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jpg

쟤가 모두 보았답니다.

-굳이 가사로 보자면 인조에게 대입해볼 수는 있을텐데, 분위기가 어울려 첨부해보았다. 사극풍의 노래는 잘 알지 못하는 터라...

 최근 씨네큐에 푹 빠지게 되었다. CGV를 오랫동안 드나들었다지만, 리클라이너관 한 번 맛보니, 심지어 CGV 일반관과 가격이 같은 그곳을 한 번 맛보니 더는 CGV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애인은 대학원 학회 일정으로 바빠 서울로 올라갔었고, 나 홀로 퇴근한 뒤 관람하였다.

 최무성 배우가 출연한다하여 본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영화는 몰입도가 높았다.


02.jpg

마저 치십시오.

 야맹증은 이전부터 알고 있는 증상이었는데, 주맹증에 대해서는 그 단어 자체가 낯설어 새로웠다.

하루의 반 정도만 봉사인 경수는, 병을 앓고 있는 동생을 위해 궁의 내의원으로서 출셋길 시작에 발을 들인다. 앞만 안 보이지, 실력 자체가 출중했기에 딱히 어려울 것도 없었다.

 

 오히려 얼추 보이는 것을 숨기고 약한 체, 비굴히 사는 것이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빛이 없는 곳에 더 잘 보이는, 항상 조용히, 날갯짓 소리조차 내지 말아야 할 아주 약한 올빼미로 말이다.


03.jpg

대가리 가장 많이 박은 왕.

 나이 먹고 판단력 흐려진, 노쇠한 왕 그 자체로 등장하는 인조. 보는 내내 얼마나 갑갑하고, 직접 역모를 꾀하고 싶을 수준이었다.

 실제로 인조는 어쩌면, 대가리를 박게 한 그 수모 탓에 명을 버릴 수 없다고 위선을 부리던 것이 아니었을까. 참으로 약했기에 슬프기만 한 시대상이다.


04.jpg

전 고통을 준 후에 즐거움을 줍니다.

 영화를 관람한 유일한 이유였다. 최무성 배우는 그 마스크가 사극에도 안 어울릴 수 없는 자의 것이었는데, 본작에서는 은근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비중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는데, 신분계급상 뭔가 어중간한 중간 위치라서 적잖이 쪼는 모습에 아쉬웠다.

 이래서 사극을 기피했었거늘!

 

 그렇게 짧은 러닝타임도 아녔기에 중간중간 개그요소가 잦아 늘어지는 경향도 없잖아 보였다. 딱 그 진상을 목격한 순간을 기점으로, 작품의 장르는 완전히 바뀌는데 연출이 굉장히 오싹했던 기억이 있다.


05.jpg

너무 오랜만에 보는 얼굴.

 정의를 택하기에는, 그 이전의 캐릭터 소개부터 한 치 앞이 다 보이는 인물였다. 결국 조금 더 편한 길로 타협을 보아 진실을 묻어버리고, 부하 관리도 제대로 못해 모든 것을 아는 천한 이를 놓아주게 된다.

 

 진실을 말하면 무너져버리는 세상에서 눈 감고 귀 막은 듯이 살아가는 낮은 이들.

 

처음의 외침이 어려웠지, 두번부터는 거칠게 없어졌었지.

동생을 위한다지만, 내 몸뚱이 하나 보전한다고 진실을 덮어둘텐가?

혹시 저 꼬마가 왕이 되어 내 든든한 뒷배가 되어줄지도 모를텐데?

그래서 벌레 주제에 용기를 내보았는데,

역시 벌레는 벌레라고, 만용에 불과했네.

영화를 보고 홀린 듯 써본 글귀.

 

ps. 음 너무 멋있고.

07.jpg

pps. 인스타에 쓴 짤막 리뷰다.

08.jpg(by. SQUARE IDIOT)

(by. 네모바보)


profile 네모바보

영화가 최고의 낙입니다요.

Atachment
첨부 '7'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 스콧 2022.11.27 18:22
    리뷰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ㅎㅎㅎ
  • @스콧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네모바보 2022.11.27 19:23
    보잘것없는 끄적임 재밌게 봐주셨다니 감사합니다. :)
  • @네모바보님에게 보내는 답글
    스콧 2022.11.27 20:37
    이글 읽고 작성해주신 다른글들도 읽었는데 너무 재밌네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 @스콧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네모바보 2022.11.28 18:41
    아이고... 감사합니다 기분이 너무 좋네요. :)
    이번 주도 화이팅하세용. :D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446946 96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41] file Bob 2022.09.18 455316 140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3] file admin 2022.08.18 786937 203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5] admin 2022.08.17 536062 150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4] admin 2022.08.16 1191997 141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405756 173
더보기
칼럼 Judge Dredd 장르를 말아 먹은 실베스터 스탤론 [6] updatefile 5kids2feed 2024.08.24 2025 5
칼럼 <트위스터스> 길들여지지 않는 것을 길들이기 [2] updatefile 카시모프 2024.08.22 1809 25
불판 8월 27일(화) 선착순 이벤트 불판 [56] update 아맞다 2024.08.26 14091 40
불판 8월 26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55] 너의영화는 2024.08.23 15867 41
이벤트 더 강렬하고 더 진하게 돌아왔다! <베테랑2> 최초 시사회 초대 이벤트 [154] newfile cjenmmovie 파트너 14:07 3365 109
영화잡담 늘봄가든은 포스터따로 안주나요.. new
00:15 45 0
후기/리뷰 [그녀의 남자]를 보고(약스포) newfile
image
00:11 26 0
영화잡담 8월 27일 박스오피스 newfile
image
00:02 240 6
후기/리뷰 [쥐잡이]를 보고(약스포) newfile
image
23:59 40 0
후기/리뷰 늦은 8월14일 개봉작4편 한줄평 new
23:58 102 1
후기/리뷰 [만덜레이]를 보고(약스포) newfile
image
23:45 45 0
영화잡담 본 레거시는 맷 데이먼 나오는 트릴로지, 제이슨 본이랑은 연관 없나요? [5] new
23:44 208 0
영화정보 <트랜스포머 ONE> 돌비 포스터 [5] newfile
image
23:35 362 5
후기/리뷰 그 여름날의 거짓말 시사회 후기 new
23:34 159 3
영화잡담 여러분의 인생영화 or 5점 만점 영화는 무엇인가요? [14] newfile
image
profile 010
23:31 334 5
영화잡담 로물루스 4회차에 느꼈습니다.(스포) [3] new
23:24 344 4
영화잡담 에이리언 막차 탔습니다 [4] newfile
image
23:19 299 5
영화잡담 영화관련된 내용은 아닌데 jtbc 어이없네요;;; (텔레그램) [5] newfile
image
23:19 737 8
영화관잡담 픽처하우스 굿즈 수령 시간 [4] new
23:17 230 2
후기/리뷰 그 여름날의 거짓말 무코 시사 [4] new
23:06 214 1
영화잡담 내일 늘봄가든 보러갑니다~ new
23:02 82 0
영화잡담 <수퍼소닉3>한국자막 예고편 [2] new
22:54 210 1
후기/리뷰 무코 시사회로 본 <그 여름날의 거짓말> new
22:48 193 1
영화잡담 킬 몽키맨보단 나을까용? [8] new
22:42 278 1
영화잡담 라라랜드 이번 재개봉도 보시나요?! [6] new
22:35 404 1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40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