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용 감독이 연출한 <원더랜드>는 <만추>이후 십 여년 만에 장편 복귀작이자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작품입니다.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일명 '원더랜드'서비스가 일상이 된 세상에 세 개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먼저 딸을 남기고 떠난 바이리(탕웨이)는 살아생전 바쁜 일상 때문에 딸을 챙겨주지 못한거에 대한 미안함으로 자신의 죽음을 숨기고 매일 딸과 영상 통화로 소통을 합니다.
사고로 인해 의식불명 상태인 연인 태주(박보검)을 우주인으로 서비스 받은 정인(수지)는 원더랜드 서비스를 충분히 만끽하면서 일상을 보내지만 기적적으로 태주가 깨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오히려 현실적인 연인이 되어 갈등이 점차 늘어나게 됩니다.
한편 이 모든 서비스를 관장하는 해리(정유미)는 신입 플래너 현수(최우식)가 함께 고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한편 해리는 인공지능 부모와 오랫동안 교감을 나누고 있고 반면 현수는 자신도 몰랐던 아버지의 존재를 원더랜드 서비스를 하던 도중 알게 됩니다.
SF를 기반으로 한 가족드라마인 <원더랜드>는 무엇보다 김태용 감독이 <만추>이후 만든 작품으로 주목이 되었습니다. <가족의 탄생>이라는 엄청난 걸작과 너무나 훌륭했던 리메이크 작 <만추>의 감독이기 때문에 기대감은 더욱 더 컸지만 <원더랜드>의 개봉이 미루어지면서 뭔가 불안한 마음이 든 게 사실이었는데 전문가나 일반 관객들의 평만큼은 아니지만 사실 실망감이 없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
뭔가 인간의 내면을 파고드는 날카로움이 없어졌다고 할까요? 특히 <가족의 탄생>에서 보여줬던 관계에 대한 깊은 고찰이 이 작품에선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연인, 모녀, 부자 관계를 다루면서 <가족의 탄생>과 비교될만한 작품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전혀 그러진 못했습니다.
비주얼적으로도 이미 할리우드나 다른 나라의 수준 높은 기술력에 비해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고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시간이 길어져서 그런지 정작 본인 작품에 대한 완성도가 떨어져 조금 아쉬웠습니다. 분명 제작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지만 <여고괴담2><가족의 탄생><만추>를 만들었던 감독의 차기작은 좀 더 이른 시간에 만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