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가 공포인 것도 그렇고 소재도 물, 귀신, 아이, 엄마라는 것까지 참 닮은

이렇게 비슷한 두 영화가 어쩌다 개봉일까지 겹쳤는지 신기하네요.

나중에 기억이 어렴풋해질 때 두 영화 내용이 짬뽕(?)되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미혹] - 의심과 불안은 곧 맹목인지 체념인지 모를 믿음으로

 

4248544406698ed95aa807991b1a2e4ae73c2092.jpeg.jpg

 

제목의 의미(迷惑: 무엇에 홀려 정신을 차리지 못함)를 잘 표현한 잔혹동화 같았습니다.

부모에 대한 아이의 애정, 아이에 대한 부모의 고로를

은은한듯 자극적으로 보여준 느낌이었고,

힘들고 혼란스러울 때의 인간의 정신도

나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 같기도 하구요.

한별의 죽음 이후 새로 입양한 이삭을 썩 반기진 않던 엄마 현주가

한별이 보인다는 이삭과 그를 경계하는 첫째딸 주은을 보면서,

무엇을 믿어야 하고 무엇을 믿지 말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하다가

맨정신인 듯 하더니 결국엔 미쳐가는 연기가 인상깊었습니다.

 

전 종교가 없어서 영화 내 개신교의 역할을 치유보다는 맹신을 조장하는

부정적인 모습으로 더 많이 비춰봤는데,

혹시 종교를 가진 분께서는 이런 종교적 장치를

어떤 다른 의미로 보셨을지 궁금하네요.

마지막에 아내가 남편에게 '당신도 눈을 뜨면 보일 것'이라고 한 말이

과연 주님과 함께라서 한 얘기인건지, 악령과 함께인건지,

아니면 현주의 정신력 자체가 무너져내린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미저리했던 사랑의 힘이 잘못 각성한건지(?!)

대체 무엇에 홀린걸까 여러 상상을 자극하게 만드는 마무리였습니다.

 

아쉬운 점은 귀신이 보인다는 영준의 역할입니다.

포스터에는 거의 주연급으로 소개되던데

생각보다 그리 많은 역할을 해내진 못해보였습니다.

현주를 무언가에 홀리게 각성시켜주는..? 그러다가

물에 빠진 현주를 구해줬다가 돌맞고 퇴장..

오히려 주연 소개는 주은 역을 맡은 경다은 배우였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귀못] - 준수한 연출로 보여주는 숨바꼭질의 위험성

 

809bf508b179d1b7039c4f9ccf3c81034ff2300c.jpeg.jpg

 

이렇게 비교하는 게 맞을진 모르겠지만, [곡성]을 [헤어질 결심]처럼 찍은 느낌이었습니다.

2일차라 다른 관람평들을 좀 참고하고는 기대치가 조금 낮은 상태에서 관람했어서 그런지

오히려 괜찮게 봤습니다.

옥죄어오는 분위기가 정말 많이 유지됐고, 놀랄만한 장면도 꽤 많았어요.

상영관에 관객이 거의 없던 것도 한몫한 듯 하네요😂

 

주인공인 보영의 답답했던 행동들도 은근 적진 않았지만

이래야 공포 서사가 빌드업되겠거니...하고 참으면서 봤습니다.

스토리는 마무리가 좀 아쉬웠습니다.

보물은 맥거핀이라 친다 하더라도,

미쳐버린 듯 하다가 결국 모성애를 발휘하는 왕할머니의 희생적인 퇴장 처리가 뭔가..

개인적으로는 아쉽더라구요.

 

그치만 연출은 진짜 준수하게 봤습니다.

카메라 워크나 무빙이 진짜 장난 아니더라구요..!

특히 저택 곳곳을 롱테이크로 둘르거나 360도 돌리면서

저택이 얼마나 큰 공간인지를 보여주기도 하고,

동시에 그 막연한 공간에서 공포의 숨바꼭질을 함께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아이랑 숨바꼭질할 땐, 아이를 위협할만한 장애물이 없는

안전한 공간과 상황에서만 진행해야 한다는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요약하자면 개인적으로는

서사는 [미혹]이, 연출은 [귀못]이 각각 강점을 보이는

그런 작품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무섭고 싶다면 [귀못]을 추천드릴게요!

 

 

각잡고 쓴 글은 아니라 횡설수설 주저리주저리할텐데..

혹시 다 읽으셨다면 고생 많으셨습니다!

