 없이 약간의 오글거림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파라마운트 로고가 등장할 때 테마 음악과 함께 울리는 종소리는 매번 묘한 설렘을 안겨주는 듯 합니다.
- 사실 이번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영화들이 뭔가 고만고만한 느낌인데요.(국내 미개봉 등을 이유로 아직 보지 못한 몇몇 작품 제외) 최근 아카데미 추세가 PC주의의 영향권에 있는지라 의외로 이 영화가 작품상을 가져가면 꽤 신선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별점 & 한두줄평
●●●● 오랜만에 흠뻑 느껴 보는 "리얼 아메리칸 블록버스터"의 쾌감과 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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