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긴 프롤로그-
나에게 쉬리는 예전부터 들었기에 당연히 알았지만 역설적으로 몰랐던 영화였다. 프로그램 스펀지에서 쉬리를 다룬 편(아마 이거로 추측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eYH5_T16kyk)을 통해 처음으로 알았고 배우 송강호와 최민식을 알게 되면서 영화 쉬리는 계속적으로 잊혀지게 않게 되었다. 심지어 현재도 그러하다. 당장 영화 강철비나 헌트를 호평하며 내놓은 찬사중에 '쉬리 다음으로 최고의 액션영화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내가 그걸 처음 안지 벌써 10년 이상이나 흘러갔는데도 쉬리의 내용은 커녕 명장면이나 간략한 정보마저 몰랐다는 점이다. 심지어 장면 하나도! 보통 어느 명작이 생각에 나오면 제대로 안 봤더라도 장면 하나쯤은 기억에 나오곤 했는데 쉬리는 없다. 유튜브나 방송 프로그램, 쉬리가 나올만한 미디어 전체 다.....
그래서 몇달 전 부터 쉬리(물론 물고기는 아니다.)를 찾으려고 사경을 해맸다. 그러나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분명 명작이면 OTT 하나 이상이라도 있을법한데 유명 한국 작품 미는 넷플마저 없을 정도로 OTT는 없으며 VOD마저 없다. 심지어 유튜브 VOD에도!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꺼무에서 영화를 제작한 곳이 문을 닫게 되면서 판권을 가질 곳이 없어지자 이렇게 된 걸로 보인다고 하였다. 비록 인터넷에 써진 글이지만 이렇게라도 안 나오는 걸 보면 진실로 보인다.
아무튼, 그렇게 세월이 흘러 잠시 까먹고 진지하게 '쉬리가 물고기 말고도 다른 의미 가지고 있었는데 뭐였지?' 고민하던 며칠 전 당분간 쉴수 있겠다 해서 도서관에 가 볼 DVD를 관찰하고 있는데 마침내 쉬리 DVD를 보게 된 것이다!!! 너무나 감격스러워 눈물이 나올 수 있었지만 순간 호기심이 극도로 올라왔기에 곧장 빌리고 집으로 돌아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쉬리에 별 걱정은 없었다. 그나마 있다면 분명 명작이라 말들이 나오는데도 로튼토마토에 호불호를 뜻하는 58%라는 불안정한 토마토의 1%였다. 그래도 전설적인 배우 3인방이 있고 영화에 대한 말들이 믿기에 아무 생각 없이 봤다.
그리고 정말이지 2시간동안 당혹감을 느끼게 되었다.
-본편, 후기-
우선 영화 '쉬리'의 간략적인 정보를 말씀드리자면 남북간에서 몰래 벌어지는 테러를 저지하기 위해 나서는 한국 요원들의 이야기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순수 액션 영화이겠지만 실상은 dvd의 홍보대로 액션과 로맨스가 어울러진 드라마틱한 영화라 부를만합니다.
우선 장점을 뽑자면 진짜 말대로 감독의 상상력이 그대로 나왔다는 점 입니다. 한국 영화의 첫 블록버스터라 할만큼 커다란 스케일과 다양한 볼거리를 줍니다. 초반까진 재미가 없었지만 본격적으로 폭발 테러와 북한군의 습격이 시작되는 중반부터 그러합니다. 또한 하나의 배경에 그치지 않고 고속도로나 도시 한복판, 축구장, (너무 가짜티 나지만)백화점까지 액션을 활용하는 구간을 많이 쓰여 블록버스터가 되기위한 노력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습니다. 후술할 문제점 때문에 망작에 그칠 뻔했는데 이걸 배우들이 예토전생을 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주인공을 맡은 한석규는 액션 파트와 로맨스 파트를 맡고 있어 자칫하면 무너져 용두사미가 될지 모르는 캐릭터를 맡았음에도 후반에 가서 오히려 극한으로 연기를 해 기승전결을 마치는데 성공했습니다. 역시 다른 주인공을 맡은 송강호도 캐릭터가 메인 스토리에 닿지를 못해 몰입감이 떨어지지만 가까스로 닿는 순간부터 연기를 잘해 인상깊게 봤습니다. 초반까진 송강호대로의 연기를 보여줬지만 좀 발연기스런 모습을 보여줘 그 넘버 3의 배우 맞나 싶을 정도로 실망스러웠지만 상술한대로 비중이 많아지는 그때부터 연기가 좋아지면서 매력있게 끝난 게 감명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최고의 배우를 뽑자면 최민식이라 하겠습니다. 주연 배우 4인방 중에서 가장 비중이 없는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연기력이 한석규보다 좋았는데 이를 터트리는 후반부 폭발하는 것 같았던 무영의 분노감의 롱테이크가 참으로 좋았습니다.
그밖에도 OST 중 캐롤 키드의 'When I Dream'가 좋았고요.....