 

 

#미혹 #귀못


TAG •
profile 스튜어트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 아슈르 2022.10.20 23:42

    다른분들에 비하여 후한 평가를 보니 봐야 하나 고민도 되네요. 서쿠 했는데 댓글들이 대부분 시간은 소중하다고 하시니........

  • @아슈르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스튜어트 2022.10.20 23:47
    저도 보기 전에 여러 평 보면서 참 고민 많이 했어요ㅋㅋㅋㅋ
    후회하더라고 보고 후회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그냥 봤는데 잘 본 것 같았습니다.
    제가 워낙 웬만해선 어떤 영화든 괜찮게 보는 편이라ㅎㅎ
    그냥 참고 정도만 하시고 알아서 잘 판단하셔서 즐거운 영화 생활 되시길 바랄게요!
  • profile
    미약해 2022.10.21 00:20
    귀못 ㅎㅎ 곡성을 헤어질 결심처럼 찍었다는 첫줄부터 공감이 확 되네요~ 깔끔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미혹은 관람전이라 나중에 읽어보겠습니다!)
  • @미약해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스튜어트 2022.10.21 00:41
    왠지 모르게 귀못에서 계속 헤결이 보이더라구요😅
    연출이 생각보다 좋게 와닿았어서 오히려 관람하는데 계속 연출만 보게 됐어요ㅋㅋㅋ
    글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혹도 즐감하시길 바래요~
  • profile
    궨궨 2022.10.21 20:47
    서사는 미혹, 연출은 귀못이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 @궨궨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스튜어트 2022.10.21 21:26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두 영화 다 보고 딱 드는 생각이었어요.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674413 96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52] file Bob 2022.09.18 779964 148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8] updatefile admin 2022.08.18 1107806 204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70] admin 2022.08.17 815106 151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6] admin 2022.08.16 1490460 143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586013 173
더보기
칼럼 <보통의 가족> 양심의 기운 빠진 외침 [4] file 카시모프 2024.10.17 17817 14
칼럼 <레드 룸스> T가 공감하는 방법 [28] file 카시모프 2024.10.10 137955 25
불판 10월 21일(월) 선착순 이벤트 불판 [10] update 아맞다 2024.10.18 17049 21
불판 10월 18일 금요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123] 은은 2024.10.17 42331 55
이벤트 U+tv 모아 10일이상 출석하면 커피가?! file 엘지유플러스 파트너 2024.10.02 124587 13
영화잡담 월드타워 스마일2 포스터 소진! 나의 계획은 완벽했는데.크흑 [1] newfile
image
10:21 103 0
영화정보 <전란> 셀럽 리뷰 모음 5종 newfile
image
10:13 33 0
영화잡담 베놈 현장 소감 등 newfile
image
DCD
09:49 172 0
영화정보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 차기작은 <아메리칸 사이코> [2] newfile
image
09:12 302 4
영화정보 <고질라 마이너스 원> 북미 재개봉 포스터 newfile
image
09:09 163 0
영화잡담 크레이븐 더 헌터 후기가 올라오네요 [6] newfile
image
DCD
08:31 436 1
영화정보 봉준호 감독 <미키17> 촬영 현장 사진 [3] newfile
image
08:17 439 1
후기/리뷰 스포, 보통의 가족) 팝콘 먹기 딱 좋은 영화 [6] new
04:49 386 5
후기/리뷰 조커 폴리아되 늦은 후기 new
04:31 242 0
후기/리뷰 <조커: 폴리 아 되> 너무 늦은 후기가 되 🤡 [5] newfile
image
03:47 351 5
후기/리뷰 <더 커버넌트> 간단 후기(스포) newfile
image
03:26 282 2
영화잡담 [약스포] 스마일2 후기 + 애트모스관 후기 [2] newfile
image
01:14 462 6
영화관잡담 CGV 시네마톡 당일취소 [1] new
01:03 692 1
영화정보 <레드 원>Dolby Cinema 포스터 [5] newfile
image
01:01 949 6
영화잡담 보통의 가족 후기 [6] new
Tio
00:29 560 4
후기/리뷰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노스포 약추) [3] new
00:21 508 3
영화잡담 10월 18일 박스오피스<보통의 가족 10만 돌파> [6] newfile
image
00:02 1024 9
일반 GV 회차인줄 알고 예매했는데 배우들이 왔네요 [8] newfile
image
23:10 1515 10
cgv대구현대 좌석 교체 하나봐요 [8] new
23:10 723 10
영화정보 (DCU) 영화 슈퍼맨(2025)에서 언급된다는 도시&기관들 [2] newfile
image
23:03 531 6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4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