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즐거운 슬램덩크 아맥주간입니다. 화요일부터 매일 용산으로 출근하고 있고, 오늘도 금요일 6회차를 즐겁게 관람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부쩍 많이 만나고 있는 불법 촬영자들이 이번에도 역시나..
제 앞열에 2명이나 엔딩크레딧을 촬영하고 있더라고요.
사실 저는 영화 관람 중 불법 촬영하는 거 진짜 못 참습니다. (사실 다른 관크도 많이 못 참습니다. 폰딧불이, 수다떠는 거, 손 올려서 시야방해 등. 다 얘기합니다.)
그런데 불법 촬영은 다름 아닌 '불법'이잖아요.
그냥 눈감고 봐 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불!법!'이잖아요.
요즘 이게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아요..
최근에, 탑건 4dx에서도, 패왕별희 건대입구에서도 본영화를 촬영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진짜 보이면 보이는 대로, 제가 얘기할 수 있는 반경에 있는 사람들한테는 다 얘기합니다.
'지금 촬영하시는 거, 그거 불법입니다.' / '핸드폰 집어 넣으세요.'
라고요.
그러면 지금까지는 열에 아홉은 '아! 네..'하고 그냥 집어 넣으시는데,
오늘은 된통 똥을 밟아버렸네요..
슬램덩크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면서 제 앞열의 두 분이 핸폰의 동영상 찍기를 시전합니다.
그래서 제가 오른쪽 분한테 먼저 '엔딩크레딧 찍는 것도 불법이에요. 찍지마세요.'라고 말씀드리고, 그 담에 왼쪽 분한테 똑같이 얘기했습니다. 왼쪽 분은 더 이상 찍지 않으셨고,
오른쪽 분은 계속
'엔딩크레딧을 찍는 것도 불법이냐?' '네 불법입니다' - 이걸 한 3번정도 물었습니다. -
'여기 나말고 찍는 사람들 많은데 저 사람들한테도 가서 나한테 얘기한 것처럼 똑같이 얘기하셔라'라고 이상한 시비를 걸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보이는 정도에 한해서는 다 말씀드릴 거고, 얘길 하고 안하고는 제 마음이니까 다른 사람들이 촬영하는게 보기 불편하시면 그쪽이 직접 가서 말씀드려라'라고 했지요.
그렇게 티격태격(조금은 큰 소리로)하다가 더 말섞으면 싸우겠다 싶어서 자꾸 위와 같은 얘기로 시비거는 거 그냥 대응안하고 마지막 쿠키까지 다 보고 나오려는데 쿠키직전에 또 촬영버튼은 누르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또 제재했죠.
'불법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찍지마세요.'
'진짜 불법맞아요?'
'그럼 직원한테 가서 불법인지 확인하고 불법 맞으면 반드시 삭제하세요!'
해서 그분과 함께 내려가서 청소하러 들어오는 알바에게
(저)'이 분이 엔딩크레딧 촬영했습니다. 그거 불법이지요?'
(알바) '네 그게 불법이 맞긴 한데...'(맞긴 하다뇨!! 불법!!이지요!!! 와.. 알바들 교육좀 철저하게 시켰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분)'불법이에요? 알겠어요. 지울게요.'
그러고 토도독 누르면서 지웠습니다.
그리고 나서 제가 기대한 건,
불편한 상황 만든 것에 대한 사과, 자기가 잘 몰라서 실수했다는 사과.
였는데요... 제가 너무 큰 걸 기대했나봅니다...
지우는 행동을 함과 동시에 옆에 있는 저에게 일언반구도 없이 쌩하고 돌아서 가버리데요?
그래서 저는 무심결에 잡아 돌려세웠습니다.
그랬더니!!!
제가 자기를 밀쳤답니다.
그래서 경찰을 불러야겠답니다.
그래서 112에 신고해서 경찰을 부르더라고요.
와... 진짜 (저 진짜 운전할 때 말고는 욕 한마디 안하는 사람인데... ) 속에서 ㅁㅊㄴ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경찰 올때까지 용아맥 복도에서 둘(그쪽은 친구들도 있어서 사실상 1:3)이 큰소리로 실랑이.
무전들어갔는지 매니저 두명이 와서 저희들을 분리시키고,
제 담당 매니저가 저에게 상황설명을 요청해서 위의 얘기를 쭉 해줬습니다.
매니저는 제게 '고객님 상황이나 말씀 충분히 이해한다. 고객님이 촬영에 대해 말씀하신 게 다 맞다.' 등등.. 그렇게 매니저와 대화를 나누면서 마음이 좀 진정됐어요. 제가 잘못한 게 아니라, 내가 ㅁㅊㄴ을 만난거다.. 내가 지나가다가 똥을 밟은거다.. 하면서요.
그리고나서 한 10분정도 후 경찰이 왔습니다. 경찰에게 이름 / 주민번호 / 연락처 남겨드리고,
그쪽은 밀쳐졌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밀친 거 맞냐고. 저는 민 건 아니고 잡아서 돌려세웠을 뿐이다. 여튼 제가 물리력을 행사한 건 맞냐고. 그건 맞다고. 그럼 제가 당한 건 있느냐. 아니 없다고. 그럼 저쪽이 '순수피해자'네요. 라고 경찰이 그러면서 저쪽이 저를 '폭행범'으로 고소하겠다고 했답니다. 그래서 혹시 사과할 용의가 있냐고 해서 저는 '전혀 없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랬더니 저는 현행범도 아니고, 거주지도 일정하니 집으로 가면 되고, 저쪽은 피해자라고 주장하니 경찰서 가서 조서쓰자고 하면서 헤어졌습니다.
예전에 무코님 중에서 관크지적하다가 봉변당한 얘기 읽었었는데, 제가 경찰까지 오게 되는 봉변을 당할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슬램덩크때문에 즐거운 하루하루를 잘 지내고 있었는데, 같은 슬램덩크 팬에게 이런 봉변을 당하게 되어 많이 씁쓸합니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건...
이게 진짜 폭행죄로 성립이 가능한가요? 저 이러다가 경찰서 잡혀가나요?ㅎㅎㅎ
이런 정도의 사건은 어떤 정도로 마무리되는지 혹시 겪어보셨거나 아시는 무코님 계신가요?
아시는 무코님 계시면 아시는 만큼 알려주세요.. ^^;;
덧.
이 일 이후에도 저는 불법촬영 발견하면 하는 족족 하지 마시라고 계속 얘기할 생각입니다.
아까 매니저들한테 불법촬영에 대해 진짜 강력하게 제재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는데요,
자기네들도 홍보영상도 띄우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강력한 방법 강구해보겠다 하면서, 제게도 직접 말씀하지 마시고 직원을 부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직원 부르다가 영화도 놓치고, 어딨는지도 모르겠어서 헤매야 되고... 그럴 게 뻔한데, 직원부르는 게 능사일까요? 어떤 무코님은 그 좌석 기억했다가 직원에게 슬며시 얘기하시는 거 같던데, 그 좌석 사람이 일어나버리면 말짱 도루묵아닌가요?
어떻게 얘기하는 게 효과적일까요? 제 단골멘트는 '지금 촬영하시는 것, 불법입니다. 핸드폰 집어 넣으세요.'인데요, 이게 불편하게 들리나요? 영화 관람환경이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에 저는 계속 얘기할 생각입니다.
엔크 촬영은 현실적으로 제재가 쉽지 않은거 같아요
인증-홍보 로 이어지니 배급사쪽에서도 딱히 신경을 안쓰는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