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링클레이터, 가장 좋아하는 감독님 중 한분입니다. 특히 감독님의 '보이후드'는 제가 아직까지 본 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주로 실사영화를 연출하시는 분이지만 가끔씩 '웨이킹 라이프', '스캐너 다클리' 같은 애니메이션도 연출하셨으며 마지막 애니메이션이었던 스캐너 다클리 이후로 16년만에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공개했습니다.
영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60년대 미국의 장기 프로젝트 중 하나였던 아폴로 계획에 관한 영화입니다. 영화에서 중심이 되는 스토리는 아폴로 계획이지만 그뿐만 아니라 50~60년대 미국의 전반적인 사회, 특히 나사가 있던 텍사스 주의 휴스턴의 사회에 대해 다루는 내용입니다. 왜 텍사스인지를 생각해보면 링클레이터 감독님이 바로 텍사스 출신입니다. 작중 주인공의 나이 또한 60년생이신 감독님과 비슷한 또래로 아마도 감독님이 이 영화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자신, 그리고 자신의 친구들, 가족들에 대한 자전적인 이야기 같습니다.
영화의 주된 스토리는 인류가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딛였던 아폴로 11호 전에 한 소년이 먼저 달을 극비로 탐사했었다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소년은 가족까지 포함해서 주변 사람들이 아무도 모르게 나사와 함께 훈련을 하고 결국 달까지 갔다옵니다. 달 착륙까지 무사히 성공하고 발까지 디디고 오지만 사회에는 전혀 보도되지 않습다. 이러한 주된 스토리에 곁가지로 60년대 미국 아이들이 본 사회, 문화 등이 많이 나오며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향수를 일으키는 링클레이터 특유의 연출이 돋보입니다. 많은 한국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며 응답하라 시리즈를 떠올리실텐데 응답하라 시리즈는 당시 사회를 겪어본, 또한 겪어보지 않아본 사람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링클레이터 감독님이 현재 보이후드에 이어 20년짜리 초장기 프로젝트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작품의 원안은 작년에 타계하신 스티븐 손드하임의 뮤지컬 'Merrily We Roll Along'이며 이미 촬영에 들어갔으며 2040년 공개가 목표라고 합니다. 최근작들은 생각보다 많이 평범하여 조금 실망을 했지만 이 영화를 보니 그의 차기작들이 기대가 안될 수가 없네요.
평점: 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