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이 안 좋길래 한 치의 기대도 없이 관람했는데 완성도가 떨어지는 영화는 결코 아닙니다. 내러티브를 끌고 가는데 배우들의 힘이 크지만 연기 잘하는 배우들에게 마냥 의존했다고 볼 수 없을만큼 긴장감과 몰입감을 시종일관 유지합니다. 어쨌든 두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갑니다.
- 솔직히 영화적 신선함이나 개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야기, 정서, 캐릭터, 미술, 음악, 연출 모든 면을 놓고 봤을때 이걸 도대체 기존 한국 범죄 영화에 대한 오마주로 봐줘야 할지, 아니면 재탕+잡탕 정도로 치부해야 할지 고민될 정도로 기시감이 큽니다. 좋게 얘기하면 K-범죄 영화의 대표작들을 적절하게 오마주하면서 나름의 재미와 만듦새도 갖춘 평작입니다.
- 몇몇 씬에서는 대사, 카메라 구도 등에서 대놓고 다른 영화들을 카피하는데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과거 레슬리 닐슨 영화들이나 무서운 영화 시리즈 같은 코믹 패러디물이 주는 웃음이라기보다는 오랜만에 방문한 고향에서 우연히 혹은 예감대로 죽마고우를 만난 반가움(?)같은게 느껴져서 웃깁니다.
- 무엇보다 이성민과 조진웅의 기싸움이 화면을 뚫고 나올 정도로 팽팽합니다. 동공과 주름의 미세한 움직임만으로도 장군멍군 할만큼 연기 티키타카가 굉장합니다. 두 배우 모두 여태껏 해왔고 각자 가장 잘 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맡았기에 이미 보여줬던 것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딱히 새로울건 없지만, 선악 구분이 무의미한 두 부산 사나이의 2인극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티켓 값은 합니다. 김무열은 사투리 구사도 꽤 자연스럽고 캐릭터를 연구하고 노력한 흔적이 느껴집니다.
- 정치 스릴러보다는 범죄 드라마 혹은 누아르물로 구분하는게 영화의 결에 걸맞아 보입니다. 정치 및 사회 비판적인 측면에서 보면 '너희도 이미 알만큼 알고있지 않느냐'는 뉘앙스가 강하고, 정치적 요소들을 드라마를 구축하는 베이스 혹은 인물간 갈등의 연결고리 정도로만 활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예상보다 정치 풍자적인 메세지는 약합니다.
- 평소 1년에 한번 먹을만큼 즐겨먹지 않는 음식이지만 이 영화를 보고 땡길 정도로 라면이 너무나 맛깔스럽게 출연합니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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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 대외비, 멍뭉이 장르는 다르지만 뻔한데 무난하게 잘 뽑힌 영화들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