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11846048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common-1.jpeg

 

최근 본 한국영화 중 가장 실망스러웠습니다. 초반에는 주인공의 캐릭터성과 닥친 상황이 맞물려 흥미를 유발하는 가운데 여장을 한다는 설정에 어느정도 납득이 갑니다. 허나 중반부로 향할수록 전개가 매끄럽지 않고 이음새가 툭툭 끊어지는 느낌이 드는데 오로지 조정석의 원맨쇼와 개그로 모든 것을 채우려는 의도가 두드러집니다. 조정석의 타고난 끼와 연기 감각으로 만들어낸 웃음 유발 구간이 꽤나 있고 개그 타율도 낮다고 할 순 없지만, 2시간이 채 안되는 러닝타임 속에서 점점 식상함과 지루함 또한 함께 유발됩니다. 후반부에는 여장한 조정석을 그만 좀 보고싶은 심정마저 들었습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항로 선택을 잘못했다는 점입니다. 주인공이 빠진 딜레마를 통해 시의적 이슈와 사회적 기류를 날카롭게 정면 돌파하며 신랄하게 풍자하는 블랙 코미디로 방향을 잡았다면 꽤 신선한 국산 코미디가 탄생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딜레마를 기껏 가져와서 찔끔찔끔 건드려만 보다가 쉽고 안전한 항로로 에둘러 가며 상투적인 시추에이션 코미디물에 안주하고 맙니다.

 

조정석이 메이크업에 공들여가며 열연을 펼친 캐릭터는 그저 웃음을 위한 도구로 소모될 뿐이고 드라마 또한 차곡차곡 쌓이지 못하고 휘발될 뿐입니다. 따라서 후반부로 갈수록 전개되는 상황과 인물들의 행동에 (납득이가 와서 한 소리 해야될 만큼) 납득이 가질 않으며, 이런 류의 스토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인물의 성장과 변화' 또한 전혀 울림을 주지 못합니다. 조정석이라는 코미디에 특화된 배우가 여장 남자로 분장하여 원맨쇼를 펼치며 관객들 배꼽을 노리는게 목적의 전부라면 차라리 SNL에서 하는게 더 웃겼을 것 같습니다.

 

한가지 수확은 한선화의 존재감이 조정석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적은 분량이지만 오히려 한선화의 캐릭터가 인상적이며 조정석과의 콤비 개그도 상당히 잘 소화해냅니다.

 

조정석의 팬이나 이런 설정의 시추에이션 코미디를 선호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2시간 짜리 극장용 장편 코미디로서 그다지 추천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 영화입니다.

 

*별점: ●●(2/5)


발없는새

 

♡My Favorite Artists♡

찰리 채플린, 왕가위, 장이머우, 마틴 스콜세지, 샘 멘데스, 크리스토퍼 놀란, 로버트 드니로, 양조위...

Atachment
첨부 '1'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1)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 profile
    하빈 2024.08.16 02:55
    말씀하신 대부분 공감하고 그래서 저도 애매하게 생각하고 배우들 연기까지 합쳐 2.5줬던 영화인데
    이것저것 안 따지고 조정석 원맨쇼 원하는 관객들 니즈엔 충분히 부합할 거란 생각도 들더라고요.
  • @하빈님에게 보내는 답글
    발없는새 2024.08.16 02:59
    맞습니다 조정석은 웃긴데 영화는 재미가 없었어요ㅎㅎ
  • profile
    미도 2024.08.16 02:55
    전체적으로 엄청 공감이 되네요!
  • @미도님에게 보내는 답글
    발없는새 2024.08.16 03:00
    공감이란 단어는 언제 들어도 좋네요 편안한 밤 되세요ㅎ
  • profile
    우야네 2024.08.16 03:48
    저두 그다지 웃기지가 않고, 그저 조정석에게 기댄 딱 그런 영화였습니다. 사람들이 웃어서 따라 웃은거 외에는 집에서 그저 이런 영화가 몇백만이나..했을 것 같았습니다.
  • 청코코누코코 2024.08.16 10:27
    아무리 영화지만 여장해도 여장남자 같았어요....
    부분 부분 웃음 요소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그냥 한번
    이상은 보고 싶지 않은 그런 영화였습니다
  • 늴리리 2024.08.16 11:28
    가볍게 보기 ㄱㅊ은정도인것같아요
  • profile
    웨이드 2024.08.16 17:45
    너무 유치하고 시간아까운 ㅠㅠ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687892 96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52] file Bob 2022.09.18 803854 148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8] file admin 2022.08.18 1136194 204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70] admin 2022.08.17 839469 151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6] admin 2022.08.16 1517633 143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599001 173
더보기
칼럼 <보통의 가족> 양심의 기운 빠진 외침 [5] file 카시모프 2024.10.17 33702 14
칼럼 <레드 룸스> T가 공감하는 방법 [28] file 카시모프 2024.10.10 151918 26
불판 10월 21일(월) 선착순 이벤트 불판 [13] update 아맞다 2024.10.18 35360 31
불판 10월 18일 금요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124] 은은 2024.10.17 58961 55
이벤트 U+tv 모아 10일이상 출석하면 커피가?! file 엘지유플러스 파트너 2024.10.02 133802 13
영화잡담 3주차에도 계속되는 <조커2> 폭락 행진 [4] new
02:40 314 1
영화잡담 블룸하우스,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 영화화 작업 중 [1] new
02:28 114 1
후기/리뷰 (약스포) 트위스터스 4DX 후기 - 예전 관람 new
02:18 61 0
영화잡담 구룡성채... 낭만이 있네요. new
01:13 194 0
영화잡담 스마일2 보기전에 스마일1을 귀찮아서 볼까말까하다가 봤는데 재밌네요 [1] new
01:04 206 0
영화잡담 한국 극장영화의 멸망에 베팅할 것인가. new
00:37 590 4
10월 20일 박스오피스 [4] newfile
image
00:01 832 10
후기/리뷰 [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트라비아타]를 보고(약스포) newfile
image
23:54 158 0
후기/리뷰 할머니가 죽기전 백만장다 되는법(안봤으면 어쩔뻔 했을까? 스포) [5] new
23:33 291 2
후기/리뷰 '블루 자이언트' 남돌비 보다가 눈물흘렸습니다 [5] newfile
image
23:17 589 4
영화잡담 이동진 평론가'보통의 가족'한줄평 newfile
image
23:13 921 6
영화관잡담 센텀은 언제쯤 정보가 나올지 모르겠네요. [4] new
KG
22:34 469 4
영화잡담 김대명 데이즈드(DAZED) 화보 newfile
image
22:31 311 2
영화잡담 노상현 마리끌레르(Marie Claire) 화보 [2] newfile
image
22:26 347 5
영화관잡담 메가박스 바삭팝콘 후기 [9] newfile
image
22:10 1013 9
영화잡담 야구 중계예몌도 엄청나네요 ㅋ [4] newfile
image
21:44 718 2
아이브 무인 1열에서 보고왔습니다(+동영상 추가) [13] newfile
image
21:42 1097 12
후기/리뷰 어머님의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간단 평 new
21:39 586 9
영화관잡담 CGV에서 뿌린 <베테랑2> 무료 쿠폰이요 [10] new
21:24 1471 3
영화잡담 (착각했습니다😑) 울아맥 리뉴얼로 재개봉한 노 웨이 홈이 펀 버전이었군요 [2] new
21:21 475 2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4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