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메의 문단속을 봤습니다.
슬램덩크를 엄청 재밌게 본 터라 같은 일본 애니이지만 결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속으로 '슬램덩크보다 재밌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함께 사실 기대1도 안 하고 봤습니다.
근데 결론부터 말하면 재밌었습니다.
사실 일본애니, 일본드라마, 일본영화를 어릴 때부터 꾸준히 보면서 자라온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적 색채가 들어가면 약간 으익!! 스러운 게 있거든요. "리틀 포레스트"의 마지막 장면도, "너의 이름은"의 어떤 장면도..근데 "스즈메의 문단속"은 딱히 그런 장면이 없었다고 생각해서 편하게 본 것 같아요.
감독이 지진을 표현한 방법도... "와..지진이 일어나는 것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저 영상과 음악을 이렇게 아우를 수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고, 역시 풍경묘사는 단연 으뜸이다~ 실제 도쿄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
스즈메가 히치아히킹 통해 여기저기 다니면서 낯선 주변인을 통해 도움을 얻고 문제를 해결하는것을 보고 '낯선 차를 탄다고? 납치당하면 어쩔라고~'라는 생각을 했지만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나 문을 단속하는 걸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어요. 우리나라라면.. 연대보다는 지진을 통해 무너진 한 가정, 정부와 개인의 갈등, 빌런의 등장! 뭐 이런 식으로 흘러갔을 것 같은 느낌 ㅎㅎㅎ
마지막에 어린 스즈메와 소녀 스즈메가 만나는 장면은 눈물날 뻔했어요. 과거의 나가 미래의 나에게 해주는 말 같기도 하고...앞의 장면이 이렇게 연결되는구나..과연 감독님 천재다 천재~!! 생각했습니다.
스즈메가 소타를 구하고 싶었던 것은 사랑일까요?
저는 스즈메가 소타를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소타는 지진을 안 일으키도록 하는 능력이 있고 스즈메 또한 그런 걸 도울 능력이 있으니까 앞으로 일어날 지진을 막기 위해 연대할 수밖에 없는 어떤 끈끈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다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마지막에 저는 내심 걱정했거든요. 소타를 구한 스즈메. 둘이 뽀뽀하고10년 후에 둘이 결혼해서 애기를 낳고 잘 먹고 잘 산다. 이런 결말일까봐 걱정했는데 전혀 아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저는 영화적 소양도 없고, 어떤 장르적인 것을 깊게 파고드는 사람도 아니라 주절주절 후기에요.
이상하게 글로 쓰면 제가 느꼈던 것이 잘 표현이 안 되는데 다른 분들 후기 보면서 끄덕끄덕 하고 있습니다.
주절 주절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