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총 10편의 영화를 보고 한시간 전에 귀가했습니다.
그 중 마음에 들었던 것들만 간략하게 적어봅니다.
1. 약속의 땅 (매즈 미켈슨 출연)
덴마크 황무지 개간사를 다룬 영화입니다. 매즈 미켈슨은 나름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인데 저는 주로 처절한(?)캐릭터가 더 인상적인듯 합니다. ^^; 필모 중 미하일 콜하스의 선택, 웨스턴 리벤지와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배우들 연기도 괜찮았고요.
2. 달 (이시이 유야 감독. 미야자와 리에, 오다기리 죠 출연)
감독, 배우, 스토리 모든 박자가 맞아떨어지는 작품이라 1순위 예매작이었습니다.
미야자와 리에 배우가 게스트 명단에 있었고 지브이가 있는지라 볼 수 있을 걸로 기대했는데 개막식만 참석했던 모양입니다. GV땐 감독님만 오셔서 살짝 섭섭. 소재 자체가 국내에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장애인 시설 이야기여서 정식개봉하게 된다면 국내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네요. 이 감독의 전작-행복한 사전, 당신은 믿지않겠지만 등-들은 비교적 말랑말랑한 편이라 극단적으로 흘러가는 부분에서는 좀 놀랐달까요..
3. 프렌치 수프 (트란 안 홍 감독. 줄리엣 비노쉬 출연)
음식, 정확히는 요리영화인데 말랑말랑하고 따뜻한 영화입니다. 감독과 배우 이름 보고 선택한 영화였는데 굉장히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저녁을 안 먹은 상태에서 저녁 영화로 봐서 화면에 흘러넘치는 온갖 프랑스 요리에 엄청나게 어택당했지만요 ㅎ 사랑스럽고 편안하게 보기 좋았습니다.소위 착한 영화랄까요. 큰 사건은 없어도 지루하지 않게 볼만했습니다.
4. 신부납치
사실 동일 시간대의 이치코를 잡지 못해 스케줄 떼우려고 적당히 선택한 영화였는데 상당히 쇼킹했습니다. 제목 그대로 오늘날에도 영화의 배경인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에서는 실지로 일어나는 사건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중앙아시아라지만 너무 우리나라 70~80년대 초반 분위기의 나라라 깜짝놀랐습니다. 고무줄 놀이 나오는거 보고 진짜 놀랐다는.. 좀 새삼스럽지만 국제영화제였기에 볼 수 있는 영화였고, 그로 인해 21세기에도 이런 문화적 충격이 존재한다는 걸 깨달아서 인상적으로 남은 영화였습니다.
5. 괴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안도 사쿠라, 나가야마 에이타 출연)
너무도 유명한 고감독님 영화입니다. 야외극장에서 봤는데 비도 오고 해서 많이 추웠네요.. 감독님과 주인공 소년들을 맡은 두 배우가 와서 무대인사도 있었습니다. 아마 9일 오전에는 지브이 했었을텐데 가셨을 분들 부럽습니다. 영화는.. 정말 좋았다는 말밖에..ㅠㅠ 소개를 보고선 우리나라 작금의 교육계와 맞닿아 있을 줄 알았는데 약간 결이 다르더군요. 철저하게 일본스러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정말 좋았네요. 동일한 이야기가 어느 순간 반복이 되며 다른 관점에서 보여주는 방식이었는데 첨엔 그걸 깨닫지 못하고 봐서 응? 이야기가 중간에 왜 이래? 싶었다는.. ^^;;; 11월 개봉으로 예정되어 있는 것 같던데 개봉하면 다시 찬찬히 볼 참입니다. 마지막엔 눈물이 나서 혼났네요..
6. 나의 올드 오크 (켄 로치 감독)
켄 로치 감독의 작품은 나, 다니엘 블레이크 밖에 없긴 하지만 그 느낌이 참 좋았던지라 이번에도 그 느낌을 기대하며 선택한 영화입니다. 확실히 결이 비슷한 영화였습니다. 소재가 난민에 대한 거였던지라 우리나라 현실과도 비슷하게 맞닿아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다니엘~ 때 처럼 은근하게 묵직한 울림을 주는 영화였습니다. 만족스럽게 봤네요.
도그맨, 더 킬러, 가여운 것들, 키리에의 노래, 더 비스트, 파문, 진리에게, 마침내 새벽, 일초 앞 일초 뒤,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치코, 마침내 새벽, 열병을 앓고난 뒤 - 가 더 찍어둔 영화였지만 스케줄상 놓아버리거나, 티켓을 못 잡았거나 개봉가능성 등을 고려해서 놓아버린 작품들이네요.
10월 예정작에 작년 부국제에서 핫한 작품중 하나였던 너와 나 가 개봉예정으로 걸려있기에 언젠가 볼 수 있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