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랑 감독이 연출한 <딸에 대하여>는 김혜진 작가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오래된 단독주택에 홀로 살고 있는 엄마(오민애)에게 얼마 전 딸 그린(임세미)이 전세금 마련을 위해 돈을 빌려달라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가 않습니다. 엄마는 집으로 딸을 들이지만 딸은 혼자가 아니라 동성연인인 레인(하윤경)과 함께 집으로 들어와 삽니다.
이런 상황에서 엄마는 자신이 일하고 있는 요양원 일에 더 집중하고 자신이 전담하는 할머니 제희(허진)에게 더 정성을 쏟습니다. 게다가 그동안 기부로 요양원에서 지낸 제희에게 기부금이 끊기고 부당한 대우를 받자 정신이 온전치 않은 제희 대신 요양원 측과 싸우게 됩니다. 딸 그린 또한 엄마처럼 동료 교사의 부당한 해고를 자신의 일처럼 함께 하고 있고요.
본격적인 여성 서사의 작품인 <딸에 대하여>는 기존 기성세대와 새로운 세대의 갈등과 연대를 다루고 있습니다. 엄마 세대에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딸의 모습에 갈등은 오랫동안 지속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인간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특히나 소수자나 약자의 경우 더욱 더 이 부분이 중요하다는 것을 영화는 말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작품에서 '엄마'역할을 많이 해 온 오민애 배우가 주인공으로서 영화를 이끌고 나가고 임세미, 하윤경 배우는 엄마와의 묘한 긴장감을 쭉 유지하면서 극을 입체감 있게 보여줍니다. 현실적인 문제와 이상향에 대한 고민이 잘 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