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에 <신 가면라이더>의 심의가 접수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설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는 일본에서 작년에 개봉했었고 마침 그때 일본여행중에 시간이 맞아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당시 개봉한지 1달을 넘었는데도 주차별 특전이 남아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특전을 여러개 받아서 기뻐했지만 영화를 보고나서야 왜 특전이 쌓여있었는지 이해가 갔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가면라이더 시리즈 팬이어서 시리즈를 꾸준히 챙겨보고 있습니다. 초대 가면라이더를 모두 보지는 못했지만 원작 만화책과 초반부를 봐서 내용이나 분위기는 어느정도 파악한 상태로 봤습니다.
<신 가면라이더>를 보고나면 안노 히데아키 감독이 20년 전에 연출한 <큐티하니>가 떠오릅니다. 예? 그 작품이 명작이냐고요?
예고편을 보면 대략 어떤 영화인지 감이 잡힐겁니다.
<큐티하니>의 분위기는 가볍고 조악한 CG에 연출에서도 쌈마이한 맛이 납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시너지를 이뤄서 한편의 컬트영화가 탄생해버렸습니다. 당연히 영화가 개봉하던 당시에 평과 흥행에서 망했습니다. <신 가면라이더>는 진지하지만 <큐티하니>에서 지적된 문제점을 그대로 가지고 왔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두 작품 다 주인공이 기계인간에 변신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분명히 영화의 외관이나 스토리는 가면라이더가 맞지만 분위기나 대사, 캐릭터에서는 누가 안노 히데아키 감독 아니랄까봐 에반게리온의 느낌이 묻어납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보면 가면라이더의 외관에 에바의 혼이 들어간 큐티하니스러운 짬뽕이 탄생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가면라이더 올드 팬부터 신세대 팬들조차도 재미있게 볼지 의문인 작품입니다. 당연히 가면라이더 시리즈 팬이 아닌 사람들조차 재미있게 볼 수 있을지 장담을 못하겠습니다.
그나마 장점이라면 극장판 스파패나 극장판 귀멸처럼 챙겨봐야하는 작품들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작품은 초대 가면라이더의 리메이크이기에 다른 것 챙겨 볼 것 없이 그냥 이 영화 한 편만 봐도 됩니다. 초대 가면라이더를 아는 사람이라면 요즘에 보기 힘든 당시의 TV판에서 쓰인 연출이나 오마주를 알아차릴 정도의 재미만 있기에 굳이 원작을 몰라도 스토리 이해하는데 지장은 없습니다.
안노 히데아키 감독이 손댄 신 시리즈 중에서 흥행과 평이 제일 저조하다보니 영화를 본 당시에는 이 작품이 국내에 수입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설사 된다고해도 OTT용으로 가나싶었는데 극장 개봉을 한다는 소식에 놀랐습니다. 원작에 대한 오마주와 안노 히데아키 감독의 색채가 섞인 <신 가면라이더>입니다만 솔직히 추천은 드리기 어렵습니다.
은근히 어떨지 기대까지는 아니더라도 궁금했는데 아쉬운데요.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