정말 당혹스러운 단점
한국 영화 중 최초로 작정하고 블록버스터를 찍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둘만하나 솔직히 말해서 명작이라 부르기엔 과장이 아니고 진지하게 다른 건 몰라도 액션 연출이 싸구려라는 점입니다. 액션이 시작되면 혼을 다해 고생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으나 문제는 액션이 이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장소 하나로 그치는 액션은 괜찮지만 다양한 배경이 다뤄지는 액션의 경우 정말 뜬금없는 곳으로 변환된다던지(다행히 이는 중반에만 나오는데 하필 후반의 클라이막스와 더불어 큰 액션인지라 아쉬움이 컸습니다.)소재 답게 수많은 요원과 북한군이 나오고 당연히 많은 총격이 벌어지는데 클리셰이긴 하지만 대낮인데도 50m도 안 되는 거리에 있는 북한군을 사살하지 못한다던지(그나마 반론을 꺼내자면 당시 상황이 사람이 많은 곳이기에 자칫하면 민간인이 다칠수 있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은신조차 못하고 도망가는게 많이 나오니...)결국 중반부터 개판이 되는데도 엔딩까지 민간인들은 크게 관심이 없는 모습을 보여 하마타면 최악의 재난이 발생될 뻔했다는지... 분명 12세인데 수위가 청불에 가까울 정도로 노골적으로 잔인해서 역으로 몰입감을 깨트리는 장애물로 되버리고 심지어 중요한 씬을 아예 생략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때 당시엔 몰라도 지금 나왔으면 평론가나 관객들에게 욕먹을 정도로 겉으론 좋을지 몰라도 속까지 까면 정말 개판인 상황인 것입니다. 만약 배우들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한국 영화는 몇년 더 후퇴했을지도 모를 정도였습니다. 다행인 점은 액션과 달리 스릴러는 제법 뽑았다는 점이라 할수 있겠습니다.
액션과 더불어 스토리도 아쉽습니다. 역시 액션처럼 겉으로 보면 깊은 여운이 오는 편이지만 복선이 너무 까발려져 있어서 몰입감이 오히려 하락되고 맙니다. 게다가 중반까지 떡밥에 집중하느라 정작 메인 장르인 로맨스에 집중을 못하여 후반의 감동이 악화된 것 역시 그러했습니다. 후반의 로맨스의 경우 무척 잘 만들었고 엔딩도 액션과 달리 깊이 있으나 떡밥을 파는 나머지 흐름이 끊겼다는 점에서 정말이지 안타까운 마음만 듭니다.
그 밖에 CG는 정말 최악이나 이건 외적으로 가서 당시 한국 영화의 환경을 생각해보면 어쩔 수 없으니 예외하겠습니다.
그렇게 실망스럽게 보는 와중에 아버지도 이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무려 24년이나 지났음에도 영화가 좋은 추억으로 남았는지 지루한 초반을 같이 봤습니다. 영화를 잘 안 보던 아버지임에도 재밌게 보는 걸 보고 저는 호기심에 물었습니다. 재밌긴 재밌느냐고. 아버지의 대답은 의심조차 없는 100%, 재미있으셨다고 합니다. 극장에서 몇번씩 봤고 심지어 TV로 나오면 봤다고 합니다. 그래서 판권 없어진지 몇년 흘러갔는 지금도 다 기억이 난다고 합니다. 엔딩, 반전, 액션, 심지어 엔딩은 깨알같은 장면까지!(그러다 하마타면 스포를 당할 뻔하기도 했고요.) 그러다 제목 그대로 당혹스런 저를 보고 그래도 지금 보면 너무 유치하다고 말을 덧붙었습니다. 그러나 보면서 참으로 감동있게 봤다는 걸 수도없이 말하는 걸 듣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요소로 봤을 때 영화 쉬리가 대박이 난 이유는 단순히 최초로 국내 블록버스터가 아닌 엔딩 아닐까 싶습니다. 왜 이러한 사태가 벌어질수 밖에 없는지, 남북간의 관계와 영화의 주제를 풀어내는 엔딩은 전과 달리 연출의 질이 좋아짐으로써 여운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만일 블록버스터라는 목표를 낮추고 액션의 질이나 로맨스 파트를 좀 더 다듬었다면 지금보면 어색한 cg라도 수작으로 기억됬을지도 몰랐을텐데 몇번이고 말해 아쉬운 영화였습니다.
별점: 2.5/5
*1. 현재 이걸 볼 수 있는 방법은 상술했듯이 DVD밖에 없는데 처음으로 보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영화먼저 보는 걸 추천한다. DVD엔 영화 외에 캐릭터와 감독 소개가 있는데 이중 캐릭터는 강스포가 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란다.
*2. 위키 말대로 주연 뿐만 아니라 유명 배우들이 단역으로 나와 충격을 줬다. 그런데 어이없는 하나를 고백하자면 중간에 어느 인물 하나 보고 '오! 황정민도 나오는 거야?!'라고 놀랐는데 알고보니 해당 인물은 아니었다. 근데 정작 황정민은 나중에 나왔다(...)
*3. 배우 최민식도 주인공 중 가장 비중이 적지만 결국 주연이라 영화는 주연 4인방에만 집중을 할수 밖에 없어 나머지 인물들은 단역에 그치는데 그나마 비중이 높은 인물을 뽑으라면 한국 요원 중 한명인 이성식(배우: 박용우)가 있다. 비록 비중을 주연 4인방에 비교하는게 불가능하지만 스토리에 필요한 인물이니 집중하고 보시는 걸 추천한다.
기억이 있네요.
총격전에서 정말 놀랐던게 그 당시에 한국 영화 총격전이라고 하면 탕탕~ 소리만 나면서
화약연기만 살포시 피어오르는 전형적인 화약총 총격전이 일반적이었는데 외국 영화에서나 보던
총격장면들과 극장에서 느꼈던 총소리들이 기존 한국영화에서는 보지 못했던 장면들이 아니었나 생각되네요.
지금이야 세월이 워낙 많이 흘러서 지금 보면 그때 당시 놀라웠던 총격 장면들도 별 대수롭지 않게 보이기도
할테고 내용들도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좀 허술하게 느껴질수도 있을텐데 그 당시엔 극장에서 보면서 감탄을 하면서 봤던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